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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시 김해에는 책모임들이 구석구석 책 이야기 꽃을 피운다. 평범한 주부들이 평소 주부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타인과 함께 공동의 책 주제를 이야기하며 행복한 삶을 열어가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베스터셀러보다 의미가 있고 주제가 있는 책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김해의 평범한 주부들로 구성된 인문학 독서모임 '인문마실' 회원들이 책모임을 하는 이유다. 그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12시까지 김해시 가락로94번길7에 위치한 소리작은도서관에서 장소를 지원받아 책모임을 하고 있다.

서로의 눈길이 오가며 언니, 동생하면서 토닥토닥 책 읽는 기쁨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인문마실' 회원들을 만날 수 있다.

2012년도 여름 화정글샘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시민 인문학교실 수업에서 몇몇 수강자와 인연이 되어 김동규(인제대 사회철학)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4년째 자생 인문학독서모임으로 운영 중이다.

인문마실의 의미는 인문학이라는 학문을 하나의 소통으로 마실가자라는 뜻이며 "마실언니들 도서관에 마실가자"라는 말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4명으로 시작하다가 지금의 독서회 회원은 강사, 전업주부, 자영업, 학교봉사도우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8명의 주부와 시각장애인 남성도 1명이 신규로 들어와 총 19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다. 멀리 1시간 거리에도 열정적으로 책모임에 참석하는 회원들도 많아 인문마실은 그들의 작은 삶의 공간이자 생각의 공간이다.

모임의 운영은 김동규 교수의 주제 선정을 통해 교육, 미학, 영화, 건축, 사진, 철학 등의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정하고 회원들이 그 중에서 한 권의 책을 정하여 책을 읽고 정기모임 때 두세 달 간 깊이있게 회원끼리 자유롭게 토론을 한 다음 궁금한 것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책과 함께 관련 영화도 보고 문화관련 전시, 기행도 하는 등 폭 넓게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첫해에는 부산외대 박형준 교수를 모시고 부산에 활동 중인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은 <일곱편의 연예편지>로 책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지역작가 한 분을 모셔 북콘서트도 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꼭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 문제, 교육에 관한 것, 시집에 관한 얘기, 남편이야기 등 일상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바탕 수다가 이어질 때도 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가 이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회원들은 밴드와 온라인카페에 하루 토론한 내용을 작성하여 공유하고 자기의 생각들을 온라인상에 후기를 담아낸다.

독서모임을 마치고 회원들은 "오늘도 심봉사 눈 뜨고 갑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특히, 회원들은 동상동의 외국인 식당에서 모임을 하여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간다. 부산의 한 노숙자단체에 옷과 생필품을 기부하는 등 아름다운 봉사도 하고 있다.

장영선 회원은 "어머니끼리만 독서모임하다 보면 전문지식이나 가벼운 시각들로 깊이가 없어 편향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인문마실은 교수의 도움으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시선들을 보고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와 생각들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책을 좋아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독서회에 참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함께 책 읽는 기쁨을 공유하고 자기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면 지역의 작은 책모임에 가입해 보면 어떨까?


태그:#인문마싧, #책모임, #인문학, #독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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