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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윤상원 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 5·18민주묘지 찾은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윤상원 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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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에는 곧 있을 4·13 총선을 준비할 국민의당 후보가 각각 1명 밖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남에서도 후보 수가 전체 지역구 수의 40%가 채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이 합리적인 새누리 이탈자를 담는 그릇이 되겠다는 안철수 대표의 주장이 힘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 이탈표를 모으고 외연 확장을 하기에는 전통적 보수 지지 세력이 밀집한 TK·PK내 세력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4월 13일에 있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지역구 후보수는 각 정당별로 새누리당 248명, 더민주 234명, 국민의당 172명이다. 전체 지역구가 모두 합하여 253곳임을 감안하면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90% 이상의 대부분 지역구에 후보를 낸 상황이다. 국민의당도 이번이 첫 총선임을 감안하면 많은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별 후보 수를 살펴 보면 국민의당 후보가 없는 지역구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라는 것이다.

대구 1/12 경북 1/13 강원 2/8 부산 6/18 경남 6/16... 전북·전남·광주는 100%

먼저, 국민의당의 지역구 후보가 가장 적은 곳은 TK(대구·경북)지역이다. 대구의 전체 지역구는 12곳, 경북의 전체 지역구는 13곳이지만 국민의당 후보자는 대구 북구 갑의 최석민 후보와 경북 안동의 박인우 후보뿐이다. 전체 25개의 TK 지역구에 후보를 단 둘만 낸 것이다. 전통적으로 TK가 보수 정당의 아성이었음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이 전통적 보수표를 빼앗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9석을 전부 쓸어갔던 강원도 역시 보수세가 강한 곳이다. 국민의당은 강원도에서 비교적 원주 갑·을 두 곳에만 후보를 냈다. 원주는 지난 지방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원창묵 시장을 당선시킨, 강원도내에서 야권세가 강한 지역이다.

부산과 경남에는 각 6명의 국민의당 후보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 을·동래구·남구을·북구강서구 을·사하구 을·수영구, 경남에서는 창원성산·창원마산회원·창원진해 ·밀양의령함안창녕·양산 갑·산천함양거창합천이다. TK 지역에 비해서는 후보가 훨씬 많이 나온 상황이지만 전체 지역구가 부산 18곳, 경남 16곳임을 감안하면 국민의당 후보가 있는 곳은 전체 지역구의 40% 이하이다. 반면 전라남·북도와 광주에는 총 28곳 모든 지역에 지역구 후보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되면 안철수 대표가 말한 바와 같이 합리적인 새누리당 지지층이 이탈하여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다수를 차지하는 TK·PK 지역의 표를 담을 '그릇'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새누리당 지지층이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선거는 만만하지 않다. 대부분의 수도권 국민의당 후보는 정치 신인들이기에, 조직을 이미 구축해 놓은 현역의원과 맞서 싸워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또, 유권자의 사표 방지 심리로 인해 막판에 전략적 투표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의당이 힘을 발휘하기 가장 좋은 곳은 무소속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와 강하게 맞붙는 대구나 격전의 수도권이 아니라, 국민의당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낸 호남일 확률이 높다.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선택과 집중으로 더민주를 밀어내고 제1야당이 될 수도 있고, 저조한 득표로 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뚜렷한 강점과 이념적 차이가 없는 제 3당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3당 합당 이후, 제3당으로 기능한 정당은 주로 '충청의 맹주' 정당과 진보 정당이었다. 과거 자유민주연합과 자유선진당은 충청 지역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시도했기 때문에 제3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고, 진보 정당들은 양당과 구분되는 뚜렷한 이념적 정체성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국민의당이 뚜렷한 이념적 정체성으로 새로운 길을 찾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아 보인다. 하지만 지역 맹주가 되기에는 그동안 말해온 '국민'의 이름이 아쉽다. 양당 구도에 정말로 변화가 생길지, 총선 결과가 주목된다.


태그:#국민의당, #더민주, #총선, #후보,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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