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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후 TV 방송 등이 그의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에 대한 가열 찬 민주화 투쟁 모습을 생생한 육성과 함께 보도,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 정치와 극명한 대조가 되고 있다.

YS가 수십 년 동안 독재정치와 투쟁하면서 남긴 촌철살인의 정치적 발언들이 소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 비정상화의 정상화' 주장과 같은 상식에 어긋난 정치 메시지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다.

YS가 독재자 박정희, 전두환을 향해 외친 강력하고 감동적인, 그러면서도 시대를 뛰어넘는 진실이 담긴 민주화 투쟁의 외침은 박근혜 대통령의 도무지 국정최고 책임자답지 않은 유체이탈식 화법과 확연히 대비된다.

YS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은 박정희의 야당 탄압, 말살 정책이 얼마나 가혹했나 하는 것과 YH 여공 사건에 이은 YS 의원직 박탈이 부마항쟁으로 폭발하고 이는 10.26으로 이어지면서 박정희가 제 2인자의 손에 제거된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가 3당 야합을 통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YS의 선택은 결국 '성공했던 쿠데타도 쿠데타'라면서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를 심판한 것이 5.16이후 30여년간 지속된 군인정치를 끝장낸 결단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지고 있다.

박정희 독재에 항거한 YS를 통해, 5.16이 쿠데타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박근혜 정권의 장관급 고위직들의 추악한 권력 아부와 '박정희의 정당한 평가'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 강행되는 현 정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이 결코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YS가 목숨을 걸고 박정희에게 외친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사자후는 '아, 우리에게 저런 투사가 있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오늘날 권력에 편입되기 위해 최소한의 양식조차 외면하는 썩은 정치 모리배들을 강타하는 태풍의 위력을 지닌 것으로 다가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이후 불통의 정치, 유체이탈식 발언을 통한 정치적, 이념적 갈등의 심화속에 민주주의가 멍들어간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한풀이에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심각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국정화 강행과 이에 항거한 시위집회가 벌어진 상황에서 YS가 이승을 하직하고 그의 민주화 투쟁사가 펼쳐지면서 청와대를 무대로 한 먹통 통치의 허구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면서도 YS와는 반대의 길을 걷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같은 고위층이 박 대통령의 서슬퍼런 독주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와 같은 역겨운 정치 쇼를 연출하는 박 땡 뉴스가 YS 서거 국면에서 더없이 초라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해외에서 돌아와 8시간 만에 YS 빈소를 찾아 7분간 조문했는데 이는 지난 봄 미 대사가 피습 당하자 대통령 전용기가 착륙한 성남비행장에서 대사가 입원한 병원으로 직행한 것과 비교된다.

박 대통령은 조문 다음날인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14일의 서울 시위집회를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IS(이슬람국가)도 복면 시위를 한다'면서 남북 대치 상황도 언급해 정부의 초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제2의 국보법으로 알려진 테러방지법 신속 처리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YS의 반독재 투쟁 업적이 던진 강력한 충격을 무화시키기 위해 공권력을 발동하려는 속셈으로 읽혀져 보기에 민망하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책무감, 소통과 통합을 앞세운 정치와는 거리가 먼 박 대통령은 사과하는데 너무 인색한 모습을 반복해 왔다. 이는 YS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사과하는데 신속, 솔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

박 대통령이 강행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맡을 필진이 확정됐지만 그 명단은 비공개로 한다는 것으로 이는 세월호 참사 때처럼 '기다려라'라고 국민을 향해 외치는 것과 흡사해 보인다. YS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면서 이룩된 민주화, 과거 청산 작업이 이명박 정권이래 계속 뒷걸음질 하고 있다.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낙후된 정치권과 그 추종세력에 의해 파괴되는 민주주의의 금자탑을 '양 김'은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보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 등에 실렸습니다.


태그:#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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