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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보도하는 <르몽드> 온라인판 갈무리.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보도하는 <르몽드> 온라인판 갈무리.
ⓒ 르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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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관련기사: 파리 연쇄테러 150여명 사망, 비상사태 선포).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IS는 14일(현지시각) 프랑스어로 온라인 성명을 내고 '8명의 형제'가 자살폭탄 벨트와 자동소총으로 무장해 '십자군'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했다며 이번 테러를 '성스러운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IS는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습하고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라며 "프랑스 수도 파리는 십자가 휘장을 두른 혐오와 변태적인 도착 행위의 중심지"라고 비난했다.

특히 대규모 인질극과 사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에 대해 "배교자 수백 명이 모여서 난잡한 매춘 파티를 벌였다"라고 비난했다. 당시 이 극장에서는 미국 록밴드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IS는 "프랑스와 이들을 추종하는 자들은 여전히 IS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이번 테러 공격은 교훈을 얻으려는 자들에 대한 폭풍의 시작"이라고 위협하면서 추가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TV로 생중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의 배후로 IS를 지목하며 프랑스에 대한 '전쟁 행위'(an act of war)로 규정, 단호한 대응과 반격을 다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수호해온 가치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프랑스는 IS의 야만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며, 어디를 가더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테러와 공범의 존재가 우려되는 가운데 벨기에 정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한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경찰은 바타클랑 극장 주변에 세워졌던 벨기에 번호판 차량을 추적해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CNN에 따르면 벨기에 코엔 긴스 법무장관은 "이 차량은 빌린 차였으며 경찰이 브뤼셀에서 수색 작전을 펼쳐 찾아냈다"라고 밝혔다. 다만 체포한 용의자에 대해서는 "1명 이상"이라고만 말해 정확한 인원이나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 세계 '긴장'... 유럽 국가들 국경 통제 강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파리 테러 관련 기자회견 갈무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파리 테러 관련 기자회견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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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파리에서는 식당, 극장, 축구경기장 등 6곳에서 동시 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 도심 식당에서 총기 난사로 시작해 축구경기장 인근에서 자살 폭탄이 터져 수만 명의 관중이 공포에 떨었다.

또한 록밴드 콘서트가 열리고 있던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인질극이 발생했고, 경찰이 대치 끝에 진입을 시도하자 2~3명의 용의자가 소총을 난사해 최소 8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프랑스 검찰은 이번 테러로 최소 129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으며, 이 중 99명은 상태가 위독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들이 세 팀으로 나뉘어 테러를 자행했고, 용의자 8명 가운데 7명은 자살 폭탄을 터뜨려 사망했으며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사고 현장이 완전히 수습되지 않았고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망자가 150명이 넘을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정확한 인명 피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국가 비상사태와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또한 국경을 폐쇄하고 검문을 강화했고, 에펠탑과 노르트담 성당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주요 관광지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각 지자체에서 필요에 따라 야간 통금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라며 "오는 19일까지 공공장소에서의 모든 시위와 집회를 금지한다"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 주변국도 추가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국경 검문을 강화했다.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는 프랑스로 출발 예정이던 에어 프랑스 여객기에 대한 테러 위협이 있어 이륙이 취소됐다.

난감한 미국... IS 격퇴전 지상군 투입할까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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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최악의 테러 사건이 벌어지면서 서방의 IS 격퇴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테러 발생 불과 몇 시간 전 IS의 상징적 존재인 '지하디 존'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미국으로서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며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테러는 반드시 응징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IS 격퇴전에 '지상군 투입 불가'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이번 테러 사건으로 전략 수정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화당이 지상군 투입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내년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파리 테러 직후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찰 배치를 늘려 보안을 강화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을 통해 "미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보안 강도 조정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파리 테러 사건으로 인한 대테러 대책과 IS 격퇴전 확대 등이 최대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파리 테러, #이슬람국가,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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