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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경남 거제 대형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일했던 30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1일 민주노총 거제지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5분경 거제시 고현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정아무개(38)씨가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정씨는 부인과 자녀 3명이 자고 있는 틈을 타 아파트 욕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시신은 거제 백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정씨는 거제 한 대형조선소 협력업체에서 8년간 일해 왔고, 반장으로 있었다. 이 협력업체는 최근 2개 반을 1개로 축소했고, 정씨는 반장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정씨는 하루 전날인 10일 이 협력업체에 사표를 냈고, 그 다음날 아침 죽은 채 발견된 것이다. 거제지역에서는 "정씨가 회사에 일이 없어 인원 감축에 따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귀가한 뒤 자살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노동자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

정씨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2개반을 1개로 축소하면서 정씨가 반장 밑에 직급인 조장을 하라고 했다고 한다. 8년간 주말도 쉬지 못하고 일해 온 회사에서 그런 상황이 되고 보니 괴로워했다고 한다"며 "업체가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만 둘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정씨가 소속되어 있었던 협력업체 대표는 "반을 축소한 건 맞고, 정씨한테 사표를 쓰지 말고 같이 일을 하자고 설득하기도 했다"며 "SNS에 인원 감축 때문이라는 내용이 나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 조사 중이고,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청업체인 대형조선소 관계자는 "아직 인원 감축은 없고, 원청업체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태그:#조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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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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