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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낮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시민회관에서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지회장 김리박) 30번째 정기 연구 발표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에서는 해마다 네 차례 연구 발표회를 엽니다. 이번 연구 발표회에서도 회원들의 연구 발표와 의견 교환이 있었습니다.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지회장 김리박) 30 번 째 정기 연구 발표회 모습과 기념 사진입니다.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지회장 김리박) 30 번 째 정기 연구 발표회 모습과 기념 사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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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발표 모임에서는 발표에 앞서서 지난 10월 9일 568돌 한글날 기념식에 다녀오신 김리박 지회장님과 장점환 이사님의 귀국 보고가 있었습니다. 한글학회에는 미국, 중국, 일본에 지회가 있지만 외국에서 한글학회 기념식에 다녀온 것은 우리 일본뿐이었다는 말씀과 이것 역시 한글학회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상임고문이신 한남수 선생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한 선생님은 일본 국문학 잡지에 실린 자신의 논문 한국어 문장에 글을 발표하셨습니다. 일본 국문학 잡지에서 영어나 중국어, 러시아어 따위와 더불어 한국어 문장의 문법적 특징에 대한 글을 발표하는 것은 한글의 우수성이나 존재감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김경자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최근 펴낸 한국어 중급교재 발간의 배경과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김경자 선생님께서는 일본에 있는 한국어 학습자를 위해서 꾸준히 여러 교재를 써오셨습니다. 이번 새로이 발간한 중급 한국어 교재는 일본에 있는 한국어 학습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경자 선생님께서 그간 발간한 한국어 교재 내용 일부가 일본 NHK 한국어 방송 교재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NHK 한국어 방송 교재는 한 달에 한 번 발행됩니다. 영어를 비롯하여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따위 많은 교재가 있습니다. 한 때 일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았을 때는 영어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영어, 중국어에 이어서 3위로 대략 20만부가 팔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판매 부수로 미루어 일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이쯤이라고 추정합니다.

세 번째 발표에서 박현국 선생은 한국, 일본, 중국의 식물 이름을 비교하여 발표했습니다. 같은 식물을 두고 세 나라가 거의 비슷하거나 같은 이름을 쓰는 경우, 그렇지 않고 다른 이름을 쓰는 예를 들어서 비교하여 발표했습니다. 세 나라가 오래전부터 중국의 한방 영향으로 한약제로 사용되는 용담(과남풀, 쓴풀) 따위는 비슷하지만 각 지역에서 자생한 것들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 번째 발표에서 김리박 지회장님은 한국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는 천자문 가운데 비슷할 사(似) 자에서 일할 업(業)까지 한자 34자에 대한 순수한 우리말 뜻풀이를 하셨습니다. 한자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전 순수한 토박이 말이 있었을 것입니다. 한자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우리 토박이 말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일본어와 비교하여 일본말은 한자 사용에 있어서 음과 훈을 같이 사용합니다. 우리말에서는 한자의 음만 사용합니다. 이것이 토박이 말의 사라짐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 있는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는 다른 나라보다도 우리말 연구와 발표에 적극적입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족적 정체성이 강하고,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간사이 지회에 참석하는 회원들 역시 그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배우고, 자라고, 나이 드신 분이 많습니다. 한글학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 많은 젊은이들의 참가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경자 선생님이 쓰셔서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어 교재입니다.
 김경자 선생님이 쓰셔서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어 교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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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한글학회, http://www.hangeul.or.kr/, 2015.12.2
참고문헌> 김경자, 중급 그림으로 배우는 한국어문법, 백수사, 2015.10
김경자, 파랑새 한국어회화 입문, 조일출판사, 2014.1
김경자, 파랑새 한국어 중급, 조일출판사, 2014.1, 3쇄.



태그:#한글학회, #한글학회 간사이지회, #김경자, #김리박,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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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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