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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정원준씨.
 인터뷰에 응한 정원준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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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버스 갤러리', 'SBM', '비트랜서' 등의 대중교통 팬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버스를 애호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났고, 따라서 버스 자체를 탑승하거나 버스 사진 자체를 찍는 것만으로도 취미를 성립시키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특이한 방향으로 이 취미를 발전시킨 사람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흔히 교통 사각지대라고 불리우는 곳마다 방문하는 것을 취미로 두는 것이다. 버스가 하루 2번 들어온다든지, 다니는 길의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곳, 사람의 자취가 적은 곳을 주로 다닌다. 더불어 회차점 등에서 걸어 다른 마을로 향해 다른 회차점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나오는 등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다. 일종의 현대판 '김삿갓'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취미 아닌 취미의 발화점은 한 버스애호 커뮤니티에서 도전한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로 향하기'가 원조였다. KBS <30분 다큐> <남자의 자격> 등에 등장하여 많은 이들에게 한국의 발달된 대중교통체계의 위엄을 전달해준 이 도전은, 현재 많은 젊은이들이 해보고 있는 하나의 미션이 된 지 오래이다.

이 취미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대부분이 성인인 데 반해, 고등학생인 정원준씨는 고2라는 나이에 이러한 취미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고 있다. 교통 커뮤니티에서 일전에 오지 탐방기를 연재한 바도 있고, 현재는 개인적으로 버스 노선도 제작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정원준씨.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자랑으로 비춰질까봐 인터뷰 하기 전에 큰 고민을 했다는 그를 지난 26일 신설동역 앞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다.

"경북 봉화군과 경기도 화성시, 버스 여행지로 매력적"

- 만나뵙게 되어 반갑다. 언제부터 이 취미를 시작하였는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취미를 시작하게 되었다. 집이 중랑 쪽인데, 청량리가 인근에서는 가장 큰 부도심이 아니겠느냐, 청량리로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상봉터미널 앞을 지나게 되는데, 이 앞에는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온 버스는 물론 멀리 남쪽지방에서도 오는 버스가 많았다. 하루는 가족과 같이 책을 사러 청량리에 가는 길에 초록무늬를 한 버스를 보고 '이 버스는 처음에 어디에서 왔을까?'를 진지하게 생각하다 이 취미에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다.

가장 처음 탐방을 갔던 버스도 빨간 무늬라 접하기 힘들었던 버스였는데, 청량리에서 가평 목동으로 가던 1330-3번 버스였다. 경춘선 개통 이후 경영이 악화되어서 지난해에 폐선된 것으로 기억한다."

가평터미널에 선 1330-3. 1330-3번 버스는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버스라고 한다.
 가평터미널에 선 1330-3. 1330-3번 버스는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버스라고 한다.
ⓒ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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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갔던 곳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경상북도 봉화군과 경기도 화성시가 아닐까 싶다. 봉화군은 국내에서도 BYC 지역(봉화군, 영양군, 청송군)으로 불리우면서 가장 교통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지역은 버스를 보는 것 자체가 반갑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버스 여행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게다가, 산과 계곡의 풍광이 좋고, 까딱하면 여기서 돌아가기 어려울 수 있는 모험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 지역 인심도 훈훈한데다가, 봉화 안에는 춘양, 석포처럼 다양한 지역의 개성이 남아 있어 좋다. O-train과 V-train도 개통되어 여행 자체를 즐기기에도 좋았다.

화성시는 서울 근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특이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어촌과 농촌 그리고 아파트단지가 공존한다.

한편에는 신도시 공사가 열중인데, 한편에서는 승합차를 이용해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조그마한 어촌마을이 존재한다. 어제 논밭이었던 곳이 오늘은 공사판이 벌어져 버스가 다니지 못하고, 내일은 대규모 택지지구가 형성되어 서울로 바로 가는 직행버스가 개설되기도 하는 등 매일매일 달라지는 느낌을 주는 도시이기도 하다."

화성시 마을버스. 도시의 풍경과 농촌의 풍경, 바닷가의 풍경을 한 데 볼 수 있어 가장 재미있는 곳이라고 한다.
 화성시 마을버스. 도시의 풍경과 농촌의 풍경, 바닷가의 풍경을 한 데 볼 수 있어 가장 재미있는 곳이라고 한다.
ⓒ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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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자주 찾는 여행지는 어디인가.
"양평과 가평이 가깝고, 내가 '오지 탐방'을 가장 처음 시작한 지역이기도 해 가장 자주 찾는다. 지금의 취미를 가장 처음 시작한 것이 가평가는 버스 안이었다보니, 정도 꽤 많이 들었다. 양평 용문과 용두리터미널에서 하루 일곱 번 남짓 오는 버스를 타면 홍천도 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홍천도 자주 가게 된다. 홍천은 내가 노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노선도를 대한교통에 기부한 적도 있는 지역이다.

가평은 자주 가다보니, 어느새 가평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농어촌버스 뿐만 아니라 청평이나 현리에서 각 산촌지역으로 들어가는 농어촌버스도 자주 타보았다. 가평군 농어촌버스는 한두 노선을 뺀다면 모든 버스를 다 탑승해본 셈이다. 지난 1월 말에 1330-5번이 마지막 운행을 하던 날에는 타면서 괜시리 짠해지더라. 경춘선이 개통하면서 경쟁에 밀린 다음 폐선된지라 마석에서 청량리까지 한 승객도 태우지 못했는데, 심지어 청량리에서도 한 승객을 태우지 못했다."

"할머니 집 가는 거 아니에요~" 알려주는 버스 기사들

설산 아래 버스. 버스와 버스가 만나는 지점에 다다르는 시계쪽에서 내리게 되면, 다음 버스를 탈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감이 잠시 엄습한다고 한다.
 설산 아래 버스. 버스와 버스가 만나는 지점에 다다르는 시계쪽에서 내리게 되면, 다음 버스를 탈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감이 잠시 엄습한다고 한다.
ⓒ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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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방문 지역이 고령화가 꽤 진행된 곳이다. 이런 곳에 '새파란 이방인'이 오게 되니 색다른 일화도 있을 것 같다.

"장호원에서 29-5번 버스를 타고 풍계리 왜골마을로 가고 있었는데,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뒷자리의 노인분들이 '쟤는 장호원 사람이 아닌가보다'라며 말을 걸었던 일도 있고, 인제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자네 여기 처음인가?'라고 물어 맞다고 답하니, 버스에서 내내 한국전쟁과 월남전 이야기를 해주신 적도 있었다. 알고 보니 월남전 때 소령으로 복무하셨던 분이셨다.

봉화군을 방문했을 때는 춘양에서 학산 가는 버스를 탔었는데, 글씨를 모르는 할머니들이 LED를 읽으시지 못해 어디가냐고 연신 물어보시더라. 한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셔 버스 승강장을 가로지르실 때 버스가 경적을 울려도 가시던 길을 가시기도 했다.

농어촌버스 기사들이 일반 버스 기사보다 친절한 면도 있는데, 한 할머니가 버스에 타려고 하자 큰 소리로 손짓 발짓 다 섞으시면서 '이거 할머니 집 가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가끔은 대장간을 간다고 묘목을 키우시는 분들이 도끼를 들고 버스에 타기도 한다. 물론 시골 버스에 대한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살아있는 닭은 기사님이 태우지 못하게 하신다. 다른 이유가 아니고, 닭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똥을 싸면 치우기가 어려워서라고 한다."

- 농어촌버스의 경유지 개념이 대도시 주민에게는 익숙치가 않다. 경유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줄 수 있는가.
"대체적으로 농어촌버스는 학생의 통학과 노인 복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대한 많은 학생이 학교에 등하교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최대한 많은 마을과 학교를 경유하고 있어, 가장 복잡하면서도 목적지에 도달하기가 좋다.

그래서 지도에 보면 하루 한 번 다니는 노선도 존재한다. 또한 장날에만 노인들의 장 편의를 위해 다니는 버스도 있다. 원래는 이렇게 모든 경유지를 도는 버스가 여러 번 있는데, 이촌향도 현상때문에 수요가 점점 줄어 아침차 외에는 모두 사라진 것이다. 양평 매월리가 그런데, 점심과 저녁차가 없어졌어도 아침차는 학생 통학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남아있다.

버스가 ㅓ자, Y자, R자, Q자 등의 특이한 선형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는 A마을 B마을 따로 다니던 버스가 수요가 줄어들어 하나로 합쳐서 A마을을 돌아나와 B마을로 가는 버스가 많다. 자주 다니는 입장에서는 여러 지역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재미있는데, 이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짜증날 법도 하다.

버스 구간요금, 시계외요금, 적은 횟수도 수요가 적다는 농어촌지역의 문제에 있다. 이런 것을 타개하는 방법으로는 관광지화를 비롯해 보조금 지원, 요금 단일화(추가요금 폐지) 등이 있는데, 이걸 또 실행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더라. 홍천군 내면에서 홍천읍내를 가는 완행버스도 요금 단일화 이전에 한 번 타면 통틀어 10명이 탈까 말까였는데, 지금은 장날이면 서서 가는 승객이 꽉 찰 정도로 많이 태운다."

지금까지 모은 버스 시간표와 '애물'인 카메라.
 지금까지 모은 버스 시간표와 '애물'인 카메라.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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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포털 지도 덕에 버스 여행하기 수월해"

- 그렇다면 원초적인 질문이다. 농어촌버스를 타는 것은 외지인에게는 그 자체가 어려워서, 보통은 이 곳을 다닐 일이 있다면 택시나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한다. 어떻게 정보를 알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시청이나 군청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알 수 있지만, 그런 정보가 빈약한 곳도 가끔 있다. 그런 경우에는 그 지역에 일단 간 다음 터미널이나 버스 종점에서 시간표를 얻거나 일단 눈앞에 보이는 버스를 탄 후 기사용 시간표를 받아가기도 한다.

기사용 시간표가 가장 자세하고 정확하다. 시간표의 경유지 일람이 복잡한 대신 포털사이트나 군청에서 얻을 수 있는 간략한 정보와는 차원이 다르게 세세하다. 조금 극단적인 경우로는, 아침에 한 번 버스가 다니는 오지지역이나 학교 경유 등의 상세 시간이 나와있는 것도 많다. 중간경유지 시간표도 정확하게 적혀있어, 중간경유지에서 다른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갈 때와 그 지역의 버스 흐름을 알아내기에 꽤 유용하다.

시간이 꽤 중요한데, 포털사이트에 자세한 군 지역 편의시설 상황이 업데이트되기 전까지는 지도책을 이용해서 여행 코스를 짰다. 버스 경로를 보고 지도책을 보면 대충 시간 계산이 되는데, 이를 다른 지역 간의 버스가 만나는 중첩지역 등에서 자주 써먹었다. 지금은 포털 사이트 지도를 이용하다 보니 보다 색다른 경로를 구하기가 쉽다. 게다가 위성 지도 기능도 있으니 샛길을 찾아서 넘어다니기에도 한결 수월하다. 영월 주문리 노선처럼 말이다."

정원준씨가 직접 정리한 오지 지역 버스 시간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원준씨가 직접 정리한 오지 지역 버스 시간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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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동호 활동 중 한 색다른 경험이 있다면?
"처음 가는 동네라도 버스를 통해 간다면 신호, 정류장 수, 거리를 통해 대략적인 소요시간 계산이 된다. 3년간 이런 버스를 주로 타왔으니 어찌 보면 경험으로 이루어진 능력 같다. 가족끼리 여행갈 때도 국도나 고속도로가 막히면 부모님께 톨게이트로 나가자고 제안해서 지방도 네비게이션이 되어주기도 한다.

안산 대부도를 도는 727번, 727-1번 버스의 노선도와 시간표 디자인을 짜서 담당하는 기사님께 드리니 아주 좋아하시더라. 어찌어찌 학교에 알려져 생활기록부 진로 사항에 실리기도 했다.

하루 한 번, 하루 두 번 다니는 노선을 타기 위해 밤새 눈을 맞으며 걸어본 적도 있고, 버스를 타려고 히치하이킹도 해본 적이 있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닌 게, 그 도로가 인적이 아예 없어 1시간 동안 차가 열 대 지나갈까 말까에 택시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했다."

- 아직 타보지 못한 노선도 있을 것이다. 꼭 타보고 싶은 노선이 있다면?
"섬지역의 공영버스들을 타보고 싶다. 섬이다보니 운행 스케쥴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수요 응답형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금단의 버스'로 알려진 화천군의 27번이나 파주시의 93번 버스도 타보고 싶다. 27번은 GOP를 지날 뿐만 아니라 군 사단 작전지역은 물론 사단 내부까지 들어가는 노선이라 군인이나 면회객 외에는 탈 수 없는 노선이다.

93번 버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북한과 가까이 가는 버스인데, 대성동마을은 물론 해마루촌,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까지 가는 노선이라 일반인은 통일대교 이후로 민통선 구간은 타는 것 자체가 엄격히 금지된 노선이다. 기회가 된다면 탑승해보고 싶은 노선이다.

통일이 된 후, 물론 다닐 확률은 극히 낮겠지만 북한 산간 벽지지역에 만일 버스노선이 다닌다면,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진짜 오지탐방'을 하고 올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함경도 지역이나 평안북도가 가보고 싶지만, 아직은 꿈일 뿐이다."

정원준씨가 직접 만든 버스노선도.
 정원준씨가 직접 만든 버스노선도.
ⓒ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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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농어촌 지역을 여행하면서, 이촌향도현상이 지속된다면 이곳을 다니는 버스가 사라질 것이고, 이대로 간다면 농촌은 극한 노령화만이 진행될 것이라는 걸 느낀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땅이 무주공산으로 버려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미 내가 갔던 곳 중 남양주 막자골은 다산지구 개발로 사라졌고, 화성 우음도는 송산그린시티 개발로 인해 아직 몇 가구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편이 끊어졌으며, 봉화에서도 극한 오지로 불리우는 승부로 가던 석포면 공영버스가 사람이 줄어 폐선되었다.

그에 반해 귀농 붐, 복지정책 강화로 버스가 늘어나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파주시와 포천시 일대에서 운행을 시작한 따복 버스, 횡성군내버스의 운행횟수가 1980~1990년대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 그 예시이다. 또한 노면이 점점 포장되고 버스가 회차할 수 있는 공터가 조성되어서 버스 운행 여건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은 마음에 든다.

앞으로 이런 버스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려면 버스 노선의 존재, 시간 등 버스 이용에 필요한 홍보는 물론, 이 농어촌 지역의 개성이 사라지지 않게 지속적인 인구 유입 정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나 자신마저 도시에 살아가는 마당에 허황된 소리이고, 개인의 욕심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절강, 야시대, 미질리, 높은터, 저울이섬, 신라리 등의 특이한 지명이 누구에게도 불려지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지명이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지명이 버스의 팻말로서, 정류장 이름으로서 남아있는 것이다. 아니 버스가 가지 않아도 좋다. 단지 사람만이 살아도 만족할 뿐이다."

버스가 겨우 들어올 정도로 버거운 샛길. 이런 샛길이 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주무대'이다.
 버스가 겨우 들어올 정도로 버거운 샛길. 이런 샛길이 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주무대'이다.
ⓒ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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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나고 어디를 갈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시험이 코앞이라 멀리 못 나가니, 오래간만에 도봉 무수골이나 놀러가지 싶다"며 자리를 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취미를 정할 때 게임, 스포츠 등의 좋게 말하면 보편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개성없는 활동들을 선택한다. 반면, 취미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개진해 나갈 수 있는 이런 취미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사람들의 개성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행선지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정원준씨의 취미는 어느새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농어촌버스를 홍보할 정도로 발전해 많은 이들에게 '오지노선 전도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두가 관광지만, 도심지만을 바라보는 가운데 그의 반대로 찾지 않는 오지지역으로 뛰쳐나가는 이 사람, 고등학교 2학년인 정원준씨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태그:#버스, #농어촌버스, #오지마을, #탐방,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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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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