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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수) 양동인 거창군수가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청이 공식적으로 운영위원을 임명한 후 거창국제연극제가 준비되면서 국내외 연극단체들은 연극제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양동인 군수가 개최포기를 선언하면서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연극제가 사라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 의회 '거창국제연극제' 군청이 주관하는 조건으로 예산 승인 

'거창국제연극제'는 국내의 대표적 연극예술축제이자, 거창군이 자랑하는 문화관광 상품이다. 축제 기간 중에는 매년 15만 명 이상 관광객이 거창을 방문하는 등 국내외 연극인은 물론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거창국제연극제'는 27회가 진행되는 동안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에서 개최해왔다.

그러나 연극제를 주도해 온 진흥회 내부비리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었다. 감사원도 축제의 경쟁력 약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여부를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 평가등급에서는 D, F라는 최저등급을 받았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위기에 휩싸이자 군 의회는 지난해 군이 직접 연극제를 주관한다는 조건으로 군 예산 3억 2000만원을 승인했다. 전체 예산은 국비 3억 원, 도비 2억 원을 포함한 8억 2000원만이다.

거창군은 이 같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 관련부서 공무원 등이 포함되는 거창연극제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연극제 개최를 준비해 왔다. 지난 4월4일 손정우 경기대 교수를 운영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외부전문가들을 위촉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하던 연극제 준비는 지난달 4.13보궐선거를 통해 양동인 군수가 당선된 이후 이상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4월19일 거창군 문화관광과장은 운영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운영위에 통보했다.

운영위가 진흥회 내부인사들간 법적 소송에 직접 연루되지 않은 중립적인 인물을 두 명까지 수용한다고 양보안을 내놓았지만 양동인 거창군수는 지난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지역주민, 거창군의회, 문화예술단체, 언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서 2016년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 의사를 밝혔다.

거창군이 지난 9일 운영위원들에게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임용 해촉을 통보하면서 밝힌 이유는 "진흥회에서 거창국제연극제 개최방침을 통보해 옴에 따라 2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상황으로 거창군의회의 조건부 예산 승인에 충족되지 못하고 득보다는 실이 많아 부득이 개최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였다.

이 같은 거창군의 운영위원 해촉통보에 대해 운영위원회(위원장 손정우)는 '거창국제연극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거창연극제 비대위)를 구성하고 오늘(12일) 오전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동인 거창군수의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 선언 및 운영위원회 해산 철회'를 강하게 촉구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가 12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기자회견 가지고 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가 12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기자회견 가지고 있다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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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국제연극제 개최포기 축제를 기다리는 일반 시민들의 기대 저버리는 선언"

거창연극제 비대위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거창국제연극제는 군수의 사사로운 판단에 의하여 개최가 되고 마치 개인의 사유물인 것처럼 포기를 한다는 것은 거창군민과 축제참여의사를 밝힌 연극단체, 축제를 기다리는 일반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배신행위"라고 거칠게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는 이어 "▲ 사적판단의 오류로 이미 확보한 공적지원금 8억2천만 원을 전부 잃게 됐을 뿐 아니라 거창군민의 여름예술향유권 또한 송두리째 '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 국제적 망신살과 함께 5개 해외초청 결정 단체들과 국제분쟁에 휩싸일 것이며 4개 국내 초청 결정단체들의 강하고도 정당한 항의와 법적배상 문제도 거창군은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는 계속해서 거창군이 밝힌 개최포기 사유를 말한 뒤 "이것이 과연 개최 포기 사유가 되는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는 먼저 '거창군이 두 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상황을 걱정한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관이 민간단체인 진흥회, 집행위원회가 연극제를 개최하는지 마는지는 간섭을 할 수 없지만, 자금지원과 광고와 홍보, 지역 군민 설명회 개최를 통하여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지역사회나 일반시민에게 알리면 될 문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로 '거창군의회의 조건부 예산 승인에 충족되지 못하고'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특정단체를 지원하면서 드러날 거창군청의 자기 모순적 행태를 은폐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조건부 예산 승인이 충족될 수 없는 것처럼 상황을 조작하는 것이 거창군청의 명백한 의도"라고 반박했다.

세 번째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28회째에 이른 연극제의 역사와 전통에 기반한 유무형적 자산, 그리고 매년 수십만의 관광객 유치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무시하면서까지 '개최포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득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거창연극제 비대위는 이 같이 강조한 후 "▲거창군청의 파행적 행정처리 행태를 거창을 넘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는 거대하고도 심각한 국가적 사건으로 간주한다.

▲ 거창군청의 파행적 연극제 포기선언과 운영위의 악의적 해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 예술인을 행정적 명분 마련하기의 구실로 악용함으로써 예술인의 명예를 짓밟은 양동인 거창군수가 자신의 그릇된 계산을 인정하고 연극제를 거창군민과 공연예술인, 그리고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스스로 환골탈태 할 때 까지 우리의 행동은 멈추지 않겠다.

▲ 이 사태가 예술과 행정 분리의 국가적 정착을 위한 선명한 분리지표로 결판날 때 까지 지속될 것이다"고 선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거창국제연극제, #양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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