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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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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채광을 시작한 광명동굴은 1972년에 폐광됐다. 폐광 이후 동굴은 2011년 1월 26일, 광명시가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새우젓 저장고로 활용되었을 뿐 버려진 공간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폐광이 양기대 광명시장이 개발을 시작한 뒤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가장 의미있는 변화는 '동굴 예술의 전당' 개관이다. 광명시는 전국 최초로 폐광에 동굴 공연장을 건립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사례는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다. 350석 규모인 동굴 예술의 전당은 개관 이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면서 주목받았다.

동굴 예술의 전당을 본 사람들은 엄청나게 넓은 공연장 내부를 보고 감탄한다. 고구마 형태의 공연장 높이는 30여 미터에 이르고 동굴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예술의 전당 한쪽에는 동굴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는 계단이 길게 이어져 있다. 마치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것 같은 계단은 바라보고 있으면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공사를 한 전례가 없었죠"

이곳이 처음부터 이렇게 멋진 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동굴 예술의 전당 공사를 전담한 사람은 김원곤 동굴시설팀장이다. 김 팀장은 테마개발과가 신설되기 이전인 광명동굴 개발단계부터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그 때문에 광명동굴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정도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 테마개발과를 신설하면서 광명시 최고의 건축직 공무원으로 손꼽히고 있는 그를 발탁했다.

"김원곤이 테마개발과에서 동굴 개발을 담당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 행운이었다."

양 시장의 말이다. 그만큼 김 팀장은 동굴시설 공사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최봉섭 테마개발과장은 김 팀장을 '광명시청 최고의 건축직 엘리트'라고 극찬한다. 그가 아니었다면 광명동굴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광명동굴은 김원곤 팀장을 만나면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사 현장에서 김원곤 팀장이 양기대 시장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김원곤 팀장이 양기대 시장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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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예술의 전당 공사현장
 동굴 예술의 전당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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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공사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김 팀장은 말한다. 땅 위에서 하는 공사는 수없이 많이 해봤지만, 동굴 안에서 공사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고. 경험이 없는 상태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공사를 한 전례가 없었죠. 설계사무소나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엔지니어링 업체에 자문을 구해서 설계를 했어요. 작업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유압 컴프레서 같은 장비가 들어가지 못해서 밖에 놓고 작업을 해야 했죠."

장비 진입로조차 없는 열악한 공사 환경이었다. 그뿐인가. 폐광은 내부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공간이었다. 동굴 예술의 전당 공간이 지금처럼 엄청나게 넓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곳은 공사를 하기 전에는 한쪽에 흙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밖이라면 그 흙을 포클레인 같은 중장비가 걷어내겠지만, 갱도가 좁아서 들어올 수 없었다.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모든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안전사고를 우려해 작업자의 허리에 로프를 매고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곳에서 나온 흙은 엄청난 양이었다. 그것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그만큼 공사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 팀장은 4200톤 가량의 흙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 흙은 지금의 예술의 전당 바닥에 있던 동공, 즉 커다란 구멍을 메워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데 사용됐다.

관광객 2만 1천 명이 얽히지 않고 관람할 수 있었던 비결

김원곤 동굴시설팀장
 김원곤 동굴시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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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굴에서 하는 공사는 처음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단다. 동굴 공사의 노하우를 터득했다고나 할까. 역시 노련한 건축직 엘리트답다. 그렇다고 공사가 쉬워진 것은 아니지만, 공사 요령을 터득했으니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 뮤지컬, 패션쇼,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지면서 광명시 문화예술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가 처음 광명동굴에 들어간 것은 2011년으로 광명시가 폐광을 매입한 뒤였다. 그렇다면 그때 그는 폐광이 개발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지금도 개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동굴이 지하 7레벨까지 있잖아요. 현재는 관광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을 한 건데, 전부 다 관광으로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그래서 1~2레벨은 관광으로 활용하고 그 밑의 공간은 특성을 살려 전산관련 허브센터 같은 것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어요."

광명동굴 내부온도가 일 년 내내 12도로 일정하다는 장점을 살려 열에너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산업을 유치한다면 전기를 소비하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현재 광명동굴에서 개발되지 않은 지하는 물에 잠겨 있다. 그 물을 퍼내야 활용가능한 공간이 확보될 수 있다. 김 팀장은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팀장이 광명동굴 내부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게 있다. 활용 가능한 공간을 많이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동굴에 '빈 그릇'을 많이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나중에 그곳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넣을 수 있다. 김 팀장이 만든 빈 그릇을 채워 넣는 역할은 정소정 동굴문화팀장을 포함한 테마개발과 여러 팀에서 하고 있다.

맨 앞이 김원곤 팀장
 맨 앞이 김원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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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시장은 2014년 가을, 광명동굴 유료 전환을 결정한다. 양 시장은 유료 전환을 전제로 폐광 개발을 진행해 왔고, 이제는 때가 왔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2011년 8월 22일에 처음 일반에 공개한 뒤 2014년까지 광명동굴 방문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정도라면 유료 전환을 해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폐광 개발이 수입 창출과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엄청난 예산만 쏟아 붓고 끝난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례는 전국적으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런 개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양 시장은 달랐다.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다.

유료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볼거리'였다. 입장료를 지불한다면 '돈값'을 하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광명동굴은 2015년 1월부터 4월 4일 재개장을 할 때까지 새 단장을 위한 내부공사에 들어갔다.

김원곤 팀장이 현장공사를 총괄했다. 그가 공사를 하면서 방점을 찍은 것은 '사용자' 즉 관광객이었다.

"사용자 중심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시설을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관람동선을 넓혀서 얽히지 않게 했어요."

실제로 2013년 여름, 광명동굴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마비가 된 적이 있었다. 내부가 결코 좁지 않은데 관람동선이 얽히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김 팀장은 유료 전환 뒤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문제가 될 것을 예상, 원활한 관람동선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김 팀장은 수족관으로 들어가는 길을 하나 더 만들었고, 황금길에서 황금폭포로 들어가는 곳에도 길을 내서 동선이 얽히지 않는 순환구조를 만들어냈다. 그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광명동굴 일일 최고 방문자 수는 2만 1천 명이다. 한여름에는 평일에도 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광명동굴을 찾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동굴 안에서 관람동선이 얽히지 않고 순조롭게 관람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팀장의 혜안 덕분이다.

김원곤 동굴시설팀장 ②로 이어집니다.


태그:#광명동굴, #김원곤, #동굴예술의 전당, #양기대, #광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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