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29일 오전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야간 자율학습(아래 야자)에서 학생들을 해방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강제로 폐지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강력하게 권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교육감은 "학교장 권한이기에 강제할 권한은 없다. 안 한다고 징계를 하거나 그러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교장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쨌든 원칙은 폐지"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또한 "입시·성적·성과 위주의 경쟁 교육이 '야자'라는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어 냈다"며 "이제 이 비인간적인 틀에 학생들을 가두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 '알파고' 시대에 맞는 창조적인 학생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폐지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9시 등교로 학생들 아침을 만들어 줬으니, 야자를 폐지해서 학생들 저녁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찍 등교해서 야자나 학원까지 가는 비정상적인 고교 교육 정상화 첫걸음이 야자 폐지"라며 "시·도 교육감 협의회 논의를 거쳐 가능하면 전국 시·도가 함께 야자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야자를 대신할 '(가칭) 예비 대학교육과정'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와 관심 분야를 스스로 찾고 자신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 교육감은 "이 프로그램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세월호 진실 규명, 국가 성실한 노력 기울여야" 이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교육감은 "그때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취임할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왔다"라고 설명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간담회는 경기도 교육청 공식 페이스북과 이재정 교육감 개인 페이스북에 생중계됐다.
이 교육감은 야자 폐지와 함께 '주 5일 수업체계에 맞는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혁신교육과 꿈의학교 등을 활성화해 학교 교육이 '대학진학'의 과정이 아닌 미래의 삶을 이루어가는 토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16 세월호 참사에 관한 언급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이 교육감은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모든 일이 풀리지 않았고,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문제도 진실 규명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250여 명의 학생이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진도 앞바다에서 희생당한 것은 국가적 책임"이라며 "우리 사회와 국가가 좀 더 성실하게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그동안 416 참사로 희생된 학생과 선생님을 기억하고 그 꿈을 이어가기 위해, 남부청사 현관에 분향소를 설치했고, 안산 교육회복 지원단을 설치했으며,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약전을 출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