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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일,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하였던 날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14년 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전작권 환수 재연기'를 공식결정하고 목표 시점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무기한 연기해버렸다. 해방 후 7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군사주권이 미국의 손에 쥐어져 있는 나라, 과연 대한민국을 주권국가라 할 수 있을까?

11월 28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하 평화행동)이 용산미군기지 인근에서 '한미일동맹저지! 사드배치반대! 전작권환수! 광복 70년, 평화와 주권회복을 위한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한미일 정상' 사진엔 물감도 튀어선 안 된다"는 경찰의 과잉대응

경찰이 퍼포먼스에 사용하려고 준비한 물풍선을 뺏기위해 집회장소에 들어오면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 물풍선은 안돼! 경찰이 퍼포먼스에 사용하려고 준비한 물풍선을 뺏기위해 집회장소에 들어오면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 함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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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시작 전,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인해 집회는 10분간 지연되며, 한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찰이 갑작스레 참가자들 틈에 뛰어들어 집회에서 사용할 물품을 탈취해 간 것이다. 물품은 집회 마무리 시점에 퍼포먼스용으로 현수막에 던질 작은 물풍선이었다. 집회를 방해하며 물품을 탈취하며 한 경찰의 변명은 "물풍선은 위험하다", "'한미일 정상' 사진에 물감을 던지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광복 70년에도 되풀이되는 '일본놈 일어난다, 미국놈 믿지마라, 조선사람 조심하자'

민주노총 박석민 통일위원장의 첫번째 규탄 연설
 민주노총 박석민 통일위원장의 첫번째 규탄 연설
ⓒ 함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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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의 소동을 겪은 후 참가자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집회를 이어갔다. 일본 재무장 및 자위대의 한반도 재출병 움직임, 탄저균 무단반입, 사드배치 등 각종 무기수입을 강요하는 미국,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인 굴욕외교에 대한 우려와 규탄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들은 한미일동맹의 구축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1960년 미일안보조약을 밀어붙인 기시 노부스케의 손자, 전쟁 가능한 나라를 준비하는 아베 총리와 만주군 장교 박정희의 딸 박근혜 대통령이 만나서 과연 한일문제를 전향적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꼬집었다.

이어 미군기지 기름 유출, 생화학무기 탄저균 실험장사용 등 대한민국을 누더기 땅으로 만든 미국에 대한 규탄발언을 이어갔다. 현재 용산에 거주하고 있다고 소개한 발언자는 "미국이 과연 우리의 동맹국인가, 미군이 우리나라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의문을 던지며, "미국이 탄저균실험에 대한 조사 발표, 기지오염에 대한 조사 발표조차 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이 전작권을 미국에 넘겨준 순간부터 예견된 현실이다. 미군 없는 나라에서 자주적인 국민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하여 미국과 일본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한국 정부를 비롯하여 미국과 일본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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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근혜 정부의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8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속 남과 북의 합의를 통해 가까스로 만든 평화의 기회를 박근혜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적대정책을 대내외에 천명함으로써, 평화의 기회를 다시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에 기반해,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에 적극 편승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사드배치 반대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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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전시작전권 즉각 환수하라 집회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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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후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미군기지 2번 게이트를 지나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해나갔다. 전시작전통제권 즉각 환수하라!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한다!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한다! 탄저균 불법반입 오바마는 사과하라! 등의 구호가 용산 미군기지 일대에 울려 퍼졌다. "광복 70년, 과거로 돌아가려는 정부에 맞서 역사를 정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열심히 싸워나가겠다"는 대학생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평화와 주권회복을 위한 행동은 마무리되었다.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집회 초반부터 물풍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경찰들이 옆에서 주시하고 있다.
▲ 물풍선 퍼포먼스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집회 초반부터 물풍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경찰들이 옆에서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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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 혼란한 사회상황 속 '일본놈 일어난다, 미국놈 믿지마라, 조선사람 조심하자'라는 내용의 노래가 있었다고 한다. 앞서 나온 발언을 포함하여 현재 이 나라에 산재한 여러 문제들을 보면 다시금 70년 전의 노래가 상기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필요 시 자위대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이 나라 총리의 발언,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국민을 속여 8조 3천억 원의 미국전투기를 사들이는 국방부, 이익 없이 중국과의 갈등만 불러올 미국을 위한 사드 배치. 자국의 법까지 고쳐가며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과 이를 적극적으로 부추기는 미국이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진출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는 현시점, 박근혜 정부의 굴욕외교의 결과물이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태그:#사드, #전시작전권, #탄저균, #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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