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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오전 10시 40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곧 600일이다. 2015년 겨울은 시작부터 연일 비와 찬바람을 동반해 기온까지 뚝 떨어졌다. 순범 엄마·경빈 엄마·웅기 엄마가 인양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 차 동거차도 산속으로 들어간 것이 지난 20일이었다. 지난 26일에 순범 엄마·경빈 엄마·웅기 엄마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무참히 앗아가버린...
▲ 망망대해 무참히 앗아가버린...
ⓒ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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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차도
▲ 순범 엄마와 웅기 엄마 동거차도
ⓒ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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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아이들 잃었던 바다

- 날씨가 추워졌어요. 그쪽 상황은 어떤가요?
웅기 엄마 : "강풍주의보에다가 풍랑주의보에다가 변화무쌍합니다. 그래서 엊그제 바지선이랑 다 철수했어요. 우리는 그냥 뜨개질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이렇게 유가족들 세 명씩 짝지어서 들어와서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어요."

- 1년 전 아이들을 잃었던 그 바다인데...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힘들지 않아요?
경빈 엄마 : "못 살겠어요. 바다만 바라보면 울화통이 치밀어서. 지금 그 안에 있는 아홉 명을 우리가 가서라도 꺼내고 싶은 그런 심정이에요. 여기 와서 내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참사가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는 것을요. 저들이 작업하면 자기들끼리 하는 방송 소리도 희미하게 들릴 정도거든요.

여기 진도에 계신 어민 분들도 그런 말씀들 하세요. 뛰어내리라고 방송만 했어도 많이들 살았을 거라고. 그리고 자기들도 더 적극적으로 구조하러 달려갔을 거라고. 그냥 저는 그래요. 왜 304명 다 뛰어내리라는 그 한마디 뱉지 못해서. 못한 것인지. 못하게 막은 것인지. 그 점을 꼭 밝혀내고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날도 너무 추워졌어요. 힘들지 않아요?
순범 엄마 : "추운 거는 괜찮아요. 하도 밖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단련이 되어서…. 천막의 바람 소리가 심해서 좀 그렇긴 해요. 지금 산속에 아무도 없고 저희 셋이 있는 거거든요. 처음에는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파서 아이들 생각하면서 눈물 흘렸다가. 너무 침묵해 있으면 숨이 막혀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다스리느라 힘들었어요. 지금은 이제 희생자 이름을 부르는 추모곡 '이름을 불러주세요'를 틀어놓고 이름 하나하나 부르는 소리 들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화장실도 없고 설거지도 되지 않아 사발면과 햇반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시간을 속절없이 보내는 엄마들. 그녀들은 작년 봄 자식을 앗아가 버린 바다 앞에 다시 그 기억을 꺼내는 아픔까지 감내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다.

순범 엄마와 경빈 엄마
▲ 엄마들은 뜨개질중 순범 엄마와 경빈 엄마
ⓒ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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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 동거차도 엄마들
ⓒ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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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차도
▲ 한밤중 동거차도
ⓒ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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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순범 엄마, #웅기 엄마, #경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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