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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군구에는 민간에서 발행하는 풀뿌리지역신문이 있습니다. 풀뿌리 언론을 흔히 '작지만 강한 언론'이라고 말합니다. 전국 31개 풀뿌리언론 연대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가 풀뿌리 언론을 찾아 역할과 생존방법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5만 명, 4000명, 222명, 26년, 12명... 충북 옥천과 <옥천신문>에 대한 키워드다. 5만 명은 옥천의 인구이고 4000명은 <옥천신문>의 구독자다. 약 인구 10명당 1명꼴로 <옥천신문>을 구독하는 셈이다.

<옥천신문>의 소유주는 222명의 군민이다. <옥천신문>은 26년 전 군민주를 모집해 창간했다. 12명은 <옥천신문> 직원 수다. 이중 취재기자는 7명이다. <옥천신문>은 구독료와 광고 외에 별도의 수익사업을 벌이지 않는다. 

황민호 <옥천신문> 제작국장은 "신문은 신문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며 "정도를 지키고,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익사업보다는 신문을 제대로 만들어 독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이 오염되면 모든 게 오염된다"며 "지역신문의 미래는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풀뿌리 언론사들이 생존을 위해 제각각 별도의 수익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반면 <옥천신문>은 "지역 신문의 초심에 미래가 있다"며 거듭 '신문은 신문으로'를 강조했다.

<옥천신문>에만 있는 '옥이네 밥상', '옥이네 상조기금'

<옥천신문>에는 직원들 스스로 여러 가지 복리후생 제도를 운용 또는 실험 중이다. 우선 '옥이네 밥상'이 있다. 신문사 직원들이 만든 신문사 내 직원 식당이다. 옥이네 밥상에 일부 음식재료를 공급하는 '옥이네 텃밭'도 있다. 직원들이 매월 5만 원에서 20만 원씩 범위에서 기금을 내 '옥이네 상조기금'도 적립 중이다. 지난 6월 처음 시작했는데 1000만 원이 모이면 필요한 직원들에게 무이자 무배당 대출을 할 예정이란다.

황 국장은 "일간지가 세상의 창이라면 지역신문은 거울"이라고 말한다. 그는 바람은 "옥천 내 표현하지 않는, 말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들어오는 제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게 취재기자를 늘리고 이를 감당할 운영구조를 갖추는 일"이 목표다.

그 때문에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의 고민도 깊다. 그는 내년 종료되는 지역신문발전 특별지원법에 대해 "지역신문의 노력만으로는 신문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건강한 지역신문에 지원하는 것이 복지 분야에 투자하는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말로 특별법 시한 연장 또는 일반법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최근 수염 덥수룩한 아티스틱(예술적인) 외모의 황 제작국장과 나눈 주요 일문일답이다.

<옥천신문>이 걸어온 길
 <옥천신문>이 걸어온 길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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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의 미래는 저널리즘"

- 신문 발행 부수는?
"4000부 남짓이다. 현재 222명의 군민주가 있다. 이들이 신문의 주인이다. 공공성을 지키고 공동체를 지키는 살맛 나는 지역 만들기가 목표다."

- <옥천신문>은 운영을 건강하게 잘하는 신문사로 전국에 알려졌다. 그간 어려움을 꼽자면?
"인구감소다. 인구감소는 독자 감소를 의미한다. 내부 운영 목표를 다른 수익사업 없이 신문구독료와 광고 만으로 신문사를 운영하는 데 두고 있다. 이래야만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 양질의 기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구독료 수입이 필요하다. 현재 취재기자 7명을 포함, 모두 1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아직은 선순환 구조가 완성돼 있지 않다."

- 현재보다 나은 신문 만들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20~30대 젊은 독자를 겨냥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표현하지 않는, 말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게 해야 신문이 살아남는다. 또 지역의 세대별 목소리가 분출될 수 있을 때 지역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하지만 아직 들어오는 제보마저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취재기자를 늘리고 이를 감당할 운영구조를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다른 수익사업 없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가능한가?
"신문은 신문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정도를 지키고, 기본을 지킬 때 살아남을 수 있다. 또 신문이 오염되면 모든 게 오염된다. 지역신문의 미래는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 수익사업보다는 신문을 제대로 만들어 독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고 본다."

- 지역 신문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충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곧바로 <옥천신문>과 연을 맺게 됐다. (올해로) 13년 째다. 지역신문에는 학생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졸업 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진출하려 했고 마침 <옥천신문>에 기자가 필요했다."

- <옥천신문>만의 장점은?
"저널리즘에 충실한 매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과 함께 토론하고 호흡하는 매체다. 실제 12명의 직원이 9개 읍면을 맡아 전담하고 있다. <옥천신문>을 보는 것만으로 지역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또 내부의 비판을 수렴하는 좋은 제도를 두고 있다."

<옥천신문> 직원들이 운영하는 '옥이네 밥상'과 '옥이네 상조'. '옥이네 텃밭'도 있다.
 <옥천신문> 직원들이 운영하는 '옥이네 밥상'과 '옥이네 상조'. '옥이네 텃밭'도 있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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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신문>만이 가진 또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면?
"'옥이네 밥상'이다. 신문사 직원들이 논의를 통해 만든 사무실 내 로컬푸드 식당이다. 직원들이 매월 10만 원씩 식대를 낸다. 이 돈으로 사무실 내에 작은 식당 공간을 만들고 정성껏 점심을 만들어 주시는 분의 인건비와 사무실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키운다. 일명 '옥이네 텃밭'이다.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서 제철 생산된 음식재료만으로 만든 맛있는 점심밥을 매일 먹는다. 또 직원들이 매월 5만 원에서 20만 원씩 범위에서 기금을 내 '옥이네 상조기금'도 적립 중이다. 지난 6월 처음 시작했는데 1000만 원이 모이면 필요한 직원들에게 무이자 무배당 대출을 할 예정이다."

- 직원들을 위한 또 다른 복리후생 제도가 있나?
"연, 월차 외에 5년 이상 근무하면 한 달간 유급 휴가를 준다. 또 탄력적 출·퇴근제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택적 근무를 한다."      

"지역신문발전 특별지원법 연장해야"

- 풀뿌리 지역신문이란?
"보통의 일간지가 세상의 창이라면 지역신문은 거울이다. 투명하게 보이는 대로 보여주는..."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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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신문을 시작하는 다른 지역 언론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말고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구독자가 늘어나는 보는 신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역신문의 초심에 미래가 있다."

-
(이안재 대표에게) 지역신문발전 특별지원법이 내년이면 종료된다. 시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원법이 필요한 이유는?
"지역신문의 노력만으로는 신문이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적 구조로 되어 있다. 지역신문은 지역 민주주의 외에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건강한 지역신문에 지원하는 것이 복지 분야에 투자하는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지역신문을 지역 언론사가 아닌 지역 주민을 위한 주권적 측면으로 봐야 한다. 이미 방송과 전국 일간지는 여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태그:#옥천신문, #저널리즘, #풀뿌리, #이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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