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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에서 연 교사연수에서 교사들에게 나눠준 강의문.
 한중연에서 연 교사연수에서 교사들에게 나눠준 강의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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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교육부 돈을 받아 초·중등 교사들을 불러놓고 이승만·박정희 찬양 일색의 연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재자 미화' 우려를 낳은 국정교과서의 서술 방향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수자료집 "대한민국의 주역은 군인, 기업인, 관료"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을)이 한중연으로부터 받은 '교사와 함께 하는 <공감 한국학>' 연수자료집을 분석해본 결과, 독재자 지적을 받는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도를 넘는 찬양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연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2000만 원을 받아 올해 1월 '30시간 학점'까지 주는 교사연수를 열었다.

중등교사 대상 연수자료집에 실린 최진덕 한중연 교수의 강의문 '한국학과 인문정신'에는 이승만과 박정희 미화를 위해 "돼지들의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최 교수는 강의문에서 "무이념의 세속적인 국가는 플라톤이 경멸했던 '돼지들의 공화국'"이라면서 "이런 국가가 해방공간의 혼란 속에 세워진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 기적의 주인공 이승만은 6.25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수호했다"면서 "이승만이 닦은 기초 위에서 박정희는 군사혁명을 일으켜 고려 무신집권기 이후 최초로 군인시대를 열고 '경제 제일주의'를 기치로 경제개발에 진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대한민국의 주역은 군인, 기업인, 관료"라고 지목했다. 최근 교육부 고위관료가 '개돼지'로 지목한 '민중'이나 '국민', '노동자'는 빠져 있었다. 이 강의문에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독재행위 등의 한계점 지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유신이 정치개혁'이라는 한중연 연구보고서 논란

한편, 한중연의 박정희 찬양은 지난 6월에 완료된 '대한민국 정체 확립과 근대화 전략'(연구자 정영순, 권희영, 정경희)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10월 유신 선포에 대해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이 계속되고 닉슨의 중국 방문까지 이루어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이에 맞서 국가안보를 확립하기 위해 1972년 10월, 유신이라는 정치개혁을 도입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최단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내는 군사적, 경제적 개발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 도입한 것이 바로 유신체제였다"고 유신을 미화했다.

오영훈 의원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중연의 이승만·박정희 찬양 위주의 연수와 연구보고서 발행은 현 정부에 대한 맞춤형 행동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면서 "이런 행동을 한 연구자와 관련자들이 국정교과서 전도사란 점에서 앞으로 나올 역사교과서에 대한 우려를 짙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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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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