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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골목이 포함된 무악2지구 재개발조합과 대책위의 협상이 타결돼 공사가 재개되게 됐다. 사진은 재개발 현장.
 옥바라지골목이 포함된 무악2지구 재개발조합과 대책위의 협상이 타결돼 공사가 재개되게 됐다. 사진은 재개발 현장.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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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26일 오후 6시 49분]
 "오랜 투쟁에 심신 지쳐"... 주민들, 대책위 활동 중단키로

옥바라지골목 보존을 놓고 오랫동안 대립해왔던 재개발조합과 주민들의 협상이 드디어 타결됐다.

옥바라지골목보존대책위(아래 대책위) 관계자는 26일 "오늘 오전 조합과 주민들이 합의안에 서명했다"며 "주민들은 오늘부터 대책위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이날 오후 기자설명회를 갖고 "조합과 대책위 간 원만하게 합의를 마치고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합과 주민들의 구체적인 합의안과 보상내용은 양측 간 합의에 따라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구본장여관과 남은 주민의 잔류를 주장하며 합의를 거부하던 대책위가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이미 옥바라지골목의 철거가 거의 완료됐고, 오랜 투쟁으로 인해 주민들의 심신이 극도로 지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오랜 투쟁에 따른 피로와 주민들에 대한 음해로 몸과 마음이 지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며 "아쉽지만 투쟁을 여기서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남은 자재 활용해 옥바라지 관련 역사 기념공간 마련"

이로써 옥바라지골목은 보존 여부를 놓고 벌여온 긴 진통을 끝내고 역사공간으로 조성된다. 공사 지연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온 조합측도 공사를 할 수 있게 돼 안도하게 됐다.

서울시는 "양측의 의견을 듣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의 숙의를 거쳐 '역사·생활문화유산 남기기'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즉, 구역 내 잔존 건물 중 일부를 재활용하거나 보관중인 한옥 자재를 활용하여 구역 내에서 이축(移築)하는 방식으로, 옥바라지와 관련된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또 인근 안산-서대문형무소-행촌권 성곽마을-딜쿠샤-한양도성-돈의문박물관마을-정동으로 이어지는 역사탐방로를 조성한다. 붉은색 벽돌로 된 서대문형무소와 같이 옥바라지골목 길바닥도 붉은 색으로 깔아 장소적 의미를 되살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무악2지구 재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역사·생활문화유산의 멸실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사업을 추진중인 240개 정비사업구역을 전수조사하여 사업시행 인가 전부터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보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악2지구가 옥바라지골목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대처해 논란을 불렀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무악2지구의 재개발 진행과정에 대한 기록을 백서로 남겨 향후 이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어 이번 무악2지구 공사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재개발사업의 강제철거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오는 9월중으로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늦었지만 원만하게 합의를 마친 조합과 대책위에 감사드린다"며 "그간 양측이 어려운 협의과정을 거쳤지만, 합의가 완료된 만큼 조속히 사업을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26일 밝힌 옥바라지골목 역사공간 조성계획.
 서울시가 26일 밝힌 옥바라지골목 역사공간 조성계획.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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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강제철거' 직접 중단시킨 뒤 3개월 넘게 중재

옥바라지골목이 포함된 무악2지구 재개발사업은 조합측이 지난해 7월 종로구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명도소송 후 철거에 들어가 대부분의 건물과 가옥을 철거했으나 지난 5월 구본장여관을 철거하는 현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타나 공사를 중지시킨 뒤 중단됐다.

이후 3개월 넘게 서울시의 중재로 조합측과 주민대책위가 최근까지 협상해왔으나, 주민 이주와 보상 문제에 막혀 합의하지 못하고 대립해왔다. 급기야 지난 22일 조합이 더 이상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며 포크레인을 동원해 남은 한옥들을 철거하고 구본장여관마저 훼손하는 등 주민들을 압박했다.

옥바라지골목은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의 길 건너 맞은편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에 수감됐던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나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하던 여관이 밀집됐던 곳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양측의 합의로 공사는 재개되지만 대책위는 계속 남아 옥바라지골목의 역사성을 연구하고 보존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여는 등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옥바라지골목을 이 정도나마 역사공간으로 조성하도록 했다는 것은 대책위의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태그:#옥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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