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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9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어 인천에 있는 해양경비안전본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예비비로 사용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이전 비용 예산안이 부결되자, 예비비를 사용키로 했다.

국무회의가 의결함에 따라 세종시 이전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그렇게 해경은 37년 만에 인천을 떠나게 됐다. 해경은 떠났지만, 해경 이전에 대한 책임론은 이번 20대 총선 때 인천지역 최대 쟁점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전 결정이 확정된 이튿날 여야 간 책임공방이 바로 시작됐다. 먼저 20일 오전 더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홍영표, 부평을)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규탄했다.

더민주 인천시당은 우선 "지난해 11월 더민주 박남춘 의원은 해경본부를 인천에 존치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친박 실세를 자임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해달라는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소위에서 해경 이전과 관련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국회를 거치지도 않고, 법률조차 어기면서 '예비비 사용'이라는 꼼수를 사용해 '해경 세종시 이전'을 강행했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더민주의 비판은 새누리당으로 이어졌다. 더민주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차례에 걸쳐 여권 실세인 유정복 시장과 윤상현, 황우여, 이학재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할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은 유정복 시장과의 대화, 유일호 경제부총리와의 면담 등에 야당이 참여하지 않아 해경 존치가 무산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다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할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국무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더민주는 이를 '무효' 라고 선언한 뒤, 유정복 시장과 윤상현, 황우여, 이학재 의원 등이 지금이라도 나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천 여야민정 협의체의 면담'을 주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홍영표, 사진 가운데)은 20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인천지역 여권실세를 향해 해경 이전에 대한 책임을 물은 뒤, 대통령 면담 추진을 촉구했다.
▲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홍영표, 사진 가운데)은 20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인천지역 여권실세를 향해 해경 이전에 대한 책임을 물은 뒤, 대통령 면담 추진을 촉구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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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인천시당 또한 20일 오후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다만, 야당에 책임을 물으며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해경을 인천에 존치시키기 위한 법률적·정치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우선 "해경 이전의 부당함을 알리고 인천 존치를 위해 그동안 시민단체는 물론 야당과 합동으로 대응했다. 또 지난 14일 차관회의 직후 16일엘 대책회의를 열고, 1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면담 하는 등 국무회의 통과 저지를 위해 막판까지 노력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아직 이전 집행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예비비 항목에 해경본부가 명시돼 있지 않고, 설령 해경본부가 이전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집행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또한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논의 중이며, 지역 국회의원이 제출한 권한쟁의 청구와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이 남아있는 만큼, 법률적·정치적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그런 뒤 더민주를 겨냥해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음에도 지레 포기하고 남의 탓이나 일삼으며, 시민 분열을 통해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배격시켜야 할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인천시당(창준위)은 20일 오후 성명을 발표해 "해경 이전은 고집불통 박근혜 정부와 두 말하기에 능한 새누리당, 무기력한 더불어민주당이 빚어낸 결과"라고 비판한 뒤, "새누리당은 인천시당은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지만 같은 당 박종준 예비후보는 세종시대를 환영한다고 한다. 야당이 해경 이전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여론몰이를 하기 전에 자기모순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해경 이전, #진박, #더민주 인천시당, #새누리당 인천시당, #20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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