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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프린지페스티벌  창조의 공간에서 판소리 공연,국창 조상현, 고수 임여일
▲ 소리꾼과 고수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창조의 공간에서 판소리 공연,국창 조상현, 고수 임여일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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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쏙 빼 버렸다. 무한 반복되는 걸걸한 목소리는 현대 음악의 랩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오랜만에 막힌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다. 우리 국악은 혼과 정서가 담긴 한의 노래다. 절규고 흐느낌이다.광주문화 절정 체험 "오매! 광주", 우리 국악 공연장을 찾았다.

22일 오후 6시 30분 (사) 임방울국악진흥회에서 주관하는 '영원히 함께 하는 우리 국악 공연을 보기 위해 5시간을 기다렸다. 오랜만에 특별 출연한 국창 조상현을 보기 위해서다. 걸걸한 목소리, 부채를 던지듯 펼치는 몸짓은 소리와 연기의 극치다.

남원시립농악단의 공연
▲ 풍물판굿 남원시립농악단의 공연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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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 창조의 공간, 당초 계획보다 1 시간이 지나서야 풍물판굿으로 길을 열었다. 상쇠가 이끄는 징, 장구, 북, 소고 춤과 함께 상모돌리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엉덩이를 뜰썩이기 시작한다.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얼씨구 좋다~"
"잘 한다~"

서민의 희로애락을 노래와 말과 몸짓으로 구연하는 판소리 공연장이다. 국악, 특히 판소리도 소리꾼과 고수, 관객이 하나가 되어야 판이 어우러진다. 현대 음악의 보컬들도 관객의 함성이 있어야 열창을 할 수 있듯이, 추임새는 소리꾼을 신들리게 한다.

어렸을 때다. 마을마다 풍물패가 있었다. 명절 때면 동네 굿을 했다. 특히 보름날이면 짚신 받기 등으로 집집마다 액운이 닥치지 않도록 빌어주곤 했다. 우리 아이들은  풍물패를 따라다니며 거리굿을 즐겼다. 길거리에서도 굿을 하고 당산나무 밑에서도 굿을 했다.

금남로 창조의 공간에서  특별출연한 조상연이 사철가를 열창하고 있다.
▲ 판소리 공연 금남로 창조의 공간에서 특별출연한 조상연이 사철가를 열창하고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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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가>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마는 세상사 쓸쓸 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 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  (중략)

온몸의 기를 토해낸다. 갑자기 숨을 멈춘다. 다시 바이브레이션, 그 떨림이 계속 이어진다. 짧았다가 길어지고 다시 짧게 반복되는 기교에 소름이 돋았다.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숨을 멈추고 바닥을 훑고 다니듯이 소리꾼의 포효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진다.

열창하는 조상현 국창
▲ 소리꾼 열창하는 조상현 국창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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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종편 방송 앵커가 지적한 대로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의문이 생긴다. 상실감, 자괴감 어떻게 치유해야 하나. 서민이 느끼는 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늘을 향해 함성이라도 질러보자. 아니면 소리꾼의 소리에 추임새라도 넣어보자.

덧붙이는 글 |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광주문화절정체험 오매! 광주' / 2, 4주 토요일 오후 2~ 8시/다음 일정 11월 12일/ 아시아 문화전당 개관과 함께 금남로가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태그:#금남로,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국악, #판소리, #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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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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