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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
 김광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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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 원(5억6000만 달러)의 현금이 유입됐고, 작년에만도 1320억 원(1억2000만 달러)이 유입됐으며,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190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는데, 그것이 결국 국제사회가 원하는 평화의 길이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의 하나를 이렇게 설명했다.

"북측 노동자들 임금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으로 전용된다는 의혹은 개성 공단이 만들어질 때부터 민감한 문제였기 때문에 여러 번 점검했었다. 2007년과 2008년 무렵에 이런 조사를 해봤다.

북한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전부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북측 노동자들의 쌀 소비량과 그 쌀 구입비를 계산해봤는데 물류비가 적게 드는 중국 동북3성 지역의 저렴한 쌀값을 기준으로, 임금의 절반이 조금 못 되는 정도가 필요했다. 여기에 주거비와 의류 비용까지 추가하면 전용할 수 있는 몫 자체가 거의 없게 된다."

개성공단 행정·지원기관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약 10년간 법무팀장으로 일했던 김광길 변호사는 12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개성공단에 근무하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핵무기 개발 등에 전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면서 홍 장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2004년 10월 개성공단관리위 창립 때 법무팀장을 맡아 2013년 2월까지 근무한 데 이어 2014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중국 연변대 교환교수로 북중경제협력에 대해 연구했다. 현재 그는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쌀 구입비에 주거비·의류비까지 추가하면 전용할 몫 거의 없어"

 김광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
 김광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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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또 "개성공단 초기에 북측의 중앙지도개발총국과 계약을 맺고 근로자들에게 식품·의류 등 생필품을 공급하는 호주교포 송용등씨는 북측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상당액이 자기에게 온다고 진술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전용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동안 통일부가 밝혀온 것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요즘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북한에서 제일 잘 사는 사람들이라고들 하는데, 다 뺏겼으면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나"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통일부는 전체 임금 중 북한 당국이 교육과 의료 등에 대한 공공서비스 관련 인력지원과 사회간접시설 구축비용으로 쓰는 '사회문화시책비로 30%를 가져가고 남은 70%를 현물(물품교환권)과 현금으로 노동자들에게 지급한다'고 설명해왔으며, 2006년 11월에는 임금 지급액의 70% 정도가 순수하게 북측 근로자에게 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또 "북한 근로자들이 현물을 받는 개성시내 물자보급소에 개성공단관리위 직원들이 가서 어떤 물자가 배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사진도 찍어서 통일부에 보고한 적도 있다"라면서 "미국의 의회조사국도 임금 전용 문제를 지적한 것은 거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개성공단 중단 성명발표 뒤,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됐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얼마가 들어갔다고 확인된 부분은 없으나 우려 등은 있었고,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성명 취지와는 다른 말을 한 것이다. - 기자 말)

북, 남측 자산 전면 동결... "몰수 안한 것은 여지 남긴 것"

김 변호사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모든 남측 자산을 전면 동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자존심을 강조하는 북한이 '우리도 화났다, 하기 싫으면 당신들 나가'라고 한 것이지만, 몰수가 아니라 동결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대 섞인 전망'이라고 전제한 뒤 "임금 등 북한이 남한에게 받아야 할 돈과 남한이 갖고 나와야 할 물품 등이 상당수 그대로 남은 상황인데 이는 남북이 다시 만나야 할 여지를 남긴 것"이라면서 "부부 관계로 보면 별거는 했지만 최종 이혼을 위해서는 법정에서 다시 만나야 할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김 변호사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안보분야, 경제분야 그리고 법치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최전방 군사지역이었던 개성에 공단이 만들어짐으로써 얻은 안보적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제 다시 군대가 주둔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한이 입는 경제적 손실보다 우리 기업인들의 피해가 훨씬 큰 것은 물론이고,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 즉 코리아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금리·주식 등의 변동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정부는 어떤 법적 근거로 우리 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못하게 하고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 말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 헌법은 국가안보 등 긴급상황에서는 대통령이 긴급명령이나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내리고 그 뒤에 국회 승인을 받게 해놨는데, 이번처럼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이 나와서 가동 중단을 선언한 것은 법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가 분석한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방침의 문제점과 그의 개성공단 생활 등을 담은 <한통속>89회는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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