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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2일차 행사에서는 전체세션 2개와 19개의 개별세션, 2개의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중 오전에 진행된 세번째 전체세션 '기본소득과 인공지능'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세번째 전체세션에서는 서강대학교 김동택 교수가 사회를 맡고, 한신대학교 강남훈 교수와 스페인 바로셀로나대학교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의 발표와 청중들과 발표자들간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제16차 기본소득네트워크지구대회 2일차 전체세션 '기본소득과 인간 해방'이 서강대학교 다산관 강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16차 기본소득네트워크지구대회 2일차 전체세션 '기본소득과 인간 해방'이 서강대학교 다산관 강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 정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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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보편기본소득의 권리"

이번 세션에서 강남훈 교수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사회적으로도 전체 실업률은 10%가 넘고, 청년 실업률은 2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까지 등장하면 일자리의 절반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적절하다.'는 말로 인공지능 시대에 기본소득의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을거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본소득은 아주 기본적인 것만 보장하는 금액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받는다고 일을 안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은 여전할 것이다.'고 말하며 '오히려 지금 기초생활을 보장해주는 부분에 있어서 보장받는 사람들이 일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이고,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더 열심히 일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남훈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기본소득을 생존권이나 거시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재산권의 관점에서 정당화하려고 하는데 즉, 인공지능이 우리 모두의 공유자산이므로 그로부터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가 1/n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의 주장을 소개했다. 허버트 사이먼은 소득의 90%는 이전 세대에 의해서 축적된 지식을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소득에 대하여 9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게 정당한데, 경제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모든 소득에 대해서 70%의 세율로 일률적으로 과세하고 거기서 모인 금액을 기본소득으로 나누어 갖자는 내용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면 황당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발표를 더 들어보면 합당해보이는 지점을 찾을수도 있을 것이다.

이어서 강남훈 교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에는 하드웨어, 알고리즘, 데이터가 필요한데 하드웨어의 발전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절대 충분한 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최근 인공지능의 개발은 알고리즘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알고리즘은 빅데이터를 사용해서 학습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개발에는 빅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분석, 처리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데, 인터넷이라는 공유지가 빅데이터를 제공해 주고 있다. 무료 E2E 원칙에서 시작된 인터넷은 월드와이드웹으로 발전되면서 사람들의 거대한 공유지가 되었다. 즉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행하는 모든 행위들이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이러한 인공지능 시대에 직업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노동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과 사회적 해방: 사회주의로의 새로운 길"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는 "기본소득이 일종의 지렛대역할을 함으로써 기본소득을 제공받는 개개인에게 돈을 생산수단으로 변화시켜 그들에게 없던 협상력을 만들어내 시간적인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기본소득이 주는 협상력 측면을 강조했다.

또한 "기본소득은 재정적 자원에 대한 권리, 일반적 신용에 대한 권리로 해석할 수 있고 기회에 대한 권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기본소득을 통해 가지게 되는 기회로서 스스로 생산물을 재생산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또한 기본소득을 받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 스스로 일을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기본소득의 영향력은 가정내에서 여성이 현재의 성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 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한다." 고 말하며 기본소득이란 것이 각 개개인의 사회적 해방을 가져오고 사회주의로의 새로운 길을 가져다주는데, 여기서 사회주의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사회주의가 아니고 그보다 더 오래된 개념의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기본소득의 지급은 개개인이 언제 어떤 식으로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시켜 개개인의 노동을 민주화 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서 카사사스 박사는 기본소득이 이루어지기 위한 여러가지 조건들을 말했는데, "첫째, 기본소득의 지급 수준이 높아야 한다. 둘째, 우리의 삶과 밀접히 시행되고 있는 정책들, 보건부문이나 주택부문과 같이 시행되어야 한다. 셋째, 기존의 막대한 사적인 부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즉 개인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상한선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얼마 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발의한 '살찐 고양이법'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발표의 마지막으로 카사사스 박사는 "기본소득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탈피하는 완벽한 대안은 될 수 없지만 기본소득 도입이 임금노동의 의무성을 타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탈자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와 기본소득 도입의 대안적인 측면을 이야기했다.

제16차 기본소득네트워크지구대회 2일차 '기본소득과 인간 해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번째 전체세션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교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가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16차 기본소득네트워크지구대회 2일차 '기본소득과 인간 해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번째 전체세션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교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가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정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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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질문1.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님의 발표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돈이 지불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그 지불 금액이 얼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그 지급금액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나 지방, 중소도시와는 다를 텐데요 이런 지역간 격차를 고려했을 때 지방정부의 역할에 기본소득 제공의 자치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또 민주주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뭔가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기 때문에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각 개인들간의 상호작용이 더 강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답변1. 기본소득이라는 것은 개인적이면서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금액이 지불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개인의 빈곤선을 탈출하는 정도가 최저선이 될 것입니다. 또한 옆마을과 기본소득 제공 금액의 차이가 나면 많이 주는 곳으로 이사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본소득 지급에서는 공간적인 범위가 넓을수록 좋다는 게 전제입니다.

질문 2. 강남훈 교수께서 월드와이드웹이 무료로 배포된 것처럼 인터넷을 통한 사업이나 이에 확장된 형태인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공공제의 성격을 가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그런 데이터를 전부 무료로 공개하자는 건지, 데이터 이용에 세금을 매기자는 건지 궁금합니다.

답변 2. 알고리즘을 가진 사람이 그것으로 수익을 내는 것에 세금을 매기자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가진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은데 그 사람들에게 모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질문 3. 다비드 카사사스 박사님은 기본소득이 협상력 강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노동에 있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협상력 강화와 노조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3. 노동에 있어서 노조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과거의 역할에 안주해야하는가의 문제에 대해선 기본소득이 지급됨에 따라 강화되는 개인의 협상력에 노조도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4. 지금까지 알려진 인간의 부의 생산이라는 것이 대단히 사회적이고 지반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반대로 부의 분배는 개인적으로 이루어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불평등을 확대하는 시스템이 가능한 것이 놀랍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결방법은 혁명적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상당히 온화한 정치적 의제인지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혁명적 의제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5. 기본소득이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함과 불공정한 소득 분배의 문제를 전부 해결하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어도 노동조합이 필요하듯이 인공지능 시대에 기업가들을 대변하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인공지능도 있어서 그것이 협상력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과거의 물결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총과 칼을 든 것만 혁명이라고 생각하는데 혁명이라는 것이 과정도 포함되어 있듯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있어서라면 기본소득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그:#기본소득,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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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미래학을 기반으로 한 미래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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