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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NUS에서 제작한 옷
 SINUS에서 제작한 옷
ⓒ S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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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명절하면 우리 전통의상 한복을 떠올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복을 입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복진흥센터가 지난 2014년 11월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복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관리와 세탁이 어렵다(32.6%)', '입는 방법이 까다롭다(23.1%)', '동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저고리(14.6%)'를 꼽았다. 즉, 불편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이 나왔고,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활발하게 전파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한 가지 남아있다. 원래 한복은 한국의 대표적인 예복이었다. 돌잔치에서부터 성년식 등 각종 관혼상제에서 빠지지 않았던 것이 한복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서양식 예복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결혼식, 회사 면접, 각종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는 으레 정장이 있었다. 이제 한복은 결혼식이나 명절이라는 틀에 갇혀 다른 자리에 입고 가려면 불편함뿐만 아니라 민망함도 감수해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

'품 넓은 옷'이라는 뜻의 SINUS(sinus32.com)를 만든 홍지혜(27)씨도 이 같은 고민을 했다. 사범대를 다니며 정장을 많이 입었던 그는 카라(옷깃)가 있는 옷을 많이 입으면서 차이나카라가 있는 것처럼 코리안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복을 좋아했기에 한복도 다양한 모임과 장소에서 입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자 하나둘씩 만들던 것이 'SINUS'로 발전했다.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지 이제 3개월밖에 안 된 청년 창업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그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지혜 SINUS 대표
 홍지혜 SINUS 대표
ⓒ S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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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NUS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복 정장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차이나카라는 있는데 왜 코리안카라는 없을까? 거기서 한복정장, 코리안카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렇다면 '한 벌'로 할 순 없을까 하다가 코트가 생각났어요. 추운 날 옷을 껴입어도 편했으면 좋겠고. 패딩은 부피가 커보여서 싫었어요. 솔직히 정장 입으면 어디서나 단정하게 보이잖아요? '단정하면 차려입지 않아도 평균 이상은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 요즘에는 생활한복 브랜드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SINUS가 다른 한복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남녀의 구별이 없다는 점이 크죠. 한 번은 옷을 코디하려고 옷장을 열어봤는데 제 옷장에 남동생 옷이 더 많았어요. 동생이 옷을 사고는 제가 더 잘 어울린다고 주었던 적도 많았죠. 이때 성별의 구분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었고, 거기서부터 젠더리스를 지향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우터만 제작하고 있어요. 준비된 디자인들도 아우터고 앞으로도 외투쪽을 주로 제작할 것 같아요."

- 입고 계신 코트를 보니, 양장하고 한복이 융합되어 있는데.
"사실 사범대를 다니면서 정장을 많이 입게 되었어요. 그래서 옷깃이 있는 옷이 더 편해요. 원래 살이 조금이라도 찌고 코트를 입으면 팔뚝이 끼는 게 고민이었는데 한복은 팔이 편하다는 생각이 스쳐 한복의 패턴을 가져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죠."

- SINUS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겨울에는 한복을 예쁘게 입고 겉옷은 패딩을 입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는 전통 한복들은 얇고 추웠고, 안에 무언가를 껴입을 수 없어서 겉에 두꺼운 옷을 입어야 했죠. 한복뿐 아니라 다른 옷에도 어울리는 외투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다 회사를 다니게 되었는데, 한복 입기를 좋아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현실에서는 정장을 원했어요. 생각해보면, 둘 다 예복이잖아요?

성격은 같지만 정장은 한복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왜 한복은 정장처럼 될 수 없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코트 원단으로 두루마기를 만들게 된 게 2012년 겨울이었어요. 그 옷을 입고 회사를 다녔는데, 사내에서 주문을 넣을 정도로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그 외에도 할로윈에 매년 참여하면서 옷을 만들고 직접 입고 다니기도 하고, 개인 주문을 받아서 팔기도 했어요. 이렇게 보면, '사업해야지' 한 게 아니라 필요한 걸 만들다 보니 사업이 된 경우에요."

- SINUS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족들은 완전 반대해요. 굳이 사범대까지 나와서 왜 교사를 하지 않고 그런 걸 하느냐는 반응이에요. 사실 SINUS를 시작할 때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어요. 가족들에게도요. 그래도 좋아하니까 공부보다는 이쪽에 집중을 하게 되더라고요."

- 한복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중학교 때 알게 된 일본 펜팔 친구가 성년식이 있다고 일본에 놀러오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어머니께 '나도 기모노를 입고 싶다'고 했어요. 사실 그때는 한복의 존재도 몰랐거든요. 어머니께서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넌 한국 사람이니까 한복을 하나 지어줄게'라고 하셨어요. 며칠 밤을 새시면서 맞춤 디자인으로 주문 제작하셨더라고요. 성년의 날에 받았고, 생각보다 예뻐서 자주 입고 다녔어요. 한복을 입고 다니니 사람들이 칭찬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위해 싫어하는 것 아홉 가지 하기

- 전공이 특수교육이잖아요. 비전공이라서 느끼는 고민이 있을 텐데.
"생각보다 많죠. 옷을 만들다가 의문점이 들었을 때 바로 물어볼 수 있는 범위가 한복을 전공한 친구들에게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정장과 한복을 섞는 것은 둘 다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한복은 3년 정도 공부해서 이제 눈에 조금 보이는데 양장은 많이 부족해요. 올 상반기에는 '손으로 만드는 수트(suit)' 과정에 등록하려고 해요."

- 그럼에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좋아하고 재밌으니까요. 롤 모델을 찾다 'Sang-a백'으로 유명하신 임상아씨의 책을 읽었어요. 가수이셨다가 디자이너가 되신 거잖아요. 저도 패션 업계로 가려고 했는데, 집에서는 제가 교사가 되기를 원하시다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그분이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위해 싫어하는 것 아홉 가지를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나요. 사실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죠. 홍보도 어렵고, 글 쓰는 것도 어렵고. 하지만 옷을 가지고 노는 게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홍지혜 SINUS 대표
 홍지혜 SINU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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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사이즈를 늘릴 계획이에요. 풍채가 좋은 분도 입었을 때 단정하고 예뻐 보일 수 있도록. 본래 한복이 사이즈에 인색하지 않은 것처럼요."

- 지혜씨도 어떻게 보면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하신 거잖아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생각보다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는 것. 이 점은 정말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해요. 자부담 비율이 꽤 크게 느껴지거든요."

- 이제 막 창업을 시작한 입장에서 정부나 여러 기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하드웨어 스타트업, 제조업 분야에도 신경을 써주고 독려해주셨으면 해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옷장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고, 하나로 뭔가를 다 해결했으면 좋겠고, 추위를 많이 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무엇인가를 하고 있어요. 예쁘게 지켜봐주었으면 좋겠고, 응원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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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에디터만 아는 TMI'를 연재합니다.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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