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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강정천을 넘어선 도로에 먼지가 가득하다. 공사가 시작된 지난 2011년부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현재까지 이곳에선 먼지 사라질 날이 없다. 공사 차량들이 지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해군기지 공사장에 길가의 공사 먼지를 치워달라고 해도, 서귀포시청 녹색환경과에 민원 전화를 넣어도 한참 후에 살수차가 나와 물 한번 뿌리는 행위가 고작일 뿐 지난 5년 동안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지난 22일 오전 11시에서 낮 12시 30분까지 90분 동안 해군기지 출입 차량의 통행량을 살펴보았다. 총 167대, 이중 덤프트럭이 39대, 레미콘이 5대, 대형 화물차량이 6대, 공사특수차량 2대, 트럭이 42대, 승합차를 포함한 승용차량이 73대였다.

그런데 이날은 길에 물을 뿌리는 살수차가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공사가 막바지에 달한 현 시점을 고려하건대, 평소 얼마나 많은 차량이 이 길을 지나다녔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90분 동안 해군기지 출입차량 167대

공사장 출입 덤프트럭의 뒷쪽에서 흙이 흘려 내리고 있다. 공사차량에서 떨어진 흙이나 자갈 등이 도로를 오염시킨다. 
청소 좀 하세요. 제발.
▲ 공사장 출입 덤프트럭의 뒷쪽에서 흙이 흘려 내리고 있다. 공사차량에서 떨어진 흙이나 자갈 등이 도로를 오염시킨다. 청소 좀 하세요. 제발.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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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2011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교통업무와 경비계업무로 근무한 한 경찰은 임기 말이 되자 목소리가 표 나게 탁해졌다. 후임 경찰관의 말로는 현재 초기 후두암을 판정받아 진료받고 있다고 했다. 물론 그의 병이 이곳의 먼지 때문이라고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고, 업무상 재해를 증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소식을 듣고 생각한 것은 이 먼지들 때문이라는 생각이었다.

강정천을 끼고 들어선 해군기지는 올레길 7코스를 포함하고 있는데 올레꾼만이 아니라 마을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길을 이용해 공사차량을 출입시킨다. 이 길의 2km만 벗어나도 보통의 도로로 보이지만, 공사장 출입구에서 공사차량이 출입하는 인접 도로 1km 구간은 도로와 인도는 누런색을 하고 있다.

흙먼지가 가실 날이 없고 몇 년째 그런 먼지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차량에서 떨어진 돌멩이나 자갈들로 인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도로에서 넘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이 아끼는 강정천 길가가 그렇게 먼지투성이니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숨쉬기도 힘들고 마음도 심란해진다.

세륜시설 있지만 설치 의미 무색

길가에 먼지가 누렇게 쌓였다 강정천 바로 위 도로,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켄싱턴리조트로 연결되는 길이다. 
이 길을 지날때 자연스럽게 코와 입을 막고 지나게 된다.
▲ 길가에 먼지가 누렇게 쌓였다 강정천 바로 위 도로,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켄싱턴리조트로 연결되는 길이다. 이 길을 지날때 자연스럽게 코와 입을 막고 지나게 된다.
ⓒ 박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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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이어지는 공사, 주민들과 올레꾼들은 물론 공사장 출입구의 경비원들과 그곳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건강까지도 위협하는 공사 먼지에 대해 공사기간만큼 계속해서 민원을 넣었다.

업체는 물론 서귀포 시청 담당직원에게도 숱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스마트폰도 아니고, 효도폰을 사용하는 마을주민 정아무개씨는 한동안 전화비만 매달 10만 원씩 나왔다. 매일 오전 공사장 입구를 지나며 먼지 청소를 요구하기 위해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전화를 하면 그때서야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살수차 한 대가 나와 길가에 물을 뿌리고 돌아갈 뿐, 딱히 변하는 것은 없다. 그들이 변하지 않으니 내가 포기하는 방법뿐?

공사차량으로 인해 발생되는 먼지를 감소 시키려는 해군기지 사업단과 공사업체의 노력은 요식행위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사차량의 오염물질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의무시설의 하나로 공사장 출입구의 세륜시설이 있다. 이는 차량의 공사장 출입 시 바퀴를 포함한 차체의 먼지를 물로 씻어 내는 것인데 당초 해군기지 공사의 환경저감 대책으로 실시키로 한 것이지만 시설은 있되, 이 시설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차량이 부지기수다.

세륜시설 담당 직원이 있을 때도 공사장을 드나드는 차량들이 세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담당 직원의 식사 시간 및 부재 시간에는 대체 담당자를 지정하지 않아 세륜시설의 설치 의미가 무색해진다.

도로 오염에 대한 후속 조치로 청소차량을 이용한 도로 먼지 청소 및 살수차를 이용해 도로에 물을 뿌리는 방법이 있는데, 이것은 더 가관이다. 공사장에 해당 차량은 있되 하루 종일 단 한 번도 물을 뿌리지 않는 경우가 숱하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사업단 측은 해당 특수 차량을 공사장 내에 두었다는 것만으로 환경정비의 의무를 다하는 모양새만 갖추고 실질적인 노력은 등한시하고 있다.

해군기지 공사장을 출입하는 차량에 묻은 진흙 제대로 닦아 내지 않고 나온 차량들에서 떨어진 물질들이 길을 오염시킨다.
▲ 해군기지 공사장을 출입하는 차량에 묻은 진흙 제대로 닦아 내지 않고 나온 차량들에서 떨어진 물질들이 길을 오염시킨다.
ⓒ 방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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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도로의 흙들과 돌덩이 청소를 요구할 수 있을까?

공사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흙들과 돌들로 도로가 더럽다면 시청 담당부서에 적어도 두세통의 민원 전화를 넣고, 또 한 시간은 도로에서 기다려야 한다. 공사장에서 청소 및 살수 차량이 나와 청소를 하는지 지켜보고 안 나오면 다시 서귀포 시청에 민원전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멋모르고 해군기지 사업단 및 해당 공사 감리단에 민원 전화를 넣어서는 그 살수차의 모습조차 구경하기 힘들다. 되레 "왜 거기 있냐, (거기) 없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문에 정신이 멍해지거나 울화통이 터질 수 있다. 해군기지 공사 5년을 지켜본 자의 경험담이니 믿어도 좋다.

응답없는 서귀포 시청

청소 좀 하세요 12월 23일의 도로 역시 돌과 진흙이 떨어져 엉망이다.
▲ 청소 좀 하세요 12월 23일의 도로 역시 돌과 진흙이 떨어져 엉망이다.
ⓒ 정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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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공사먼지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고 있는 서귀포 시청의 입장은 어떨까?

서귀포 시청 담당 부서들의 입장은 적극적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문제가 있다고 시청에 민원을 넣으면 자신들이 직접 와서 본 것이 아니라 어찌 할 수 없다는 태도다. 그렇다고 시청에서 불시에 방문해 블라인드 시찰을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세륜시설을 거치지 않는 공사차량을 촬영하여 신고해도 시청직원은 그 영상을 보고도, 단 한 번도 행정 제재를 한 적이 없다. 영상에는 찍혀 있지만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서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답변만 반복하는 한편, 스스로 감독하겠다는 의지도 실천도 없다.

공사차량에서 떨어진 진흙과 돌멩이가 도로를 따라 떨어져 있다 뚝..뚝...뚝.... 그냥 떨어뜨리고 가는 것이다.
▲ 공사차량에서 떨어진 진흙과 돌멩이가 도로를 따라 떨어져 있다 뚝..뚝...뚝.... 그냥 떨어뜨리고 가는 것이다.
ⓒ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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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직원은 민원인에게는 해군기지 공사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공문을 보내겠다고 답하는 한편, 정작 한 달 후 똑같은 문제로 인해 민원을 넣고 협조 공문을 보냈는지 물어보니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해당 규정은 있지만, 이런 일로 인한 민원이 처음이라 하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다. 어떤 강제력도 없고, 단지 시청의 직인을 달고 있을 뿐인 협조 공문인데 이조차도 보내겠다고 대답만 하고 실제로는 보내지 않는 시청이라고 하니, 주민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

지난 22일, 해군기지 현판식을 했다고 한다. 언론 사진에는 교묘히 피했지만 현판을 단 입구에나 고작 잔디를 깔았을 뿐 해군기지 공사장 내부는 아직도 여기저기 흙더미에 한창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22일부터 오늘 24일까지 해군기지 공사장 앞 도로는 흙과 돌멩이, 자갈이 계속 떨어지고 방치되어 있다. 제집 잔치는 잔디도 깔아 놓고 모양새를 갖추려 하면서 그곳에 마을 뺏겨 고통 얻은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길에는 하나 신경도 안 쓰는 이제까지의 '꼬라지'를 보면서 조금 화가 나서 이 글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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