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대 마지막 본회의에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참석해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황전원 상임위원 선출안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국회는 세월호참사 특조위 황전원 위원 선출안을 의결해 투표수 235표 중 찬성 127표, 반대 104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 여당 몫 추천 황전원 선출안 처리 지켜보는 세월호참사 유가족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대 마지막 본회의에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참석해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황전원 상임위원 선출안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국회는 세월호참사 특조위 황전원 위원 선출안을 의결해 투표수 235표 중 찬성 127표, 반대 104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9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세월호 유가족의 바람을 외면했다.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자리, 황전원 4.16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여당 측 전 비상임위원을 특조위 부위원장(상임위원)으로 다시 선출하는 안(새누리당 안건)이 재석 235명 중 찬성 127표, 반대 104표, 기권 4표로 통과됐다(관련 기사 : 세월호 유가족 "여당추천 특위위원들, 추한 갑질 중").

투표가 무기명으로 이뤄져 각 의원의 투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19대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찬성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1일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가 소집됐을 때 새누리당 소속 상임위원은 모두 불참해 상정을 저지한 바 있다. 여소야대 20대 국회를 앞둔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마지막까지 세월호특조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황 전 위원은 지난해 11월 특조위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진상규명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공세"라고 비난하며 위원직을 물러난 인물이다. 그 뒤 새누리당 입당을 거쳐 4.13 총선 김해을 예비 후보로 등록, 세월호 유가족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18일 '세월호 변호사' 출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도 황 전 위원의 재추천을 두고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사퇴한 황전원 변호사를 특조위 부위원장에 임명하려는 것은 새누리당이 특조위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려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천호아빠 전명선씨는 황 전 위원이 다시 특조위 활동을 하려면 유가족이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 전 위원은)국민과 유가족의 요구 사항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면서 "본인의 입장 표명이나 필요하다면 과거에 했던 발언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전원 전 위원 선출 소식에 세월호 유가족들 "기대도 안 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황전원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선출안이 가결되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허탈해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이날 국회는 세월호참사 특조위 황전원 위원 선출안을 의결해 투표수 235표 중 찬성 127표, 반대 104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 황전원 세월호참사 특조위 선출안 가결, 허탈해하는 유가족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황전원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선출안이 가결되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허탈해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이날 국회는 세월호참사 특조위 황전원 위원 선출안을 의결해 투표수 235표 중 찬성 127표, 반대 104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유가족들은 선출안 가결에 대해 "식물 국회에서 나올 수 있는 뻔한 결과다" "기대 안했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거다" 등 한 마디씩 쓴 소리를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유가족은 "너무 웃기지 않나, 여기(특조위)는 왔다 갔다할 수 있는 곳인 가봐"라면서 "나랏밥 먹는 고위직이 하기 싫으면 안하고, 나갔다가 또 (국회의원) 안 되니까 또 들어오고, 그런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뽑아주고... 또 (예전처럼) 강행하겠지"라고 씁쓸해 했다. 유가족인 홍아무개씨는 "그래도 (20대 국회에는) 오늘 같은 결과가 안 나올거다, (오늘은) 뻔한 결과라 따로 왈가왈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9대 국회는) 개판이었어."
"개가 욕해, 개판이라고 하지마."

본회의 시작 전, 회의장을 찾은 40명의 유가족들은 맨 뒷자리에 착석한 뒤 회의장으로 들어오는 19대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확인했다. 이따금 얼굴을 아는 의원들을 가리키며 한마디씩 평을 더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관련 활동을 도왔던 의원에게는 반가운 미소를, 규명활동에 반대하고 왜곡에 앞장섰던 의원에겐 여지 없이 쓴소리를 던졌다. 우원식 더민주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등을 돌려 유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방청석에 앉은 가족들도 박수로 화답했지만, 곧 국회 경위들에 의해 저지됐다.

퇴장 후 유승민, 안철수 의원실 찾아 '진상 규명' 서명 요청하기도

지난해 4월 8일 본회의 방청 이후 1년여 만에 본회의장을 찾은 유가족들이었다.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강조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유가족들은 박수를 쳤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을 다시 마주친 국회 사무처 직원 일부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 국회 방호원은 "식사는 하고 오셨나, 잘 드시고 하셔야 한다"라며 안부를 건넸다. 인사를 받은 한 유가족은 "부모 보내고는 잘 먹는데, (자식 보내고는) 그게 잘 안 된다"라고 답했다.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임명안 가결 전까지 허리를 곧추세우고 결과에 집중했던 소정 아빠는 19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은 19대 국회가 해줬어야 했는데, 결국 20대로 넘어가 답답하다"며 "언론에서 좀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다, 지상파는 꼼짝을 안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큰 기대도, 희망도 없다"면서 "20대 (국회)는 자기들이 한 약속이 있으니 기다려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본청을 나선 유가족들은 조를 나눠 국회 정문 앞에서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을 위한 1인 시위에 동참했다. 국회에 남은 17명의 유가족들은 의원회관을 찾아 진영, 유승민, 안철수 의원 등 재선의원 및 당선자를 대상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약속하는 서명안을 전달했다. 

이들이 손에 든 서명지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 20대 국회 정책 과제'를 머릿글로, ▲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 보장(특별법 개정)과 특별 검사의 임명 ▲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미수습자의 수습, 안전 교육을 위한 보존 ▲ 중대재해기업 처벌제도 신설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의 보장 ▲ <4.16피해구제및지원특별법>의 개정과 피해자 중심의 지원/추모사업으로의 전환 등 4대 약속과 실천 과제가 빼곡이 젹혀 있었다.


태그:#세월호, #황전원, #새누리당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