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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하락을 분석하는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 뉴스 갈무리.
 국제 유가 하락을 분석하는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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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일(현지시각)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14센트(0.4%) 떨어진 배럴당 37.51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51센트(1.3%) 하락한 배럴당 40.22달러를 기록했고, 아시아 원유시장의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36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국제 유가는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며 산유량 감산 합의에 실패, 사실상 산유량이 늘어나 공급 과잉으로 추락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로 불리는 OPEC은 산유량 쿼터를 3150만 배럴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OPEC이 결정한 하루 공식 산유량 쿼터 3000만 배럴을 넘어선 것이다. 

사우디-미국, 점유율 놓고 '치킨 게임'

OPEC의 '맏형' 격인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셰일오일과의 점유율 경쟁, 이란의 원유시장 가세 등에 맞서기 위해 산유량을 늘려 저유가 정책을 고집하겠다는 계획이다.

CNN 방송은 "이란이 서방의 경제제재가 조만간 풀리면서 곧 원유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사우디가 저유가를 무기로 앞세워 대규모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이란과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알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저유가가 지속되면 미국산 셰일오일의 생산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유가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저유가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사우디의 원유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미국 셰일오일 생산은 지난 3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오일은 원유보다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사우디가 저유가 정책을 이어가면 미국의 에너지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해 겨울이 따뜻하고, 최근 전기 자동차 시장도 커지면서 유가를 짓누르고 있다.

유가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CNBC 방송은 OPEC이 산유량을 감산하더라도 겨울 온난화로 인해 재고 소진이 어렵고, 이란까지 원유 시장에 가세하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유가는 곧 세계 경제 침체... 한국도 '타격'

그러나 사우디의 '벼랑 끝' 전략은 세계 경제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유가가 이어지면 결국 산유국들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다른 나라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OPEC 비회원국으로서 대규모 산유량을 자랑하는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은 국가 경제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미 베네수엘라와 같은 중남미 산유국은 저유가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태다.

저유가는 단기적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불러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저유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인한 경제 위기로 전 세계에 투자해놓은 '오일 머니'를 회수할 경우 신흥국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결국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수출 국가인 한국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피해갈 수 없다.

이미 유가가 내려갈수록 미국을 비롯해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데다가 한국의 조선, 건설, 해운, 정유 산업이 발주 감소로 피해가 예상되면서 저유가가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수요 감소가 아닌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하락하고 있으므로, 이 같은 디플레이션은 오히려 실질임금을 올려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태그:#국제유가, #셰일오일, #O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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