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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저축은행들은 기업에는 금리를 내렸지만, 개인에게는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이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저축은행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 등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8.7%였다. 기업대출 평균 금리(8.2%)의 2.3배 가량이다.

2005년 6월 3.25%이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꾸준히 하락해 올해 6월에 1.5%로 내려왔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반대로 움직여 10년 전인 2005년(13.6%)에 비해 5.1%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11.1%이던 기업대출 평균 금리가 2.9%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들이 낮아진 금리를 기업대출에만 적용하고 가계대출에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들이 개인 신용 대출 영업에 매달리기 시작한 점도 가계와 기업대출의 금리 차를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꺼지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터지면서 저축은행들은 2011년에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부동산 개발 관련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하여 대출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은 개인 신용 대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10년 6월 현재 2조 원이던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3월에 4배가 넘는 8조 2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PF 부실 이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개인 소액 대출을 강화하다 보니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기준금리 하락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행태는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특히 SBI 등 저축은행들이 PF 투자손실을 가계대출에서 메우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태그:#저축은행, #가계대출, #기업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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