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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장 당진시장(오른쪽)과 김현기 당진시 송전선로·석탄화력 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가운데), 황성렬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왼쪽)이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오른쪽)과 김현기 당진시 송전선로·석탄화력 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가운데), 황성렬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왼쪽)이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 임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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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장 당진시장이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지난 21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홍장 시장은 지난 20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투쟁 의사를 밝혔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 시장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특히 △ 당진에코파워 건설 계획 철회 △ 당진화력-신송산, 북당진-신탕정 구간 (예비) 송전선로 지중화 △ 북당진변환소 소송 취하 △ 기존 송전선로 전면 지중화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시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보호할 책무가 시장에게 있다"면서 "당진에코파워 전원개발 실시계획승인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나올 때까지 무기한 단식"

현재 당진에 위치한 당진화력에서는 50만kW급 1~8호기와 100만kW급 9호기가 가동 중이며, 오는 9월에는 100만kW급 10호기가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당진화력 인근에 SK가스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각 50만kW급)가 계획된 가운데, 7월 말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다.

최근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에코파워까지 가동될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 밀집지역이 된다.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까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 시장은 21일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에 돌입하면서도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을 막고 이로 인한 피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자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홍장 시장과 함께 황성렬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과 김현기 당진시송전선로·석탄화력 저지 범시민대책위원장 등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으며, 당진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서울·인천에 살고 있는 출향인들도 농성장을 찾았다. 무더위 속에 물과 소금만으로 버텨내고 있는 김 시장은 단식농성 기간 동안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성장에 이동시장실을 마련하고, 전자결재 등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단식농성에 참여한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송전선로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또 다른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주민들을 지역에서 내모는 처사"라며 "당진에코파워 역시 1·2호기를 계획하고 있지만 토지매입 계획 등을 볼 때 최대 6호기까지 건립할 수 있는 규모로, 당진에코파워 만큼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25일 김홍장 시장과 나눈 일문일답.

"막대한 피해 예상됨에도 정부가 일방 추진"

단식농성 5일차, 김홍장 당진시장이 육체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지지방문을 온 사람들 곁에 누워있다.
 단식농성 5일차, 김홍장 당진시장이 육체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지지방문을 온 사람들 곁에 누워있다.
ⓒ 임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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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를 실시한 이후 당진의 역대 군수 및 시장 중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첫 번째 시장으로 기록될 듯하다. 그만큼 이 사안이 중요하고 또 시급하다고 판단했을 텐데, 단식농성의 배경과 취지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금 세계는 탈(脫) 석탄화력발전 추세다. 미국은 강력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로 사실상 신규 석탄화력의 건설은 금지됐고, 영국은 2025년까지 모든 석탄화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 배경은 이미 검증된 환경피해 때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초미세먼지를 침묵의 살인자로 규정하고 2010년 한해 동안 초미세먼지로 인한 우리나라의 조기 사망자수가 2만3000여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당진·서천·보령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지역의 2차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수도권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았고 충남지역 발전시설에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국가 전체 사회적 비용의 37.5%에 달한다는 결과도 있다.

이처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과 주민의 반대 의지를 묵살하고 있다.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의지를 보여주고, 국민들에게 석탄화력발전소 및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 실상을 알리고자 단식농성에 돌입하게 됐다."

- 전력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전력에 대한 정부 정책방향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제7차 국가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던 석탄화력발전소를 예정대로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에코파워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 같은 석탄화력발전소인 당진화력의 현황은 어떤가?
"당진화력 9호기가 준공됐고, 10호기는 올해 말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그리고 당진에코파워 1·2호기를 또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석탄화력 방식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로 미세먼지 피해 등이 막대할 것이며, 발전소 건설은 필연적으로 송전선로와 송전탑 증설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어 당진시민들은 매우 분노하고 있다."

-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은?
"우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당진에코파워' 건설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당진화력으로 인한 지역주민 건강피해를 막기 위해 당진화력-신송산, 북당진-신탕정 구간 송전선로를 지중화해야 한다. 화력발전소로 인한 환경피해는 미세먼지와 분진 뿐만 아니라 초고압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도 막대하다. 기존 송전선로의 지중화도 강력히 촉구한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시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당진시 자체적으로 사람과 환경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시민들과 고민하면서 만들어 나가겠다. 시민들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는 이유는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다. 정부가 당진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묵살하는 처사임을 명심해야 한다."


태그:#김홍장 당진시장,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광화문광장,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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