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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본사 2층에 마련된 '좋은숙박연구소'에는 호텔야자를 비롯한 자체 숙박 브랜드 견본룸과 각종 비품이 전시돼 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본사 2층에 마련된 '좋은숙박연구소'에는 호텔야자를 비롯한 자체 숙박 브랜드 견본룸과 각종 비품이 전시돼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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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고객 84%는 몰카(몰래카메라) 설치를 의심하고 71%는 비품의 위생 상태를 의심한다."

'O2O 공룡' 카카오에 맞서 야놀자, 여기어때 등 숙박 앱 서비스 업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단순 온-오프라인 중개(O2O)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직접 숙박업소 프랜차이즈(가맹점) 사업에 뛰어들어 '모텔 양성화'에 나선 것이다.

숙박업 프랜차이즈 사업 5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한 야놀자(대표 이수진)가 대표적이다. 야놀자는 2일 낮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좋은숙박연구소'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최근 문을 연 연구소엔 중소형 숙박 브랜드 '호텔 야자'를 비롯해 소형 숙박 브랜드 '얌', 관광호텔급 브랜드 'H에비뉴' 등의 견본 룸과 침구를 비롯해 숙박업소에서 쓰는 각종 비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모텔용'이란 편견만 버리면 웬만한 고급 호텔 비품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야놀자 "성인용품-성인채널 없애 '러브 모텔' 이미지 벗겠다"

지난 2005년부터 10년 넘게 숙박 정보 제공 사업을 해온 이수진 야놀자 대표에게 가장 넘기 힘든 벽도 이른바 '러브 모텔'로 대표되는 중소형 숙박업소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었다. 야놀자는 이날 가맹점 객실에서 콘돔 같은 성인용품과 성인방송 채널, 주차장 가림막 등을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이수진 대표는 "고객들은 호텔과 모텔의 차이를 성인용품과 성인방송, 주차장 가림막이라고 인식하는데, 이런 인식의 간극을 걷어내지 않으면 러브 모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야놀자 프랜차이즈에서 먼저 시도하고 이렇게 해도 장사된다는 걸 보여주면 기존 중소형 숙박업체들도 따라오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놀자 프랜차이즈 사업을 맡고 있는 김영수 야놀자F&G 대표는 "기존 모텔은 연인이나 이른바 '불륜' 수요가 많았다"면서 "숙박 문화 인식을 개선해 가족이나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여행, 업무용 등 더 많은 수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101호점에 5000개 정도인 프랜차이즈 객실수도 내년까지 1만 개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는 롯데호텔을 비롯한 국내 고급호텔 객실수를 뛰어 넘는 숫자다. 가맹점만 전세계 수백, 수천 곳에 이르는 미국 베스트웨스턴, 홀리데이 인, 프랑스 이비스(ibis), 일본 토요코인 같은 글로벌 체인에 맞서려면 인식 개선 못지않게 규모 경쟁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숙박 앱 후발주자인 '여기어때'도 20, 30대 젊은층을 겨냥한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대표 심명섭)은 오는 9월쯤 서울 강남에 자체 브랜드 '호텔 여기어때' 1호점을 열고 3년 안에 200호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 호텔 뜰라"... 여기어때도 프랜차이즈 준비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숙박 프랜차이즈 100호점 돌파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숙박 프랜차이즈 100호점 돌파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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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여기어때가 중개 수수료에 바탕을 둔 숙박 앱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을 강화하는 건 카카오의 O2O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카카오택시(콜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카카오 드라이버), 가사도우미(카카오 홈클린), 헤어샵 등으로 O2O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 탓에 카카오가 당장 숙박 중개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기존 업체들로선 가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는 "같은 객실을 팔면 어디서 파느냐보다 어디가 더 싼지 경쟁할 수밖에 없고 결국 자금력 많고 끝까지 버티는 기업만 살아남게 된다"면서 "해외에선 로컬 서비스가 아닌 글로벌 서비스가 온라인 숙박 시장을 장악했고, 국내 O2O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까봐 걱정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밝혔다.


태그:#야놀자, #여기어때, #카카오, #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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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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