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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하치노헤역에서 출발 준비 중인 도호쿠이모션. ⓒ 서규호
출발 전 열차에 달려있는 등. ⓒ 서규호
호화로운 레스토랑 열차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아오모리현의 하치노헤역(八戸駅)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바로 도호쿠의 부흥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2013년 10월 19일에 운행을 개시한 도호쿠이모션(Tohoku Emotion)호를 타기 위해서 입니다. 그야말로 타는 것이 목적이 아닌 눈과 입 그리고 귀를 만족시켜주는 오감만족의 레스토랑 열차입니다.

그 외관부터 마치 하나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치노헤역 10시 40분 열차 출발 25분 전이지만 관광객들이 저마다 즐거운 모습으로 출발 준비에 여념이 없는 도호쿠이모션의 열차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외관은 하얀색 벽돌을 쌓아 모던한 느낌을 주며 마치 서양의 어느 작은 레스토랑의 모습을 형상화한 듯합니다. 출발 전에는 열차 출입구 쪽에 작은 등까지 달아 놓아 분위기를 더 고조시킵니다. JR동일본의 자랑거리 열차임에 충분합니다.
4인실 식당칸. 4인실 콤파트먼트 좌석의 모습. ⓒ 서규호
4인실 식당칸. 출발 전 4인실 컴파트먼트 좌석. ⓒ 서규호
내부로 들어가보면 여기가 레스토랑인지 열차인지 모를 정도로 호화스럽게 인테리어가 되어 감탄사가 연발로 나옵니다. 우선 1호 차에는 7개의 콤퍼트먼트객실(コンパートメント個室)이 있어 총 28명의 손님을 기다립니다. 벽면 패브릭은 후쿠시마의 누비직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있으며 식사만 나오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사 도구들이 미리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2호차에는 주방공간이 준비되어 신선한 식사를 준비합니다. 아오모리와 이와테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식사가 제공이 됩니다. 출발 준비를 할 때 셰프들이 음식 준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열차 안에서 직접 음식조리를 하는 모습을 보다니, 에끼벤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 입니다.

3호차는 오픈 식당공간으로 삼각형 식탁에서 2명의 고객이 마주보고 앉아 식사를 즐기고, 사각형 식탁에는 4명이 앉아서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2인 식탁은 총 4개, 4인 식탁은 3개로 20명의 고객만이 탑승 가능합니다.

이제 기념사진을 찍은 고객들은 11시 5분 하치노헤역을 천천히 출발합니다. 태평양의 아름다운 풍광과 식사를 즐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하치노헤역 직원들의 열열한 환송을 받으며 열차가 출발하고 열차는 사메역(鮫駅)을 지날 때 왼쪽으로 괭이 갈매기 천국으로 유명한 가부시마신사(蕪嶋神社)를 지나갑니다. 최근에 신사가 화재로 전소되어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산리쿠 해안 멋진 풍광의 시작을 알리는 모습에 탑승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립니다.
식사 준비중인 쉐프와 2호차 내부의 모습. ⓒ 서규호
식사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됩니다. 이곳 지역의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식사는 그야말로 이번 열차 여행 최고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수채화 같은 바다 풍경과 식사는 천천히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즐기는 작은 사치입니다. 가끔씩 괭이갈매기가 열차를 따라오며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열차는 산리쿠해안의 북쪽을 달리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게 되고, 선로 주변에 나와 있는 아오모리와 이와테현민들이 손을 흔들어주며 반가움을 표시해주니 이 열차야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몫을 담당 하는 것 같습니다.

3량의 작은 열차이지만 그 열차에서 즐기는 추억이란 그야말로 열차여행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도호쿠를 발견하는 체험! 바로 이 도호쿠이모션의 모토이기도 하죠. 일상을 벗어나 비일상의 체험. 열차 여행의 묘미가 바로 이 열차에 담겨져 있습니다. 차내에 음악이 깔리면서 분위기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음료는 맥주, 백포도주, 적포도주, 소프트드링크, 커피, 차 등이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제공됩니다. 이렇게 북쪽의 산리쿠 해안을 달리며 12시 52분에 종착역인 이와테현의 쿠지역(久慈駅)에 도착합니다.

쿠지역에도 역 직원들이 대어선기를 들고 반갑게 우리들을 맞이해 줍니다. 그야말로 일본의 작은 시골에서 느끼는 감동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기념 사진을 찍으며 이 즐거운 여행은 마무리 됩니다.

여러분도 아오모리의 하치노헤역에서 도호쿠이모션을 타러 이번 주말 떠나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열차 정보
- 운행일
매주 주말 및 일본 휴일(자세한 운행일은 홈페이지 참고)

- 열차시간
하치노헤역 11:05 출발→ 12:52 쿠지역도착
쿠지역 출발→ 16:07하치노헤역 도착

- 요금
하치노헤역 런치코스 대인 7200엔 , 소인 6600엔 (도중하차 불가)
쿠지역 스위츠코스  대인 4100엔 , 소인 3500엔

미리 현지 여행사나 뷰트레블서비스에서 사전예약(전 좌석 지정석)
http://www.jreast.co.jp/tohokuemotion/home.html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도호쿠이모션, #산리쿠해안철도, #일본철도여행, #아오모리관광열차, #도호쿠에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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