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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연세대학교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비유해 비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연세대학교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비유해 비판했다.
ⓒ 트위터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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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지난 12일 정부의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 이후, 역사학계·학회 등의 잇따른 집필 거부 선언과 함께 전국 대학 곳곳에서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다.

19일 나온 한 연세대학교 학생의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 대자보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북한식 말투로 쓰인 해당 자보는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신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력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셨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비유해 비판했다(아래 전문).

다음은 기발하고 창의적인 표현 방식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자보들이다.

1) "한국의 국정화, 과거 나치 교육과 흡사" 촌철살인 대자보

"역사 교육은 국가의 부정을 목표로 하는 좌파들의 영향력을 일소해야 한다. (…)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에 기초해야 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서울대 정한솔 학생의 비판 대자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서울대 정한솔 학생의 비판 대자보.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서울대인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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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의 논리와 매우 흡사하지만, 이는 현시대 문구가 아니다. 서울대학교 서양사 15학번 정한솔 학생은 과거 '나치독일 교육 강령'만을 대자보에 써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박근혜 정권이 하는 얘기와 똑같아 소름 돋는다", "지금까지 본 대자보 중 제일 속 시원하다"라는 등 댓글을 달았다. 

정한솔씨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저는 국정교과서가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있기에 반대하며 저런 자보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또 "(위 문구는) 나치의 프로파간다 개발 및 교육 기관이었던 제국연구소가 천명한 역사교육 및 서술 원칙"이라며 "출처는 J.B.Mason, Nazi Concept of History, The Review of Politics, vol 2 no. 2, 1940"이라고 댓글로 밝혔다. 

2) 1972의 반복, "1972년 유신 체제로 회귀하려 하는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반대하는서울대인 모임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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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의 사전적 의미는 '큰 글씨로 쓴 글'이지만 해당 자보에는 '1972'라는 숫자만 빼곡히 적혀있다. 가로로 읽어도 '1972', 세로로 읽어도 '1972'뿐이다. 누리꾼들은 댓글로 "1972년은 박정희 정부가 유신체제를 선포한 해"라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묻는 것 같다"라고 달았다. 서울대학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자보는 19일 오전 현재 페이스북에서 2900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약 80명이 공유했다.

3) 한 미술학도의 외침 "객관은 오직 균형 속에서만 존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홍익대 미술학도가 쓴 것으로 알려진 대자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기발한 대자보가 화제다. 홍익대 미술학도가 쓴 것으로 알려진 대자보.
ⓒ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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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의 한 미술학도가 쓴 것으로 알려진 자보도 화제다. 이 학생은 "인쇄물의 검은색은 1도의 검정 잉크로 인쇄되지 않는다, 1도만으로는 깊이 있는 검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녹청색과 자홍색, 그리고 노란색을 겹쳐 찍어낸 것이 바로 진짜 검은색"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역사 역시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며 "시각의 다양성이 보장된다면 주관들은 균형을 이룬다, '객관'은 오직 균형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녹청색, 자홍색 그리고 노란색을 지켜달라"며 "우리 역사의 균형을 지켜주세요"라고 썼다.

4) "력사교과서 국정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

연세대학교 학생이 써 붙인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 대자보도 19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식 말투로 쓰인 해당 자보에는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존엄 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력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셨다"는 문구로 시작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비유해, 마치 한국이 북한과 같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력사에 길이 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각하"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유신 체제를 세워 대통령 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각하"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버스 운전사의 급격한 우회전은 승객들을 좌편향시킨다(금강대 10 김진우 이영석)", "하나의 역사를 가르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십니까(경희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네트워크)" 등 19일 현재 전국 20여 개 대학 등에 대자보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학생 비영리단체 '대학희망'은 온라인(링크)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전국 대학생 대자보 쓰기 운동'을 제안하며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이들은 "대자보는 대학생 고유의 의사 표현 수단"이라며 "우리 사회가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가면,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기득권 세력에게 경고해 왔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다음은 한 연세대학교 학생이 쓴 대자보 내용 전문이다.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존엄 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력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

이는 력사에 길이 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리승만 대통령 각하와 유신 체제를 세워 대통령 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오만불손한 좌파세력은 그 무슨 '친일독재 미화'니 '유신 부활'이니 하는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지껄이며, 존엄 높이 추앙해 마지않을 민족의 태양 리승만,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깎아내리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

또한 철천지 원쑤보다 못한 좌파세력은 국정교과서에 대해 "역사교육을 획일화하려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감히 우리 조국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경천동지할 만행을 저질렀다.
단언하건대, 앞으로 우리 조국에서 쓰여질 교과서는 북조선, 로씨아(러시아), 베트남의 국정교과서만큼 영광스럽고 긍지 높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만일 좌파세력들이 지금처럼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며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처사를 계속한다면 치솟는 분노와 경천동지할 불벼락으로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박정희 각하 탄신 98년(서기 2015년)
각하를 존경해 마지 않는 련세대학교 학생


<기자 말>
오마이뉴스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와 함께 '국정화 반대' 인증샷 올리기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기발하고 참신한 대자보를 올려주세요. 진정성 있는 인증샷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참여하기>



태그:#국정화 비판 대자보, #국정 역사교과서, #교과서 국정화 대자보, #연세대 대자보, #국정화 비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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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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