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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캠프 험프리즈(Camp Humphreys, K-6)기지에서 600리터에 달하는 난방유와 경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미군측은 이 같은 사실을 9일 뒤인 지난 11월 28일 오후에야 평택시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늑장 신고 의혹이 일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19일 미군 공병대가 부대 안 기반 공사를 하는 도중 지하에 매설된 난방유 공급관을 파손해 발생했다. 이날 미군은 1차 방제 작업을 마쳤으나, 같은 달 27일 부대 관계자가 빗물 펌프장으로 기름이 유입된 사실을 모르고 펌프 시설을 가동해 부대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호까지 연결된 농수로 기름 오염

캠프 험프리즈와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본정리 농수로에서 방제업체가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방제작업1 캠프 험프리즈와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본정리 농수로에서 방제업체가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강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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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작업업체가 수십통의 유화제를 뿌리고 있다
▲ 방제작업2 방제작업업체가 수십통의 유화제를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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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9시경에 찾은 현장은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났다. 적지 않은 양의 기름이 유출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방제업체 작업자들은 농수로 주변의 수초를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한 부대 담장에서 700여 미터 떨어진 농수로에는 싸이폰을 설치하고, 기름을 물이 섞이게 하는 유화제 수십여 통을 뿌리고 있었다. 싸이폰은 기름은 거르고 물만 흐르도록 만든 장치로, 여기가 기름이 흘러온 최종지점이라고 방제업체는 설명했다. 하지만 싸이폰을 설치한 뒤쪽 농수로에서도 기름띠가 선명했다. 제대로 된 정화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 농수는 둔포천-평택호까지 연결돼 있다. 

기름의 확산을 맊기위한 시설
▲ 방제시설 기름의 확산을 맊기위한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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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폰이 설치된 지점에서 20m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한 기름띠를 확인할 수 있었다.
▲ 기름유출 싸이폰이 설치된 지점에서 20m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한 기름띠를 확인할 수 있었다.
ⓒ 강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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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지난 2002년 체결한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에는 "(환경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가능한 빨리, 사고를 지방수준의 연락망을 통해 유선연락하고, 동시에 계통을 밟아 이를 책임 있는 중앙수준의 당국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위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신고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캠프 험프리즈 엄석준 공보관은 지난 4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19일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으며 평택시에 사실을 알리고 관련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택시에 통보한 정확한 일자와 유출량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평택시는 사고 발생 9일 뒤인 지난 28일 유출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평택시 환경위생과 오염총량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28일 토요일 늦은 저녁에 미군 기지로부터 통보를 받고 29일 일요일 오전에 현장을 다녀왔다"면서 "6일째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택시에 따르면 방제작업은 다음 주까지 이뤄진다. 늑장 통보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 편집ㅣ손지은 기자



태그:#평택, #주한미군, #평택시, #기름유출,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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