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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세퓨'(Cefu) 제품에 사용된 원료 의혹과 관련한 덴마크 현지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는 '세퓨' 제품이 임산부나 영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회원인 카페나 블로그에서 주로 광고를 해서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세퓨'(Cefu) 제품에 사용된 원료 의혹과 관련한 덴마크 현지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는 '세퓨' 제품이 임산부나 영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회원인 카페나 블로그에서 주로 광고를 해서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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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독성이 가장 강했던 세퓨 가습기 살균제의 진실이 밝혀졌다. 세퓨 제조사는 이 제품의 원료를 안전 기준치보다 160배의 짙은 농도로 사용했고, 여기에 옥시 제품의 원료도 섞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퓨 제조사는 이러한 사실을 숨겼고, 정부는 이를 확인하거나 걸러내지 못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세퓨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 27명 중에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퓨 제품은 2010년부터 3년 동안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됐다. 2000~2011년 수백만 개가 팔린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가 103명인 것을 감안하면, 세퓨 제품의 독성이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은 세퓨 제조사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아무개씨를 조사해 확보한 내용을 13일 언론에 공개했다.

세퓨 가습기 살균제 참사, 어떻게 일어났나

가습기살균제사건과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세퓨 오 아무개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세퓨 오 아무개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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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무개씨는 키보드 살균제 등을 만드는 H사 대표 김아무개씨와 힘을 합쳤다. H사는 덴마크의 케톡스 사로부터 키보드 살균제의 원료인 PGH 40리터 가량을 수입했다. 키보드 살균제는 잘 팔리지 않았다. 이후 오씨는 PGH를 빼돌렸고, 2008년부터 회사를 차리고 세퓨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문제는 오씨가 화학물질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세퓨 제품을 만들면서 인터넷 등을 참고했다. 오씨는 PHMG를 원료로 쓰는 옥시 제품보다 4배 짙은 농도의 PGH를 사용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PGH를 사용할 때는 옥시 제품과 비교해 1/40로 희석해야 안전하다. 결국 오씨는 기준치보다 160배 짙은 농도의 PGH를 사용한 셈이다 .

검찰 관계자는 "160배의 농도로 사용했으니, 독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씨가 빼돌린 PGH는 곧 바닥을 보였다. 그는 2010년 10월부터 PHMG가 주 성분인 공업용 항균제 '스카이바이오 1125'를 PGH와 섞어 세퓨 제품을 만들었다. '스카이바이오 1125'는 옥시 제품의 원료다.

오씨는 세퓨 제품을 두고 덴마크에서 수입한 천연연료를 사용했다고 홍보했다. 홍보 대상은 주로 임산부 등이 활동하는 카페였다. 제품에 'EU(유럽연합)의 승인을 받고 유럽 환경국가에서 널리 쓰고 있는 살균성분 PGH를 기반으로 한 무알콜, 무독성의 프리미엄 살균 솔루션',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이라는 홍보문구를 넣었다.

강한 독성을 가진 제품이 친환경 제품으로 둔갑했고, 이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다만, 검찰은 PGH와 PHMG를 섞어 세퓨 제품을 만든 전후의 피해 차이는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오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구속 여부는 늦은 오후에 결정된다.

검찰 "정부에 형사 책임? 근거 없다"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세퓨'(Cefu) 제품에 사용된 원료 의혹과 관련한 덴마크 현지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는 '세퓨' 제품이 임산부나 영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회원인 카페나 블로그에서 주로 광고를 해서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했다. '세퓨' 제품을 사용하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안성우씨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가습기살균제에 아내와 아이 잃은 피해자 '오열'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세퓨'(Cefu) 제품에 사용된 원료 의혹과 관련한 덴마크 현지 조사 내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는 '세퓨' 제품이 임산부나 영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회원인 카페나 블로그에서 주로 광고를 해서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했다. '세퓨' 제품을 사용하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안성우씨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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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퓨 제품은 PGH와 PHMG를 섞어 만들어졌지만, 제품 겉면에는 '주요성분 : PGH(원산지 : 덴마크), Water'라고 쓰였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정부가 이를 걸러냈다면 인명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검찰은 정부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파악한 바로는 정부에 형사책임을 물을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그 근거가) 현재도 없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세퓨 가습기 살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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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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