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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온갖 독립운동사료를 연구해 140여명의 항일투사를 찾아 정부포상을 받도록 했던 추경화(66) 독도사랑본부 본부장이 그동안 활동을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나라사랑 전시회'를 연다.

이 전시회는 광복절 71주년을 앞두고,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동안 진주에 있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광복회와 충효예실천운동본부, 진주박물관회, 민족문제연구소,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등 단체가 함께 한다.

추 본부장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독립운동사료 발굴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20여년 전까지는 주로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의 항일투사를 찾았고, 이후 경남까지 이어졌다.

"많은 우리 선조들이 항일투쟁을 했기에 우리가 독립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발굴되지 않았거나 정부포상을 받지 않은 항일투사가 많다. 아직 정부포상을 받지 않은 항일투사가 많은데도 많은 사람들은 거의 포상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알아서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독립운동사료연구가 추경화(66)씨.
 독립운동사료연구가 추경화(66)씨.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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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본부장은 '도서관학'을 공부했다. 독립운동사료를 찾아다니다 보니 도서관학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후손들은 자료를 어떻게 찾는지 그 방법을 잘 모른다"며 "저는 도서관학을 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보다는 좀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일투사의 후손을 찾아갔다가 '수상한 사람'으로 경찰에 신고를 당한 적도 있다. 그는 "후손한테 선조의 항일기록을 찾아 이야기하기 위해 찾아갔더니, 수상한 사람이라며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었다"며 "경찰서에 갔다가 곧 바로 나오기는 했다"고 말했다.

"후손들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심지어 기록을 찾아서 정부포상을 신청하자고 찾아갔더니, 본인이 당사자임에도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 분은 혼자 살고 있었는데, 독립운동가로 인정을 받으면 면사무소에서 나오는 '독거노인 지원금'이 끊어질까 걱정했다. 나중에 그런 이유를 알고, 그것보다 더 많은 지원금이 나온다고 하니까 그때서야 신청하자고 하더라."

개인이 신청했다가 자료 부족으로 추서받지 못해 추 본부장을 찾아온 사례도 있었다. 그는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경찰에 붙들렸더라도 재판을 받지 않았다면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분인데, 진주의 한 독립운동가의 경우 말년에  나름대로 자료를 정리해 정부에 신청했지만 되지 않았고, 주변에서 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찾아왔다고 했다. 그 분과 서울과 부산을 찾아다녔다. 그 분은 12명이 함께 항일투쟁을 했는데, 일제경찰에 잡혀 감옥에 갔지만 재판을 받지 않았던 사례였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이 감옥에 있다가 사망한 기록이 있었고, 그것을 근거로 독립운동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추 본부장은 "제가 기록을 찾아내서 정부포상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대략 짚어 봐도 140여명에 이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독립운동가 후손은 "어떻게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을 개인이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항일투자열전 1․2권>과 <하동독립유공자공훈록> <함양항일투사록> <진주항일운동사> <산청항일운동사> 등을 펴내기도 했다.

독립운동가의 사진과 초상화, 문집, 친필 전시

추경화 본부장은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면서 포상을 성사시킨 140여명과 관련한 자료 450여점을 이번에 공개 전시한다. 또 귀중한 자료도 많다.

1894년부터 1945년 8월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쳐 순국했거나 의병, 3․1운동 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항일투쟁하다 옥고를 치르고 훈․포장이 추서된 독립운동가의 사진과 초상화, 문집, 친필도 선보인다.

또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강우규, 박은식, 최재형, 신석우 선생의 사진과 친필, 공적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정만석, 황현, 안확, 이효정, 이동욱, 조무준, 신석우 선생 등 항일투사의 옥중 사진과 재판기록 등도 볼 수 있다.

이밖에 독도 관련 자료와 일본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와 공책도 함께 선보인다. 추경화 본부장은 "광복절을 앞두고 민족과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료를 모아 전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태그:#추경화, #독립운동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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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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