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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 내포 지역을 방문한 일본 에히메 대학교 와다토시히로 교수
 최근 충남 내포 지역을 방문한 일본 에히메 대학교 와다토시히로 교수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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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 시대, 선조들이 저지른 '가해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거의 매년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있다. 와다토시히로 일본 에히메 대학교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에히메 대학교는 일본 에히메현에 위치한 국립대학교이다.

와다토시히로 교수는 그의 제자 8명과 함께 지난 4일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서울의 서대문 형무소와 휴전선 비무장지대 등을 둘러본 뒤 지난 7일 충남 내포 지역에 '입성'했다.   

지난 8일 제자들과 함께 충남 예산군 삽교고등학교를 방문한 와다토시히로 교수는 "동북아시아 평화는 서로 만나서 손잡고 놀며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과거의 역사에 매몰되지 말고, (한일 학생들이) 서로 편견 없이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와사토시히로 교수는 일본 에히메 대학교에서 평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강의는 1500명의 1학년 학생 중 600명 이상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의 수업은 인터뷰와 강연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와사토시이로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만주와 조선 등에 살았던 일본인의 증언은 물론이고, 가미카제 특공대 출신의 91세 노인을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매년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을 찾는 것도 그의 제자들이 가해자의 역사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와다토시히로 교수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3년 에히메 대학교와 충남 서산에 있는 한서대학교가 자매 결연을 맺으면서부터다. 하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충남 내포지역을 방문한 것은 2009년이다.

지난 2009년 한서대학교를 방문했던 와다토시히로 일행은 학교 측에서 제공한 숙박시설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바로 김영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다. 김영우 국장의 도움으로 숙박을 해결한 와다토시히로 교수 일행은 그 뒤로 매년 한국을 찾으며 김영우 국장과 인연을 쌓아왔다. 이 대열에 김영우 국장의 '절친'인 김종대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이 합류하면서 일종의 '민간 교류' 형태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윤봉길 의사와 '깊은 인연'을 느끼다

와다토시히로 교수의 입장에서 김영우 사무국장 일행과의 만남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들을 만나면서 윤봉길 의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와다토시히로 교수는 "1932년 윤봉길의 폭탄 투척으로 사망한 일본군 총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가 에히메현 마츠야마시 사람이다"라면서 "지금은 윤봉길의 고향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쌓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깊은 인연을 느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윤봉길 의사는 충남 예산군 덕산 사람이다.

와다토시히로 교수는 "나는 비록 일본인이지만 윤봉길이나 안중근 등 독립 운동가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들이 일본에 가졌을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과거 아시아를 침략한 사실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일 양국 젊은이들의 교류를 더욱 늘려야 한다"며 "덕산고등학교와 삽교고등학교 등 예산 지역의 학교들이 우리와의 만남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 주어 고맙다"고 전했다.

와다토시히로 교수 일행의 '평화 우호 여행'이 매년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김종대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은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관계가 악화 될 때는 여행 자체가 무산되거나 와다토시히로 교수와 함께 여행을 오는 학생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일본 방위백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문제를 놓고 한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 때문에 와다토시히로 교수 일행은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 이처럼 한일 양국은 여전히 지속 가능하지 않은 '불안전한 평화' 상태에 놓여 있다. 어쩌면 그것이 와다토시히로 교수가 여전히 한국으로 평화 우호 여행을 떠나오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8일 일본 에히메 대학교 학생들과 와다토시히로 교수가 충남 예산군 삽교고등학교에 방문했다.
 지난 8일 일본 에히메 대학교 학생들과 와다토시히로 교수가 충남 예산군 삽교고등학교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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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와다토시히로 교수와 제자들이 충남 예산의 수덕사 대웅전을 방문했다.
 9일 와다토시히로 교수와 제자들이 충남 예산의 수덕사 대웅전을 방문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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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와다토시히로 교수와의 인터뷰는 오가와 데루요 매헌윤봉길월진회 간사의 통역으로 진행됐다. 오가와 간사는 지난 1992년 한국으로 시집왔다. 통역을 위해 애써 주신 오가와 간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태그:#내포 , #윤봉길 , #덕산 , #와다토시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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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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