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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다양한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같은 고민에 속해 있는, 청소년인 필자가 직접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학교 급식의 비리에 대해 직접 학생들에게 알리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학교를 변화시킨 충암고등학교 동아리 법·사회학회 회장 유효준씨를 인터뷰해보았습니다.- 기자 말

2015년, 충암고등학교에서 급식 및 시설 비리가 드러나 큰 논란이 일어났다. 대형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각 언론사의 중심 꼭지로 만 하루 이상이 노출되었던 충암고의 급식비리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당시 언론을 통해 먼저 이 사건을 접한 충암고 동아리인 법·사회학회 학생들은 다른 교우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며 비리 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 중심에는 동아리 회장이었던 유효준씨가 있었다.

충암고 학생 100여 명 정도가 급식을 거부하고 교문 밖으로 나가 외부의 음식을 사먹거나 밥을 굶었다. 곧이어 대형 언론사들 역시 봇물 터지듯 충암고의 비위 사건을 다뤘다. 급식이 비로소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10월의 어느 날, 새 기름으로 튀긴 돈가스가 급식으로 나왔다. 학생들의 '조용한 시위'가 성공으로 끝난 것이다.

전국 대부분 학교들이 1주일간의 짤막한 수업을 위해 개학한 2월의 첫 날, 서울 홍제동의 한 카페에서 충암고 동아리 법·사회학회의 회장 유효준씨를 만나보았다(관련 기사: "식용유 재사용 급식이라니" 등굣길에 전단 뿌린 충암고 고3들).

수능 점수 1점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

 충암고 급식비리 사건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유효준 씨.
 충암고 급식비리 사건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유효준 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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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질문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로 시작해본다. 요즘 학교 급식은 잘 나오는가.
"급식을 안 먹은 지 오래 되긴 했다. 수능 이후로 정식 수업이 끝나서 급식을 아예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식 비리에 대해 발표를 하고, 인터뷰를 한 이후 급식을 먹었을 때에는 전보다는 훨씬 나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러 학생들이 수능 이후에도 개선된 상태 그대로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학교 측에서 식재료나 조리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다만 급식 비리에 대해 폭로한 이후에 나온 질 좋은 급식들이 일시적인 보여주기식이 아니었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좋은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말이다."

- 내부고발자의 가장 큰 문제가 보복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학교 측에서 보복이나 압박을 주지 않았을까 우려되는데, 혹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사실 굉장히 우려하긴 했었다. 인터뷰를 하고, 유인물을 나누어주면서도 그러한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학교 측에서 별도의 징계나 불이익 등의 보복은 없었다. 하지만 전에는 자주 대화해주시던 선생님들도 학교 고위직 분들의 눈을 의식하여 대화를 피하시려는 경우도 있었다. 그 분들은 이해가 간다.

같은 교우들이 이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네가 학교 급식비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개인의 출세 발판으로 쓰는 것은 아니냐, 정치적인 목적이 있느냐 등의 비난이 있었다. 10월 초에 수시 면접이 한창 진행중이었고 수능을 앞두었던 상황이었는데, 학교의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에 입시에 있어서 불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

- 어떻게 해서 급식 문제에 대해 폭로할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법·사회학회가 사회 불편에 대한 제도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토론, 논의, 연구를 하는 동아리였다. 활동을 하다가 서울시교육청의 급식비리 감사결과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동아리 부원들에게 연락을 했다. 우리가 급식을 먹는 소비자 입장이니 말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학교는 물론 어디에서도 관여할 권한이 없다, 이에 대해서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알 권리가 있으니, 이에 대해 알리고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장 수능 점수 1점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병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다행스럽게도 동아리 부원들이 동참해주어서 인쇄물을 돌리고, 언론과 접촉하게 되었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걱정이 많으셨다. 그렇다고 해서 멈추려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들 마음이 이해는 가지만 이미 시작을 한 만큼 변화를 끝까지 이끌어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가족들이 허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일단 급식을 개선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 당시의 반응에는 '청소년이 대견하게 이런 일을 한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따라서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 사건과는 별개로, 청소년 공익상담회에서 만났던 변호사, 노무사분들이 법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도 감사드린다. 처음에는 위축되고 부담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넷 댓글이 사실 '공부해야 되는 애들이 왜 이러고 있냐' 이런 반응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댓글 대신 '잘 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를 밝게 만들 학생들이다, 대견하다' 이런 반응이었다.

격려의 댓글을 보고 위축되었던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사건 당시에 도와주신 정의당 김제남 의원님께 감사드린다. 활동 당시에도 보좌관 분들을 현장에 오게 해 주셔서 학교 측의 혹시 있을 압력으로부터 보호해주셨기 때문이다."

"학생들, 항상 문제의식 가져야"

 유효준 군 등 충암고등학교 법·사회 동아리 소속 학생 3명이 5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충암중·고등학교 정문에서 이 학교 급식 비리를 다룬 기사 복사본을 친구와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유효준군 등 충암고등학교 법·사회 동아리 소속 학생 3명이 2015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충암중·고등학교 정문에서 이 학교 급식 비리를 다룬 기사 복사본을 친구와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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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과 사회 현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진학도 법대로 진학하게 된 것으로 안다. 어떻게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원래 노동 현안에 관심이 많았는데, 생각보다도 많은 사람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을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청소년 공익상담 계정도 운영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을 상담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점이 있었다. 법에 대한 무지와 의식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묵묵히 참고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법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 부당한 대우에 처한 약자를 구제하는 일을 할 것이다."

- 현재도 걱정이 약간 있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재발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이 변화의 시작이 끊기지 않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용기내서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개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 나선다고 생각하며 낙인을 찍는 행태도 걱정이다. 그 사람들이 고민하고 자신의 피해와 희생을 감수하고 나서는 것이기 떄문에, 단순히 '기회주의자'다, '분탕꾼'이다 등의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용기를 내서 변화를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 현재 충암고의 주변에 위치한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또 다른 재단 내 사건이 생긴 상황이다. 또, 충암고의 급식도 언제 제자리로 돌아올지 모른다.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진단하는가?
"교육 서비스의 소비 당사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 너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이 너무 관행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권익에 대해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는 의식변화가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감시 또한 체계적이지 못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관행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문제가 타파되는 것이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 후배들, 동급생들, 그리고 비슷한 문제로 교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사건들이 앞으로 없어야 하겠지만, 항상 문제의식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에게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즉각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조리를 고발하는 대부분의 '내부고발자'가 많은 불이익을 받아왔다. 유효준씨 역시 학교 비리를 알리는 과정에서 위협이 있지 않았을까 걱정했고, 실제로 내부고발을 통해 도움을 받은 교우들이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많은 용감한 이들이 내부고발을 통해 사회의 안녕과 공익에 기여해왔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사회가 조그마한 안전을 얻기 위해 조금이라도 자유를 포기하면, 사회는 가치가 없어지고 양쪽 모두를 잃게 된다"라고 말했듯, 당장은 시끄럽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한다.

덧붙이는 글 | 옆동네 1318은 자신이, 또는 내 옆의 친구가 우리 사회의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터뷰어 제보를 기다립니다. 덧붙여 현재 97년생(빠른 98년생) 분들은 2월까지만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학년도에 맞춘 연재기획이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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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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