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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매닝(Chelsea Manning)
 첼시 매닝(Chelsea Manning)
ⓒ US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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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저는 무기한 단식을 시작합니다.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9월 9일, 28살 청년 '첼시 매닝'이 감옥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매닝은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시에 위치한 미 해군기지 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매닝의 요구는 첫째, 무기한 독방 수감 위기에 처해진 자신에 대한 처우 개선. 둘째, 모든 수감자들에 대한 '독방 감금 처분 중단'입니다. 매닝은 단식을 시작하며 편지를 썼습니다.

"저는 한 인간으로서 존엄과 존중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모든 요구는 제한당했고, 고통과 비애만 커졌습니다.

앞으로 저는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과 물을 제외하고, 어떤 음식이나 음료도 거부할 것입니다."

지난 12일, 미국대사관 앞 매닝 석방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나눔문화 이향미 연구원. 나눔문화는 매닝석방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대사관 앞 매닝 석방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나눔문화 이향미 연구원. 나눔문화는 매닝석방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나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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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환상보다 쓰라린 진실을 택할 것이다."

매닝이 체포 직전 남긴 말입니다. 매닝은 2010년 미군 정보분석병으로 복무하던 당시, 이라크 민간인들을 웃으며 학살했던 미군 헬기조종사의 기밀영상을 접한 후, 미국의 전쟁범죄 사실과 세계 각국 독재 정부의 부정부패 사실 등 미국 기밀문서 72만 건을 전세계에 폭로했습니다.

매닝의 폭로로 이라크전 반대 여론은 거세졌고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종전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그가 밝힌 진실은 아랍 민주화 혁명의 단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대가로 매닝은 2011년부터 수감돼왔고, 2013년에는 '간첩죄' 등 19개 죄목으로 3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매닝의 자살 시도, 그리고 무기한 독방 수감

매닝은 체포된 뒤 최소 1년 이상을 1.5평짜리 독방에서 보냈습니다. 더군다나 성전환 여성인 매닝이 갇힌 곳은 남자수용소입니다. 매닝은 24시간 중 23시간을 독방에 갇혀 있기도 했고, 때로는 발가벗겨진 상태로 군인들에게 감시당했으며, 심지어 500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는 2012년, 유엔의 후안 멘데스 고문특별보고관의 조사로 밝혀진 것이기도 합니다.

참혹한 고통 속에 결국 그녀는 지난 7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매닝의 자살기도 직후, 미군은 매닝에게 '자살기도죄'를 적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도 유례없는 처분으로, 이것이 인정된다면 그녀는 앞으로 30년간 무기한 독방에 감금될 것입니다. 이에 매닝은 무기한 단식을 통해 자신에 대한 처우 개선과 모든 사람들에 대한 '독방 감금 처분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매닝은 35년형 선고를 받기 직전 "제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더 큰 자유를 위해서라면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전세계인에게 용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그의 용기는 미국의 이라크전쟁 종결을 이끌어냈고, 미국의 전세계적인 '감시체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게도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전쟁범죄를 덮으려는 미군의 불의한 행동은 매닝 한 사람에게 무자비하게 가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매닝은 우리 모두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존엄과 존중을 보장받을 때까지 제게 닥친 이 고통을 감내할 것입니다. 자칫 영구적 장애가 오거나 죽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움이 절실합니다.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

가장 강대한 힘에 맞서 미약하지만 가장 밝은 양심의 등불을 지켜온 매닝. 이제 우리가 그녀를 지킬 때입니다. 매닝을 지키는 것은 참혹한 전쟁과 분쟁 속에서 희생된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고, 우리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매닝에 대한 처우 개선과 매닝의 단식을 중단하기 위한 국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www.freechelsea.com 에서 매닝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나눔문화 홈페이지(nanum.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첼시 매닝, #브래들리 매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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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에서 사회행동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www.nan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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