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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KBS <1박 2일>에서 안중근 의사를 재조명한 '하얼빈 특집'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잊고 있던 일제강점기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죠.

1박 2일 하얼빈 편 갈무리
 1박 2일 하얼빈 편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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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좋은 기회가 생겨 저는 12명의 친구들과 함께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북경을 시작으로 훈춘, 이도백하, 연길, 용정 등 많은 곳을 살펴보고 왔는데요. 이중 하루는 안중근 의사가 잠시 머물렀던 훈춘시의 거처를 보러 떠났습니다. 일주일간의 여정 중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재중교포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훈춘에 있는 거처를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점심을 먹는데 바쁘게 뛰어온 가이드 선생님은 "그 집이 지금은 없어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차를 타고 직접 가봤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거처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에게 끝없이 물어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주변에는 궁전 같은 현대식 건물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건물은 이 마을의 회관이라고 했습니다.

무너져 방치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거처를 보여주는 김명호 경북도의원의 트위터 갈무리. 2013년도 사진이 이정도면 지금은 얼마나 더 심할까요?
 무너져 방치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거처를 보여주는 김명호 경북도의원의 트위터 갈무리. 2013년도 사진이 이정도면 지금은 얼마나 더 심할까요?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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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안중근 의사가 머물던 이 거처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3년 전 폭우에 쓰러졌다, 중국 정부에서 허물었다, 관리를 위해 한국에 지원금을 요청했으나 한국에서 거부하여 중국 정부도 모든 지원을 끊어버렸다 등 마을 주민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안중근 의사의 숨결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예전부터 다시 이곳을 복원하기 위해 선양 한국총영사관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입장을 밝히기만 했을 뿐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이곳이 안중근 의사의 유적지라는 것이 아직 고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생각을 했습니다. 안중근이라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이 유적지가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것을 비단 중국 정부의 탓으로만 돌려야 할까. 우리나라의 위인인 만큼 우리나라가 국가적 차원에서 나섰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안중근 의사가 우리나라를 위해 기꺼이 일제에 맞선 사람이라는 것, 그것은 저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설마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안중근 의사뿐 아니라 타국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쳐 희생하신 많은 분이 흙 속에 파묻혀 빛을 보지 못하고 계실 것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지 않나요? 이런 소중하고 거룩한 역사의 보존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그:#안중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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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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