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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20대는 치열하다. 취업난, 실업자 100만 시대, 3포 새대를 넘어 5포, 7포 세대까지 20대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들은 차고 넘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졸 이상 실업자만 2만 5000명에 육박한다. 아예 취업을 포기해버리는 젊은이들도 상당하다. 학력에 상관없이 어느 곳에서나 취업이 간절하다. 20대들이 어떤 꿈을 꾸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졌다. 꿈은 안정성을 찾아 헤매이는 것과 동시에 작아졌다. 취업만을 바라는 젊은이로 가득 찬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20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더 자세히 말해서, 취업준비생(아래 취준생)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0대가 안정된 직장을 갖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일까? 취준생은 이른바 자기계발이라고 불리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익(TOEIC), 토플(TOEFL), 컴퓨터활용능력을 비롯한 많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어느새 기본적인 자격 요건이 되어버렸다. 취업 성형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외모적인 요인 역시 취업을 준비해야 할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자격요건들이 '자기계발' 이라는 용어에 묶여버린 것일까?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많은 취준생들은 끊임없이 '무언가' 를 하고 있다.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같은 어학시험을 끊임없이 보는 사람들이 많다. 취업이 되지 않아 괴로워하면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며, 그 행동으로 부터 자신의 현실을 위로한다. 그런 활동을 통해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판단하고, 옆 사람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일삼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계발 활동인가?

20대에게 자기계발이란, 자신이 계발하는 그런 활동이 아닌 취업 준비의 다른 말이다. 어학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에, 여행을 하고 산을 오르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시간은 낭비, 사치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도 '대외활동' 이라는 이름을 달면 달라진다.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이 아닌, 기업이 좋아할만한 활동을 골라서 해야한다. 몸이 지치고 피곤하여 예민한 날에도 웃으며 봉사활동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스펙쌓기를 위한 활동,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자기계발인가?

언제 취직이 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자기계발에만 목숨거는 20대. 불안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다시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20대. 취업이 되지 않아 졸업을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씩 유예하는 20대. 컴퓨터 속 '자기소개서' 폴더에는 수십개의 기업별 자기소개서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렇게 준비하고도 서류 전형의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사회가 원하는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한 젊은이들을 게으른 자,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자로 판단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각자의 기준으로, 그리고 사회적 잣대로 그들의 삶을 '열심' 과 '그렇지 않음'으로 구별하여 판단해서는 안된다. 20대들이 진정으로 자기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는 이런 변화 속에서 가능할 것이다.


태그:#자기개발, #젊은이, #취준생, #20대, #취업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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