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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참가기>김천 사드 반대 촛불 계속 타오르고 있어

29일부터 시청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16.08.27 14: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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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성주 성산포대가 결정 난 후 타오른 촛불이 김천으로 옮겨 붙어 꺼질 줄 모른다.
김천민주시민ㆍ단체협의회(의장 김대성, 이하 민단협)가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촛불문화제'를 강변공원에서 연 것은 지난 20일. 이날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약간의 입장차는 있었으나 김천 인근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이하 롯데CC)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반대했다.
이날의 열기는 시에서 꾸린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공동위원장에 박우도 혁신도시 사드반대투쟁위 대표와 김대성 민단협 의장과 같은 두 명의 시민이 들어갈 수 있는 동기가 되었고, 이후 22일, 23일 이틀간 농소면사무소에서 연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24일에는 김천종합운동장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의 압권은 박보생 시장과 5명의 공동위원장(수석위원장 김세운)의 삭발식과 이철우(국회정보위원장, 김천) 의원에게 가해졌던 야유였다.
박시장은 그동안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한 발 나아가 사드 배치 반대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의미에서 즉석에서 삭발을 했고, 이에 다른 공동위원장도 함께 했다.
반면 '안보를 위해 사드는 배치되어야 한다.' '사드 배치를 하는 데 주민 합의는 필요 없다.' '사드같은 비밀무기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이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대단했다.
"꺼져! 꺼져!"
"삭발해! 삭발해!"를 연호하여 이의원은 주어진 연설을 겨우 마치고 황급히 도망치다시피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집회는 대부분 투쟁위원이 시의원과 관변단체 대표로 구성되어있어 거의 시가 주도하다시피 했는데도 김천 교육청은 각 학교에 '학생들이 참가할 수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내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을 샀다. 모 고교에서는 야간자습 시간을 빠지고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에게는 벌점을 주겠다고 했으며, 다른 고교에서도 학생참가를 금지시켰으며, 심지어 공무원법을 들먹이며 참가하지 마라는 학교장의 말에 한 초등학교 교사 부부는 참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더구나 행사 장소가 잔디밭이라 초를 켤 수 없다는 사정은 그렇다하더라도 공교롭게도 대형 스크린이 고장 나 수리 들어갔다 하여 소형 방송 영상 장비를 사용하여 제대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아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으며, 시의원들의 말들이 지루하게 반복되기도 했다.
24일 이후 농소면에서 혁신도시(행정명 율곡동)로 장소를 옮겨 이곳에서 1천여 명의 시민들이 매일 모여 촛불집회를 가졌다.
한편 투쟁위는 '우리나라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반대함'에 합의하여 명칭을 사드배치반대김천투쟁위원회로 바꾸고 공동위원장을 시민단체에서 더 영입하려 모색했으며, 29일부터는 촛불집회를 시청앞에서  갖기로 했으며, 또 나영민 공동위원장(부곡동 시의원)은 국방부 앞 일인시위를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사드 반대운동에 적극 나서는 시민들의 고민은 크다.
올 봄 시내에서 혁신도시에 이사한 김모씨는 "처음 성주가 결정되었을 때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게 생각했다. 사실 이렇게 나선 건 롯데CC로 결정되고 나서다. 아이가 있는 내 처지로선 어디로 이사 갈 수도 없으니 '엄마가 지켜줄게.'하며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예전에 그러하듯 무관심한 시내 사람들 보니 좀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주군수가 제3후보지를 건의한 순간 사드반대는 평화를 논하는 데서 지역 간 다툼 문제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일제히 '폭탄 돌리기' 게임이라 말하듯 사드를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한국의 주권문제보다 어디다 배치하느냐의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따라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시켜 저열한 지역이기주의(님비현상)로 몰아가려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예상처럼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기술이나 한국도로공사 직원을 상대로 국방부는 '사드는 안전하다'는 교육을 했고, 같은 날 이곳에는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여전히 새누리당 일색인 투쟁위에 대한 불만도 간간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사드 배치 찬성 당론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에 있으면서 끝까지 반대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럼에도 며칠 동안 꾸준히 반대운동을 이어가면서 민주주의와 안보, 평화에 대한 의식이 놀라울 정도로 성숙해감은 사드배치 철회 운동을 성주와 더불어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시민들 스스로 갖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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