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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 헌화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 헌화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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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외쳤다.

일본 NHK에 따르면 27일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에서 개최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후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후 미국 현직 국가원수가 히로시마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안내를 받아 피폭의 실상을 전하는 히로시마 평화공원 전시관을 둘러본 뒤 원폭 투하 희생자 위령비(히로시마평화도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장하며 200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 연설에서 "히로시마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전 세계가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부터 71년 전,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아침 하늘에서 죽음이 내려왔고, 세상을 바꿔놓았다"라며 "섬광과 불꽃의 바다가 하나의 도시를 파괴하고 인류가 스스로 멸망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으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을 기억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피폭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게 될 것이지만, 1945년 8월 6일(원폭 투하)의 아침을 결코 잊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포의 논리가 아닌 용기를 갖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라며 "더 이상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파멸을 피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의 화해, 신뢰, 우정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전 세계가 다시는 원폭의 비참한 경험을 겪어서는 안 되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다"라고 화답했다.

오바마, 한국인 위령비 방문 안해... 한국인 희생은 언급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공원 인근의 한국인 위령비는 방문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연설에서 원폭 투하로 인한 한국인 희생을 직접 언급하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으로 목숨을 잃은 10만 명 이상의 일본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 수천 명의 한국인, 십여 명의 미국인 포로들을 애도한다"라며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성찰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연설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히로시마 방문이 미군의 '원폭 사죄'로 비칠 수 있다는 한국의 반대 여론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히로시마 방문 반대 요구를 받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았다. 다만 연설이 끝난 후 일본인 피폭 생존자 2명과 대화와 포옹을 나눈 뒤 히로시마를 떠났다.

앞서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원폭 사죄가 아닌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태그:#버락 오바마, #히로시마, #원자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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