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종교인 그리고 사회원로, 법조계,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인사 3000여 명이 참여한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 앞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시국선언을 통해 "국민이 준 힘으로, 더 이상 국민을 짓밟지 말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임에도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은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박근혜 정부로부터 단 한마디의 사과도 듣지 못했을뿐 아니라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사인이 명백하고 유족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음에도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원은 기어이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며 "이는 사인의 은폐하고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과 경찰의 부검 시도를 규탄했다.

또한 이들은 시국 선언문을 통해 ▲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정부의 사죄 ▲ 특검 등을 통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 시도 즉각 중단 ▲ 국가폭력 종식과 물대포 추방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시국선언 행사에 참석한 고 백남기 농민의 둘째딸 백민주화씨는 "경찰에 아버지의 시신을 넘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백민주화씨는 "첫날(2015년 11월 14일)부터 의식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없었고 계속 생명만 연장하다 돌아가셨다, 그런데, 법원이 부검 영장을 발부했다, 도대체 살인자가 어떻게 진상규명을 한다는지 납득을 못하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또한 "왜 우리에게 슬퍼할 시간조차 주지 않느냐? 빈소에는 슬픔보다 긴장감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유가족은 사인이 명확한 아버지의 시신을 아버지를 죽인 경찰에 넘기는 일은 절대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