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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다양한 식물과 주제로 기획되어 우리 산하에서 자라나는 진귀한 야생 식물들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야생화 60여 종 이상을 만나볼 수 있고 튤립, 철쭉, 수선화 등 봄꽃 군락을 중심으로 온 정원에는 목련, 진달래, 매화, 개나리, 벚꽃 등 다양한 봄꽃들이 가득 피어나는 곳이 있다.

여름이면 150품종 이상의 다양한 화색과 무늬의 아이리스로 온통 보랏빛 물결이 넘실거리고, 산책로 주변에 산수국 군락이 아름답고, 무궁화 동산에 250여 종의 무궁화가 피어나 배달계, 단심계, 아사달계 무궁화 등 다양한 모양과 화색의 우리나라꽃을 감상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가을이면 다륜대작, 분재작, 입국, 현애작, 특수작 등 200여 작품 이상의 다양한 국화를 감상하고 하늘 높이 솟은 낙엽송 군락, 가을 풍경의 절정을 이루고 곳곳에 히어리, 은행나무, 계수나무, 단풍나무 등이 온통 맑고 고운 가을빛으로 물드는 곳이 있다.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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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밤, 어둠이 찾아오면 고요하게 잠들어 있던 정원이 불빛으로 살아나 자연과 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사랑, 동물, 식물 등 다양한 테마를 표현한 겨울 밤 빛의 향연인 오색별빛정원전이 열리는 곳이 있다.

5000여 종의 식물을 관람할 수 있고, 총 10만 평의 면적에 하경정원, 에덴정원, 아침광장, 하늘길, 분재정원, 한국정원 등 22개의 특색있는 주제정원으로 이루어지고, 산수경온실, 초화온실, 알파인온실 등 3곳의 실내 전시시설을 보유하고, 산책로, 아침고요산책길, 아침계곡, 탑골, 천년향 등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연간 방문객이 100만 명이 넘는 곳이 바로 경기도 가평 축령산 자락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은 10개의 주제정원을 시작으로 1996년 사립수목원으로 개원하였다. 아침고요라는 이름은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우리나라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예찬한데서 비롯되었고, 한국의 아름다움과 동양적 신비감, 한민족의 고고한 얼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아침고요수목원 정원
 아침고요수목원 정원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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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침고요수목원을 다녀왔는데, 한겨울밤 빛의 축제인 제9회 오색별빛정원전을 보기위해 수 만 명이 몰려들어 인근 도로는 수 킬로미터가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수목원은 겨울온실을 제외하고 야외에서는 대부분의 꽃과 나무들이 가을철 단풍이 지고나면 봄에 새싹이 나올 때까지 황량한 상태로 별로 볼게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열악한 자연환경의 조건을 빛의 축제라는 역발상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축령산 자락 화전민이 정착했던 척박한 돌밭이 한국의 대표적인 테마가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설립자 개인의 노력과, 쓸쓸하고 인적 없던 겨울 정원이 어두운 밤이 되면 화려한 불빛으로 되살아나게 하여 많은 방문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입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척박했던 산골이 유명 관광지가 되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는 게 눈에 보인다. 지난 가을에 방문했던 남이섬이 평범한 유원지에서 연중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나미나라공화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함을 볼 수 있었다. 자연생태에 어떤 스토리텔링을 입히는가에 따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수원화성을 생각하게 된다.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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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2016 화성방문의 해'를 준비하면서 관 주도의 대책회의 몇 번 하고, 책상에 앉아 보고하고 보고받고, 이렇게 점검하면 준비가 끝나는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러한 대책회의는 아무리 많이 해도 수원화성을 찾아오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고, 방문객이 뭘 원하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없어 그야말로 탁상행정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역사성, 스토리텔링을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엮어서 만들어야 한다. 대충 밥상만 차려놓고 손님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방문객이 선택해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수원화성이 될 것이다.

남이섬이 나미나라공화국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과 아침고요수목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 주도의 참신성과 상상력, 역발동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침고요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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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가슴에 안고 살면서 고전과 서예에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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