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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지난 8월 발생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하 인천2호선)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하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허위 보고한 공사 본부장 2명을 해임했다. 이중호 사장 또한 사의를 표명했다.

공사 이중호 사장은 1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 감사결과에 따라 사고당시 사장대행이던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 등 2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교통공사 규정상 해임은 공무원의 파면에 해당한다.

공사는 또 사고 은폐·조작을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팀장 등 6명에 대해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허위문서 작성과 직접 관련이 있는 조신구 기술본부장과 관련자 3명 등 4명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중호 사장을 비롯해 이근학 영업본부장과 문경복 상임감사 등 임원 3명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수리 여부는 유정복 시장이 결정할 예정이지만, 사장은 사고 이후 임명 된 터라 반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뜻하지 않게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시민들께 거듭 송구하다"며 "공직자로서 해선 안 될 일이 터진 만큼 철저하게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2호선 탈선사고는 지난 8월 7일 남동구 운연역 차량기지에서 발생했다. 열차를 기지 내부에 주박하기 위해 기관사가 열차를 이동시키던 중 갑자기 철로가 변환되며 2량 열차 중 뒷 열차 1량이 탈선했다.

이날 해임 된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8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실제 상황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예고 없이 불시에 훈련을 한 것"이라며 거짓 해명을 했다. 또 이 같은 내용으로 훈련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허위로 보고했다.

하지만 인천2호선 탈선사고 허위보고는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비례) 의원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그 전말이 밝혀졌다.

이 의원이 CCTV 동영상을 공개하자 공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개통 초기 각종 장애로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탈선사고까지 알려지면 시민 불안이 증폭될 것 같아 훈련으로 가장했다"고 탈선 사고였음을 시인했다.

시와 공사가 탈선사고 은폐와 허위보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본부장 2명을 해임하고, 임원에 해당하는 사장과 상임감사, 영업본부장 또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우선 당시 공사 사장 업무대행이었던 이광호 본부장이 과연 몰랐는지가 관건이다. 이 본부장은 "조신구 기술본부장이 훈련이라고 보고해 그렇게 믿었다"고 해명했는데, 이 본부장이 정말 몰랐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사고 발생 직후 언론이 숱하게 탈선사고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상임감사를 비롯한 내부 임원은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임원진이 사표만 제출했을 뿐, 이들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아울러 공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이다. 공사는 수사의뢰 대상을 허위문서 작성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조신구 본부장과 그 이하 임직원 몇 명으로 한정했다.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 된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이사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상임감사와 영업본부장이 유정복 시장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점철됐고, 사외이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탈선의혹이 제기 됐을 때 이사회는 어떤 논의와 검증 등을 했고, 조치를 했는지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한 뒤 "임원진 문책 후 이사회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유정복,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인천2호선 탈선사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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