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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경상대 교수 219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했다.

경상대 교수회 노규진 회장을 비롯한 교수들은 31일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회는 이날 오전 10시경 전체 교수 770여명한테 이메일을 보내, 이날 오후 5시까지 찬반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교수 219명이 찬성한다고 했다. 이번 시국선언에 '반대' 답변한 교수는 2명이고, 나머지는 찬반 여부에 참여하지 않은 교수들이다.

교수회는 설문조사할 때 '명단 비공개'를 전제로 찬반 여부를 물었다. 노규진 회장은 "되도록이면 많은 교수들의 찬성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설문조사를 할 때 명단 비공개를 하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정농단사태 이후 경남지역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하기는 경상대가 처음이다. 다음은 경상대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 표지석.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 표지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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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을 방조하고 헌정 질서를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무책임하게도 검증되지 않은 일개인에게 위임함으로써 국민을 배신하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 대통령은 연설문 하나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권력의 2인자를 자처함으로써 국가를 통치할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였다. 대통령은 최순실이 호가호위하며 국정을 농단할 때에도 오히려 그를 감싸며 동조함으로서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이 막중하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국가 채무의 기하급수적 상승, 세월호 침몰로 인한 295명 사망, 역사 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졸속 협상 등을 목도하면서, 대통령의 무능력, 무책임, 몰역사 의식으로 인해 그 동안 많은 국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어 왔음을 잘 알고 있다. 

그뿐인가? 대통령은 대학의 자율적 선거를 방해하고 대학 구성원의 선출 순위와 무관하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하는 해괴한 짓을 벌여왔다. 급기야 최순실의 딸 한 명 때문에 대학의 입시, 학사 제도가 무너지고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는 대학 자율성 훼손의 주범이 대통령인 줄 알았으나 최순실임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또한, 대통령이 자신의 연설문을 자격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에게 수정·승인받고 심지어 외교와 안보 관련 기밀문서들까지 유출시켰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단지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일개인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봉건시대에서도 상상할 수 없을 법한 일이 21세기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대미문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전 국민의 분노와 탄식의 목소리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이지만, 작금의 사태를 통해, 통치능력과 자격조차도 없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대통령은 근 4년여 재임기간 동안 아무런 자격과 책임도 없는 일개인이 국정을 농단하도록 한 것에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한, 추악한 비리를 저지르거나, 이를 수수방관한 측근들과 함께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국민을 배신하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데 대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2016년 10월 31일. 대통령 박근혜의 하야를 촉구하는 경상대학교 교수 219명 일동.


태그:#경상대학교,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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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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