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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상 특파원 김수진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을 탈환하려는 이라크의 군사 작전이 시작됐다.

이라크 내 IS의 마지막 거점도시로 꼽히는 모술 탈환에 2년여 만에 성공하면 IS에는 가장 결정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IS의 사상적 '수도'는 시리아 락까지만, 경제적 중심지는 모술이다.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인구 200만명이 넘는 대도시 모술을 장악하고 2주 뒤인 그해 6월 29일 자칭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오전 1시30분 이라크 국영 이라키야 방송 연설에서 "승리의 시간이 다가왔다. 모술을 해방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의 폭력과 테러리즘으로부터 모술 주민을 해방하고자 승리의 작전 개시를 선포한다"면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 전투에는 이라크 군경 3만명을 중심으로 미 공군, 쿠르드자치정부 군조직 페슈메르가 4천명, 시아파 민병대와 일부 수니파 민병대가 가세했다.

작전 첫 날 미군과 이라크 공군의 모술 공습을 앞세워 전방위로 포위해 모술의 IS를 압박하고 있다. 모술 도심 시가전이 본격화하지 않아 IS의 저항은 아직 감지되지 않지만, 현지 언론은 유전에 불을 질러 이라크 군의 진격을 막고 있다.

모술 탈환전은 2011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래로 벌어지는 가장 큰 규모의 군사작전이 된다. 성공하면 알아바디 정부에는 IS 격퇴전에서 올리는 가장 큰 성과가 될 전망이다.

모술을 빼앗길 당히 IS에 속수무책이었던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이라크 중서부의 IS 거점도시 라마디와 팔루자를 잇달아 탈환하는 전과를 올렸다. 앞서 이라크 정부는 모술 탈환전을 올해 안으로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수개월 전부터 주변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IS의 보급로, 탈출로를 차단했다.

인접국 터키는 이라크의 철군 요구에도 수니파 보호를 명분으로 모술 탈환전에 참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7일 "터키가 모술 탈환작전에서 배제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라크 정부의 요구를 일축했다.

터키 정부는 터키군에게 훈련받은 이라크 무장대원 3천명이 전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친터키 성향의 이라크 북부 수니파 부족으로 알려졌다.

국제동맹군을 이끌며 IS 격퇴전을 주도하는 미국은 모술 탈환전 발표가 나자 바로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은) IS를 계속해서 패배로 몰고 있는 군사 작전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면서 "우리의 이라크 파트너들이 공동의 적에 승리를 거두고 IS의 증오와 야만으로부터 모술을 비롯한 이라크 전역을 해방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국제동맹군 특사인 브렛 맥거크도 "영웅과도 같은 이라크군,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와 니네베 자원입대자들의 성공을 빈다"면서 "이 역사적인 작전에서 당신들과 한 편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앞서 고대도시 팔미라와 라마디 탈환전을 보면 모술 탈환에는 짧아야 수주, 길게는 수개월 걸릴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도 우려된다.

현재 모술엔 민간인이 150만명가량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유엔은 이들의 안전에 대해 극도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탈환전 돌입 직전 알아바디 총리는 유엔난민기구(UNHCR) 필리포 그란디 최고대표와 만나 계획을 탈출하는 주민을 수용할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UNHCR에 따르면 이번 전투로 이재민 70만명이 발생해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근 난민촌에는 5만1천명 자리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라크군의 탈환전이 임박하면서 최근 수니파가 다수인 모술에서는 IS에 저항하는 분위기와 IS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모습이 동시에 감지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역 일대에 IS에 반대하는 내용의 그라피티가 부쩍 증가했고 상징적이나마 IS에 맞서는 지하 조직까지 생겼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IS는 이 지하 조직에 속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성을 참수한 뒤, 살해 장면을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IS는 최근 들어 그간 자금줄이었던 원유 밀매의 주요 거점을 잃었고 전력 공급 통로인 모술댐을 빼앗기고 나서는 전기마저 부족해 모술 내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사 월급을 줄 수 없어 학교가 폐쇄되고 IS 조직원의 봉급도 2014년 월 400달러(약 45만원)에서 100달러가 채 되지 않을 만큼 쪼그라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으나 거점도시를 잃고 나서 인구가 적은 외곽으로 몰려 자살폭탄 공격 등 테러에 집중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IS는 전날 시리아 내 상징적 도시 다비크를 시리아 반군에 내줬다.

영국 군사전문 리서치회사 IHS는 이달 들어 IS가 장악한 지역은 올해 초보다 16%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작년 1월에 비하면 2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gogog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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