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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순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순례객들이 마귀를 뜻하는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순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순례객들이 마귀를 뜻하는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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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사고 사망자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지난 24일 성지순례 '하지'에 순례객이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26일(현지시각) 현재 총 사망자 769명, 부상자 934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에서 성지순례를 위해 사우디에 갔다가 사망한 자국인 사망자 수가 사우디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총 희생자 규모를 놓고 '조작'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참사로 이란인 사망자가 131명이라고 밝혔으나 이란 정부는 자국민 366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역시 자국민 236명의 행방이 불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사우디 정부가 파악한 파키스탄인 사망자는 단 7명에 그쳤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최소 자국민 225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사우디 정부의 발표는 3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사우디 정부와 각국 정부의 통계가 다르자 이번 참사가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와 적대 관계에 있는 시아파 맹주 이란은 연일 외교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2천 명에 달할 것이라며 사우디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했다.

이란 "사우디 정부, 국제 법률기구에 제소할 것"

이란의 이슬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이마니 카샤니는 25일 대예배에서 "이번 참사로 사우디는 성지순례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라며 "사우디 정부가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브라힘 라이시 이란 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참사를 막지 못한 정당한 책임을 묻기 위해 사우디 정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비롯한 국제 법률기구에 제소할 방침"이라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이란 외교부도 자국 주재 사우디 대사를 불러 자국민 피해 상황을 직접 수습하기 위해 대표단 파견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우디 정부로부터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이번 참사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고"라며 "이란 정부가 신성한 의무를 다하려다 희생된 순례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라고 맞서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태그:#이슬람 성지순례, #하지,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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