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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과 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단식 중인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사진은 단식 33일되던 날 모습이다.
 이사장과 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단식 중인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사진은 단식 33일되던 날 모습이다.
ⓒ 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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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스님 퇴진을 요구하며 동국대학교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44일째 단식 중인 가운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졸업생 33명이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건중 학생을 살려야 한다"며 두 스님에게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27일 졸업생들은 "자비문중이라더니 생사람 굶기고 닭벼슬만도 못한 중벼슬에 집착하는 일면·보광 스님은 사퇴해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재물과 음행으로 인한 재앙은 독사의 독보다도 심한 것이니 항상 자신을 성찰하고 그릇된 것을 알아서 이를 멀리하라는 것이 부처님과 선대 수행자가 살아온 삶이었다"며 "오늘의 불교교단과 수행자의 삶이 부처님 가르침에 합당한 것인지 제방의 불교도와 수행자들에게 묻고 싶다"고 밝혔다.

"부처는 비둘기 위해 생명도 기꺼이 내놨는데"

이어 졸업생들은 "출가 승려가 동국대 총장과 이사장이 돼야 한다는 세속적인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종단 고위승려들이 부당하게 종립 학교 총장 선출과정에 개입을 하고, 그 과정에서 탱화절도 의혹, 논문표절 의혹, 간통 의혹, 룸싸롱이 딸린 모텔을 사유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 도박 의혹 등 승려이사들의 부도덕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며 "닭벼슬보다 못한 중벼슬을 움켜잡는 것이 수행자의 모습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부처님은 비둘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기꺼이 내놓는 보살행을 했다"며 "젊은 학생이 44일을 넘겨 단식을 하고, 교수와 교직원이 그 학생을 살리기 위해 밥을 굶고 있음에도 그 처절한 삶과 죽음의 현장을 돌아보지도 않고도 자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끝으로 졸업생들은 "동국대 불교대학 졸업생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능멸하는 사이비 수행자들에게 파사현정 가르침의 상징인 금강저를 들고 경고한다"며 "이제라도 부처님 가르침으로 되돌아가 초발심의 마음으로 탐욕과 욕망을 버리고, 동국대 이사장직과 총장직, 종단의 고위직을 사퇴하여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용맹정진하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탱화를 절도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사장 일면 스님은 지난 8월, "해당 탱화를 절도하였거나 절도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없다, 호법부 조사를 통하여서도 이미 확인되었다"고 반박했다. 총장 보광 스님 또한 지난 1월 논문 자기표절 및 짜깁기 논란에 대해 "자신의 연구 결과라고 해도 각주를 달아 인용표시를 한다, 논문 내용이 일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이라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동국대 불교대학 졸업생들의 성명서 전문.

자비문중이라더니 생사람 굶기고 닭벼슬에 집착하는 일면, 보광스님은 사퇴해야 합니다!
- 44일째 단식하고 있는 김건중 동국대부총학생장을 살려야 합니다.

무릇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자 처음으로 마음을 낸 사람들은 계율을 지키지 않고 세속적인 탐욕을 즐기는 이들을 멀리하여야 하고, 계행이 청정하고 지혜가 밝은 이들을 가까이 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물과 음행으로 인한 재앙은 독사의 독보다도 심한 것이니 자신 항상 성찰하고 그릇된 것을 알아서 모름지기 이를 멀리하라는 것이 부처님과 역대 제불조사와 선대 수행자의 살아온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불멸 후 2559년이 지난 오늘의 불교교단과 수행자들의 삶은 과연 모든 악을 행하지 말고 옳은 일을 힘써 행하라는 부처님 가르침에 합당한 것인지 동국대 불교대학 졸업생들은 제방의 불교도와 수행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출가승려가 세속적인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종단의 고위승려들이 부당하게 종립학교 총장선출과정에 개입을 하고, 그 과정에서 탱화절도 의혹, 논문표절 의혹, 간통 의혹, 룸싸롱이 딸린 모텔을 사유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 도박 의혹 등 승려이사들의 부도덕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닭벼슬보다 못한 중벼슬을 움켜잡고 있는 것이 수행자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부처님은 비둘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기꺼이 내놓는 보살행을 하셨는데 젊은 학생이 44일을 넘겨 단식을 하고 있고 교수와 교직원이 그 학생을 살리기 위해 밥을 굶고 있는데도 그 처절한 삶과 죽음의 현장을 돌아보지도 않고도 자비심을 이야기할 수 있단 말입니까?

부처님이 입멸하셨다는 소식이 들리자 모두가 비탄에 잠겨 있었으나 수바드라비구는 자신들을 감시하면서 이것저것 귀찮게 하는 이가 죽었으니 이제는 자기 하고 싶은대로 살자고 제안을 하였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교단은 수바드라비구와 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은 팽개치고, 승복만 걸치고 자신의 탐욕과 욕망에 기대어 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욕보이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수행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도 오로지 자신의 삶에 전념하면서 더위와 추위, 굶주림과 가난의 고통을 참는데 중생의 안락과 이익을 위한다는 불교수행자들이 욕망과 권위에 휩싸여 잠깐의 작은 해침에도 화를 내며 아만과 집착에 가득찬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수행자로서 올바른 일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출가수행자는 고통을 소멸하고 열반에 이르기 위해 계, 정, 혜의 삼요소를 이루어진 팔정도의 수행을 해야 합니다. 계율을 지키고, 마음을 집중하여 해탈의 지혜를 직관하는 것이 열반의 길입니다.

그런데 이 수행은 네가지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첫째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하는 것,
둘째는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려고 하는 것,
셋째는 타인이 즐거움을 얻는 것을 함께 기뻐하는 것,
넷째는 평등한 마음으로 대하는 실천입니다.

그런데 동국대 일면, 보광스님과 종단의 일부 권승들은 이 네 가지를 실천하기는커녕 젊은 학생들에게 고통과 괴로움만을 주고 있으니 그들을 과연 진정한 수행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 수행자가 아닌 사람이 동국대 이사장, 총장, 종단의 고위직 자격은 있는 것입니까?   

부처님은 진리의 가르침을 능멸한 바라문에게 질문을 던지며 다음과 같이 질책하셨습니다.

"나는 세번이나 물었다. 너는 마땅히 빨리 대답해야 한다. 만일 네가 대답하지 못하면 밀적역사가 손에 금강저를 잡고 내 좌우에 있다가 곧 네 머리를 부수어 칠분으로 낼 것이다."

동국대 불교대학 졸업생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능멸하는 사이비 수행자들에게 파사현정 가르침의 상징인 금강저를 들고 경고합니다. 이제라도 부처님 가르침으로 되돌아가 초발심의 마음으로 탐욕과 욕망을 버리고, 동국대 이사장직과 총장직, 종단의 고위직을 사퇴하여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용맹정진하길 권고합니다.

불기 2559년 11월 27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졸업생 33인 일동

강성식, 김영국, 김정은, 김종섭, 김지형, 나경민, 박영숙, 백경선, 성륜, 손민정, 심은숙, 우병기, 유병도, 윤웅, 이남재, 이병관, 이영근, 이영철, 이혜숙, 이희선, 장세연, 장한신, 정연, 조동섭, 차민제, 채형숙, 최선혜, 최창수, 진홍일, 하경목, 한수정, 황욱, 황희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불교닷컴>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쓴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동국대, #김건중, #일면 스님, #보광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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