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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화 oec대표는 사람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다르다고 말한다.
 장영화 oec대표는 사람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다르다고 말한다.

"고려대 공대 출신 여학생이 있어요. 아버지가 변호사이고 어머니는 치과의사인데 본인은 전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죠. 부모님은 공대 졸업 후 해외 MBA를 마치고 컨설팅회사에 취업하길 원했지만 그는 한 스타트업에서 사업개발팀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화가 나신 아버지가 6개월 동안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그곳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일하고 있어요. 인턴을 마치고 8월부터 정직원이 됐죠."

좋은 학벌, 취업 잘되는 전공마저 버리고 연봉도 안정성도 보장되지 않는 스타트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하겠다고 하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팔을 걷고 말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그런 모험을 과감히 감행할 때라고 부추기는 어른이 있다. 변호사이면서 스타트업 오이씨(oec, open entrepreneur center)의 대표인 장영화(45)씨는 청년들에게 대책 없이 창업하라고 등 떠밀기보다 스타트업에서 먼저 일해볼 것을 적극 권한다.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장 대표를 만났다.

특성화고 출신도, SKY 대학도, 로스쿨 나와도 '취업난'

"입도선매라고 하죠? 한때 삼성이나 KT같은 대기업에서 싹쓸이 해갔던 특성화고 학생들도 요즘 취업이 잘 안돼서 고민이 많아요. 저희 회사에서 교육받은 한 특성화고 학생을 게임 마케팅 스타트업에 소개해줬더니 양쪽 다 대만족이더군요. 대표는 자기 일을 거들어줄 수 있는 성격 좋은 친구가 필요했고, 이 친구는 대기업에 입사한 다른 친구들보다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존중받으면서 일하는 기분이 너무나도 좋다는 겁니다."

2010년부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 즉,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을 해온 오이씨는 급변하는 21세기 직업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이 가치창조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oec를 거꾸로 나열하면 CEO가 되는데 '누구나 내 인생의 CEO로 살아가면 좋겠다'는 장대표의 바람을 담았다.

"스타트업에 인재를 매칭해보면 성공케이스를 2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소위 좋은 학교를 졸업했지만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핵심인재가 스타트업에 합류해서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와 학력도 성적도 별로 내세울 만한 스펙이 없던 학생들이 자신과 핏이 맞는 스타트업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입니다."

전남 광주 출신의 장 대표는 1990년대 초반 흔한 과외나 엘리트교육 한번 받아보지 않고도 서울대에 들어간 '흙수저'다. 식품영양학과 졸업 후 사법시험에 도전했고 5년이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본인의 노력만으로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

그때는 변호사 자격만 따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지방 출신 학생들이 서울대에 들어가서도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로스쿨을 졸업해도 변호사 자격증만으로 그 무엇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다.

"게임의 룰이 바뀌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문이나 예술영역에서 성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생활인으로서 먹고살아야 하죠. 먹고사는 영역에서 성공하려면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이병철, 정주영이 돼야 할까요? 특정 분야에서 '엣지' 있게 앞서가는 작은 그룹들이 많아져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답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한다고 모두 이병철·정주영 돼야 하나?

 장영화 oec 대표
 장영화 oec 대표
2005년 법무법인 다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장 대표는 로펌시절부터 창업가와 창업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2년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 잡지 <기업나라>에 자유기고가로 일하며 벤처기업가들을 섭외하고 인터뷰하면서 그의 가슴은 뛰었다. 그때부터 창업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로펌에서 변호사를 해보니 사람들이 돈 앞에서 얼마나 치사해지는지 알게 됐어요. 변호사가 정의를 포기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불의와 타협하거나 있는 자편에 붙어 있을수록 변호사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저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사람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통장에 돈이 쌓이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회적 가치가 돈보다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워야 하고 그래야 스스로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첫 번째 창업시도로 2009년 로펌을 나와 법률사무소 겸 북카페를 6개월간 운영했다. 준비 없이 순수한 의도만 갖고 호기롭게 시작한 창업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이후 IGM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해봤지만 자신은 조직생활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휴식을 위해 떠난 제주여행에서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과 만나면서 본격 창업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이전까지는 무조건 법률과 관련 있는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갇혀 있었어요. 그런데 꼭 법률이라는 분야에 국한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죠. 법률이라는 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며 논리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뭐든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스타트업 영역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 바로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불평은 누구나 하지만 기업가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고 그 문제를 풀어내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를 기업의 방식으로 혁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몇몇 사람들과 함께 '정체불명의 대안교육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010년 두 번째 시도한 창업이었다.

현 교육체제로는 혁신기업가 배출 못해... 앙트십 교육 시작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oec는 청소년과 스타트업 대상 앙트십 전문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3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가 문을 연 이후 자유학기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진로체험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5월부터는 '스타트업 인재매칭사업'을 진행 중이다. 5개월간 135명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이 중 35명이 스타트업 취업에 성공했다.

장 대표는 또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시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서밋(GES 2016)에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와 함께 참가했다. 이들 3명은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서 초대한 기업가 700명 중 한국 대표로 GES 2016에 참석한 것이다.

돈이 목적이 아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곧 가난한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장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는 우리 사회 모든 문제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저마다 자신의 직업 가치를 아름답게 포장하지만 결국 무슨 일을 하든 스스로가 정한 수준으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과 동시에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야 할 로스쿨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진로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사법시험 세대에 비해 로스쿨 세대는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대형로펌이나 법원 검찰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어요. 나머지는 각자도생해야 합니다. 법조인들이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다른 선택지로 갈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봅니다. 로스쿨을 졸업한 후 다른 분야에서 실전경험을 쌓는 변호사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장대표(왼쪽 3번째)는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시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서밋(GES 2016)에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와 함께 참가했다.
 장대표(왼쪽 3번째)는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시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서밋(GES 2016)에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와 함께 참가했다.
ⓒ 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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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취업시장을 취재하다 일자리 전반에 대해 관심갖게 됐습니다. 우리들의 일(Job, Work, Career)에 대한 모든 것들을 깊이있게 다루고자 합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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