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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인들이라면 다 안다. 끝없이 쏟아지는 일들에 칼퇴는 엄두도 못내고 하루 종일 숨만 쉬며 일해도 일들은 쌓여만 간다는 것을. 수요일은 '가정의 날'이라며 정부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권하지만 일주일 중 가장 피곤한 날인 수요일은 설사 일찍 퇴근한다 해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드라마 한편 보고 잠들기 바쁘다.

그런 수요일 저녁에 야근을 마다하고 직장인들이 모여 '사드배치반대'의 촛불을 들었다. 한반도에 고조되는 전쟁위기를 막고 사드배치를 철회시키기 위해서다. 평화통일시민행동(대표: 이진호)이 주최하는 사드배치반대서울시민촛불이 10월 12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렸다.

이 촛불 집회에는 서울에 살고 있는 성주출신 시민도 참가했다. 직접 서명판을 들고 다니며 시민들에게 사드의 위험성을 설명해 주었던 그는 "나의 고향에 위험천만한 무기가 들어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 사드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촛불을 계속 들어 달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도 참가했다. "걱정이 되어서 왔다. 사드는 중국을 위협한다. 무엇이라도 해야겠기에 잠시 짬을 내어 왔다. 다시 일하러 가야 한다. 중국을 포위 압박하려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직장을 다니는 참가자는 "직장인들의 소원은 저녁이 있는 삶이다. 그런데 사드는 우리 땅의 전쟁 위험을 높여 우리의 평화로운 삶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갈 것 이다. 진정 저녁이 있는 삶을 지키고 싶어 촛불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발언하고 있는 평화통일시민행동 이진호 대표
 발언하고 있는 평화통일시민행동 이진호 대표
ⓒ 황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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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이진호(37세)는 현재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상기시켰다.

"10월 3일~21일까지 알래스카에서 북한 핵시설을 선제타격하는 훈련인 '레드플래그'가 진행 중이다. 동해와 서해에서는 핵추진 항공모함까지 동원하여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하는 훈련인 한미연합해상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9월 13일에는 B-1B '랜서' 전략 폭격기가 폭탄을 가득 싣고 군사분계선 근접 시위 비행을 했다. 이는 군사분계선을 실질적으로 위협한 것으로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미국 내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의 실패를 이야기하며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선제타격론'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쟁카드를 한번도 포기한 적 없는 나라다. 공격징후 포착시 선제타격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고 확인되면 선제공격한다는 '예방전쟁' 주장도 미국 내에서 거침없이 나온다."

사드배치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을 수 없음을 지적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사드배치반대서울시민촛불에 참가한 이현정(25세)씨는 이렇게 말했다.

"직장에서 회식을 하다 보면 '사드'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데 사드는 결국 미국만 좋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사드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무기로 북한 핵을 막자면 사드만 가지고 되겠는가. 잠수함도 잡아야 하고 이동식 미사일에 장사정포도 막아야 하고 한도 끝도 없다. 비싼 미국 무기는 언제까지 들여올 것이며 언제까지 사줘야 하는가.

'미본토 방어용'인 '미국 무기' 사드를 우리 땅에 배치하고 그 이후에도 끝없이 군비경쟁을 하다보면 결국 미국 군수회사만 좋은 것 아닌가. 중국이 우리나라 보고 '미국의 군사식민지'라고 했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내는 세금으로 사드배치 위한 땅을 사고 더 위험한 무기들을 들여오라고 밤낮으로 일하고 있는 것 아니다. 사드배치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사드배치반대서울시민촛불 참가자들
 사드배치반대서울시민촛불 참가자들
ⓒ 황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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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정태현(39세)씨의 말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대북봉쇄와 전쟁유도, 북한정권 붕괴에 올인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권연장을 위해 한반도정세를 전쟁위기로 몰아넣으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의 한반도 전쟁위기에서 가장 통제되지 않는 것이 박근혜 정부 아닌가. 북한주민들한테 자유대한으로 내려오라는 발언을 하고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라며 탈북촌을 준비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

지난해 8월 휴전선에서의 군사적 위기를 기억하는가. 두 달 후 유엔 정전위에서 당시 북한의 공격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증거 없이 남한 군대가 북한을 향해 29발을 쐈다. 국지전이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또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오직 북한봉쇄와 흡수통일만 생각하고 있는 통제되지 않는 박근혜정부로 인하여 한반도가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이 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사드가 지키고 있는 미국 본토에 '주권침해 사드반대' '평화파괴 사드반대', NO WAR NO THAAD' '미국무기 사드꺼져' 구호가 적힌 상징물을 붙이고 있다.
 참가자들이 사드가 지키고 있는 미국 본토에 '주권침해 사드반대' '평화파괴 사드반대', NO WAR NO THAAD' '미국무기 사드꺼져' 구호가 적힌 상징물을 붙이고 있다.
ⓒ 황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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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사드가 지키고 있는 미국 본토에 '주권침해 사드반대' '평화파괴 사드반대', NO WAR NO THAAD' '미국무기 사드꺼져' 구호가 적힌 상징물을 붙이고 있다.
 참가자들이 사드가 지키고 있는 미국 본토에 '주권침해 사드반대' '평화파괴 사드반대', NO WAR NO THAAD' '미국무기 사드꺼져' 구호가 적힌 상징물을 붙이고 있다.
ⓒ 황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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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의 핵에 대응한다며 '대화'라는 좋은 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드배치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김천 주민들의 목소리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사드는 절대 안된다는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도 전혀 듣지 않는다.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도 마찬가지다.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3당 원내대표들은 미국을 방문하여 '사드로 인한 반미'정서를 우려하는 미국에 '사드반대가 아닌 신중론'이라며 오히려 미국을 안심시켰다.

그래서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부도, 국회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더더욱 열심히 촛불을 들고 '사드배치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마지막으로 집회참가자들이 작성한 '사드반대' 4행시 중에 하나를 소개한다.

사 : 랑하는 한반도에
드 : 디어 평화가 오나 했더니
반 : 반드시 막아야 할 사드가 오다니..
대 : 체 제정신인가요? 미국과 박근혜!

사드배치반대서울시민촛불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다. 한반도의 평화를 사랑하고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많은 참가를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평화통일시민행동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보신각에서 260여차례에 걸쳐 수요평화촛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그:#평화통일시민행동, #사드반대, #시민촛불, #보신각,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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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입니다. 평화통일시민행동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자발적 단체로 매주 수요평화촛불, 강연회 개최, 평화기행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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