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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해 '8.25 합의' 이후 5개월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8일 정오에 전면재개한 가운데 경기 중부전선에 설치된 대북확성기의 모습. 이번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았으며, 최근 화제가 된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도 포함되었다. 최전방 부대 11곳에 설치 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시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 이애란 노래 '백세시대' 포함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해 '8.25 합의' 이후 5개월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8일 정오에 전면재개한 가운데 경기 중부전선에 설치된 대북확성기의 모습. 이번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았으며, 최근 화제가 된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도 포함되었다. 최전방 부대 11곳에 설치 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시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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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8.25합의'로 중단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8일 정오 재개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이다.

북한이 '최고 존엄'으로 떠받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핵심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격렬한 대응이 예상된다. 8일은 김 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불과 다섯 달 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4일 북한이 설치한 지뢰 폭발로 장병 2명이 다친 데 대한 응징 차원에서 6일 뒤인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었다.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우리가 '서해 NLL에서의 우발 충돌 방지'를 얻는 대가로, 북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같은 달 16일에 스피커를 끈 지 11년 만이었다.

북한은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8월 20일 경기도 연천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두 차례 포격을 가했고(북한은 포격사실 부인) 남측도 대응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48시간내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선언해 군사적 충돌 카운트다운까지 들어갔던 상황은, 다행히도 '8.25합의'로 종결됐다.

지난해 8월보다 돌파구 찾기 어려운 상황

똑같은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이지만, 현재 상황은 지난해 8월보다 돌파구를 찾아내기 어려워 보인다. 두 가지 면에서 그렇다.

우선 당시에는 '지뢰 사건에 대한 북한의 유감 표명'이라는 협상 고리가 있었다.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의 전례도 있었기 때문에 출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원인인 4차 핵실험은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김정은 시대의 국가전략 차원에서 한 행위라는 점에서, 북한이 유감 표명을 할 가능성은 없다. 이것은 곧 핵실험 중단과 비핵화를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핵실험의 경우 중단할 수 있는 명분이나 퇴로를 찾기 어려운 조치라는 점에서 지난해 8월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사망한 북한 김양건 대남비서의 부재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는 지난해 8월 20일 오후 북한의 포격이 끝난 직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편지를 보냈고, 이것이 '8.25합의'의 단초가 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그의 사망을 알리는 기사에서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 견실한 혁명 동지'라고 표현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그의 빈소에 가서 오열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오랜 기간 대남 정책을  관장하면서, 동시에 남쪽에서도 '인정'받는 인물은 거의 없다.

'관계 개선 의사' 편지 보냈던 김양건... 대체 인물은 누구?

지난해 12월 사망한 북한 김양건 대남비서.
 지난해 12월 사망한 북한 김양건 대남비서.
ⓒ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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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현재 상황에서는 북에서도 장악력과 추진력을 갖고 김 위원장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측근이 있어야 하는데, 김양건 비서 사망 이후 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문제를 피도 안 흘리고 해결했다'며 '8.25합의'를 '8.25대첩'이라 부르고, 당시 북측 대표였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비서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한 북한 정권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무시하고 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저강도' 상황이 장기화 하는 경우에도, 결국은 남북간 물리적 충돌의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태그:#대북 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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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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