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대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대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백악관을 향한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현지시각으로 1일 시작된다. 아이오와 주의 인구는 310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먼저 경선이 열린다'는 상징성과 경쟁 후보들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어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패에 따라 앞으로 7개월간 이어질 경선 판도의 주도권·언론의 관심·선거자금 규모 등이 크게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양당 대선 주자들은 아이오와 민심에 사활을 걸었다.

아이오와를 잡은 자, 백악관까지 간다?

인디언 부족회의에서 유래한 코커스는 유권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공개 경선)와 달리 당원만 참여할 수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주에서는 오후 7시(한국시각 2일 오전 10시)까지 각 기초선거구에 지정된 장소에서 당원들이 모여 대선 후보를 선택한다. 

공화당은 후보들이 지지를 선언하고, 당원들이 각자 선호하는 후보에 투표하는 방식이다. 반면 민주당의 방식은 다소 독특하다. 당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 뒤 투표가 아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팻말 주변에 모이는 방식이다. 득표율이 15% 미만인 후보를 선택한 당원의 표는 무효가 되고, 이들은 또 다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민주당이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72년 아이오와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코커스를 열기 시작한 이후 이곳에서 1위를 한 8명 가운데 6명이 경선에서 최종 승리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1976년 무명의 지미 카터가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고, 여세를 몰아 대선까지 승리하며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을 꺾고 아이오와를 거머쥐며 경선과 대선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바 있다.

물론 아이오와 코커스가 대선 후보직을 완전히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와 달리 아이오와에서 패했지만, 경선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대선까지 연거푸 승리했다.

반면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첫 대권 도전인 1980년 아이오와에서 승리하고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패했다. 릭 샌토럼이나 마이크 허커비도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리를 경선이 끝날 때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낙마했다.

최종 결과에 상관없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은 확실하다. 더구나 이번 대선은 각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아이오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치열한 접전, 아이오와 표심은 누구에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코커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코커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힐러리가 국무장관 경험이 있고 인지도가 높아 전국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아이오와에서는 버니 샌더스와 오차범위 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CNN 방송이 지난 1월 28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가 4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45%의 샌더스를 제쳤다. 하지만 오차범위가 ±4%포인트라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한 승리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지난 1월 20일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가 51%의 지지율로 43%의 힐러리를 제친 것을 고려하면 승리를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

8년 전 아이오와에서 오바마에게 패하면서 결국 경선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셨던 힐러리로서는 더욱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힐러리는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1급 비밀'을 다룬 것이 밝혀져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러므로 이를 극복하려면 아이오와에서의 승리가 절박한 상황이다.

반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힐러리를 바짝 뒤쫓는 샌더스에게 아이오와 코커스는 '돌풍'을 '태풍'으로 바꿀 좋은 기회다. 인지도가 부족한 샌더스는 8년 전 아이오와에서 힐러리를 꺾고 대권까지 차지한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 방정식'을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에게도 아이오와가 중요하다.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2위 그룹과 격차가 좁은 곳이어서 만약 트럼프가 아이오와를 잡고 기세를 올린다면 공화당 경선을 훨씬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트럼프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28%의 지지율을 기록, 23%를 얻은 2위 테드 크루즈를 제쳤다. 하지만 이 역시 오차범위 ±4%포인트를 고려하면 트럼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반대로 경전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유력 주자로 불렸으나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돌풍에 밀려 '군소 후보'가 된 마르코 루비오와 젭 부시 등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발판삼아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영향력만큼이나 경선과 대선 과정도 세계 최대의 '정치쇼'로 불린다. 특히 올해는 최초의 여성 후보(힐러리), 최초의 무소속 좌파(샌더스), 최초의 쿠바계 후보(루비오 마르코), 도널드 트럼프 등 다양한 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태그:#미국 대선, #아이오와 코커스, #당원대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