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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온 설운도 아저씨

16.07.30 23:2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여느 토요일과 마찬가지로 스터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가 졌음에도 찜통더위라는 말답게 길을 걷는 내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집근처 골목을 도는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흥겨운 음악소리에 내 발걸음은 홀린듯 그곳으로 향했다.

내 발걸음이 다다른 곳은 오금동 성내천이었다. 송파구청에서 마련한무료 공연인 '한여름밤 피서콘서트'가 주민들의 쉼터인 성내천에서 열리고있었던 것이다.

한눈에 봐도 천명은 족히 넘어보일 것 같은 사람들이 성내천 건너편에 설치된 무대 앞 나무계단을 매우고 있었다.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었고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의 퍼포먼스가 한창이었다. 평소 비보이를 좋아하는 나는 빠르게 매력적인 그들의 춤사위 속으로빠져들었다. 이어진 가수 박정식의 천년 바위는 여름 밤 분위기를 더욱 더 고조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의 하이라이트, 가수 설운도가 등장해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다. 더위도 잊은채 정신없이 공연을 관람하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성내천에서는 이렇게 몇달에 한번씩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6월 초에는 오금동사무소가 배일호, 이정희 등 인기가수가 참석하는 오금동 성내천 축제를 열기도했다.

어르신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흐뭇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들에게 무료 공연은 가수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넘어 일상의 소소한 낙일 것이다.

문득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본 쪽방촌 노인들이 생각났다. 찌는 더위를 못이겨 은행이나 공공기관들을 전전긍긍해야 하는 그들. 그마저도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들에게 지자체가 마련하는 무료 공연은 힘겨운 여름을 나는데 조금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 토요일(6일)에는 석촌호수에서호수콘서트가 열린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몇년동안 콘서트는 고사하고 전시회조차 가지 않은 내게도 이런무료 공연들은 좋은 소식이다. 특히 다음주에는 내가 아끼는 가수 휘성이 온다고 해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남녀노소 모두의 더위를 식혀줄 무료 공연들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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